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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 이야기- 연극 생활의 비용>(마티나 마이옥 저, 정지수 번역/연출, 2024.10.22.~11.03. 미아리고개예술극장) 김향 (연극평론가, 호서대 교수) 연극 생활의 비용>은 폴란드계 미국 여성 작가 마이옥 작품으로 2023년에 초연되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작품은 미국 문화만의 유머나 어법 등으로 인한 문화적 이질감보다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와 그들의 지극히 외로운 삶에 집중하게 되는, 그러면서 미국 자본주의가 개개인의 삶에 어떠한 균열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지 그 이면을 경험하게 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삶의 균열과 공포는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지금 주변 누구가가 겪고 있을지 모른다는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품인 것이다. 무대의 왼쪽 공간에는 박..
인공지능에 꼬리표 달기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은 존 홉필드(John J. Hopfield) 교수와 제프리 힌튼(Geoffrey E. Hinton)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두 사람의 연구가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머신러닝을 가능케 하는 기초적인 발명 및 발견이었음을 선정 사유로 밝혔다. 존 홉필드 교수는 인공지능 신경망 구축의 기본이 된 홉필드 네트워크(Hopfield network)를 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제프리 힌튼 교수는 이러한 존 홉필드의 연구를 확장해, 패턴을 저장·학습한 후 새로운 패턴을 생성할 수 있는 볼츠만 머신(Boltzmann machine)을 개발했다. 그러나 정작 두 수상자는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AI 기술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2023년 AI의..
“역사의 참혹함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삶의 눈부심을 쓸 수 없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2024년 10월 10일, 한강은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한강의 소설을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삶의 연약함을 표현하는 시적 산문”이라 평하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그날 밤 나는 한강의 작품을 하나씩 들춰보며, 그가 꾸준히 또 침착하게 이야기 해 왔던 폭력의 반대편을 떠올렸다. 저기 잿빛 눈보라를 뚫고 묵묵히 걸어가는 한 여자가 있다. 갱도 앞에 멈춰 서지만 그것도 잠시. 이윽고 그는 끝이 어딘지도 모르는 굴길 속으로 망설임 없이 들어간다. 그의 뒤를 좇아 온 나는 헤매기 시작한다. 눈이 녹아 발이 다 젖은 채로.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찌를 것 같아 두렵기..
7면 원우칼럼 무해한 손 국어국문학과 석사수료 장효진 어떠한 악의. 최근, 아주 어설프고 원색적인 악의에 맞닥뜨렸다. 그것은 정교하지도, 정치하지도 않았다. 그저 ‘고인 자’ 특유의 단순하고 투명하고 노골적인 태도였을 뿐이었다. 엄마는 내가 사는 셰어하우스에 짐을 가져다주러 아빠 차를 타고 왔고, 차에서 내릴 때 건물 1층에서 반상회에 참여 중이던 어떤 중년 남성은 사납게 엄마를 째려보았다. 남자가 내뱉듯 뱉어버린 말은 어떻게 왔어요, 어디 살아요? 였고, 엄마는 7층에 나의 딸이 살고 있으며 정확한 호수를 알려야 할 이유라도 있느냐고 반문했다. 앞집에 사는 아주머니는 여기 다들 오래 살다보니 낯선 이들을 경계한다며 엄마에게 변명을 했고, 이 모든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매일을 아는 이들끼리 모여 산다..
7면_세상 읽기.모든 중요한 사회 변화는 새로운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데서 시작된다. 사회가 민주주의, ‘타자’의 인간화, 평화, 도덕과 정의를 지향한다면, 시민들이 매우 어린 나이 때부터 이러한 가치화를 사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길을 다른 국가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이 역할을 수행하지 않을 경우, 우리 사회는 붕괴의 덫에 빠지고 말 것이다. -Daniel Bar-Tal, 『Intractable Conflicts: Socio-Psychological Foundations and Dynamics』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