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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6면/학술동향 (28)
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문학장(場)의 길항과 이광수라는 동인 춘원(春園) 이광수(1892~1950)는 한국 근대문학의 시작을 연 문학자이자 평론가이며, 시대의 경랑 한 가운데 있던 인물이다. 그는 최남선과 더불어 신문학의 기틀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문학이란 何오’라는 질문에 대한 탐구를 지속함으로써 문학의 학문적 정체성을 구성했다. 『무정』(1917), 『재생』(1925), 『흙』(1933) 등 숱한 명작들은 그의 문학적 업적을 방증해주지만, 한편으로 그는 일제 말기 창씨개명, 학병 권유 등의 친일 행각으로 인해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온 작가이기도 했다. 이렇듯 한국 문학사에서 가장 문제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이광수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시사점들을 던져주며, 친일/반일의 이분법을 넘어 그의 삶과 문학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자 하는 ..
한국(어) ‘문학’의 미래와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서 문명의 전환과 세계화의 바람 속에서, 한국(어) 문학 또한 다른 맥락에서 사유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한국(어) ‘문학’의 이론적 연구, 보다 새로운 문학을 상상하며 과거와 현재의 문명사적 전환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더 나아가 미래사회의 모습을 예측해보자는 것이다. 그러한 취지 아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BK21 한국어문학 교육연구팀은 구보학회·이상문학회와 함께 한국(어) 문학의 미래와 그 가능성을 논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본 학술대회는 지난 16일,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4동 신양학술정보관(302호 국제회의실, 308호 세미나실2)에서 개최되었으며, 여러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한국문학의 현장에 있는 비평가들까지 모여 한국(어) 문..
6면 학술동향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한국문학·문화가 나아갈 길을 논하다 지난 2015년을 전후로 이루어진 여성들의 집합적·저항적 실천들은 강남역 10번출구 여성 살해사건, 불법촬영, N번방과 데이트폭력 등 여성에게 가해지는 혐오 범죄로 인하여 더더욱 가속화되었다. 광장에서의 촛불집회, 피해자들의 ‘미투(me too)’운동은 젠더의 위계를 문제시하는 것일 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불평등 구조 자체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대표적인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페미니즘의 언어와 실천은 여성-청년들의 자기 경험에 대한 인식론의 틀로써 수용되면서 대안적 질서를 추구하고자 하는 하나의 에너지로 전환되는데, 손희정은 이를 ‘페미니즘 리부트(reboot)’(『페미니즘 리부트 : 혐오의 시대를 뚫고 나..
김윤식 교수 5주기… 그의 연구와 비평을 재조명하다 지난 2018년 작고한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국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이며, 2001년 정년퇴직할 때까지 수많은 업적을 남기고 저명한 학자들을 길러냈다. 학위논문을 기반으로 낸 첫 책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1973)를 시작으로, 『이상 연구』(1987), 『임화 연구』(1989), 『한국문학사』(1996), 『이광수와 그의 시대』(1999), 『염상섭 연구』(1999), 『한·일 근대문학의 관련양상 신론』(2001), 『한국 현대문학 비평사론』(2002), 『일제말기 한국 작가의 일본어 글쓰기론』(2004), 『내가 읽고 만난 일본』(2012) 등 200권이 넘는 저서를 집필한 그의 연구 범위는 국문학의 전 분야를 아우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국제 학술회의: 독립운동의 국가 구상 지난 8월 29일,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본교 아세아문제연구원에서 주최하는 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었던 김준엽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 주간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일본을 탈출하여 광복군에 참여하며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로서 신생국가 건설에 기여한 김준엽을 기리는 동시에, 독립운동가들 구상했던 국가의 모습을 사상사적으로 접근해보는 것이 이번 학술대회의 취지였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날 진행되었던 발표 중 일부를 뽑아 소개하고자 한다. ‘세계대전 활용론’과 조선 독립 국가의 위상 조형열은 일제 말기 통일전선적 국가 구상의 역사적 형성 과정과 의미를 세계사와의 관계와 인민과의..
지난달 23일, 본교 고전문학한문학연구학회가 주관한 2023년 하계 기획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한국 한문학 작품과 특징, 그리고 한국에의 영향을 살펴보며 문인들의 주거환경과 도시 한양의 배경으로 그려지는 시대상을 논의하는 것이 이번 학술대회의 취지였다. 이날 1부에서는 3개의 자유주제로 발표가 먼저 이루어졌고, 2부에서는 총 5개의 기획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날 진행되었던 발표 중 2편을 뽑아 소개하고자 한다. 19세기 한양과 하위주체: 『포의교집』을 중심으로 『포의교집(布衣交集)』은 1864년부터 1866년까지 한양을 배경으로 몰락 양반 이생과 하층 여성 초옥의 만남과 이별을 그리는 작품이다. 이는 특히 남촌과 북촌 등 한양의 풍경을 묘사하고 경복궁 중건과 병인양요 등 역사적 사건들을..
지역음식, 가장 한국적인 음식문화의 시작점 한 나라의 음식문화는 그 민족의 고유한 문화, 경제, 환경 등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는 유산이다. 그중 한국음식은 지난 팬데믹 상황 속에서 K-방역, K-팝, K-드라마 등의 세계적인 인기와 더불어 K-푸드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 인기는 세계적인 식도락 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Michelin Guide)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 2023년 기준, 뉴욕 지역에서 1·2·3 스타를 받은 한식당은 총 9개로 2022년과 비교 시 3개나 증가했다. 선정된 식당 중 ‘제주 누들바(Jeju Noodle Bar)’는 제주 지역 자체를 브랜드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되며 이는 한국의 지역음식이 한국음식의 한 부류로 알려질 수도 있는 가능성을 ..
지난달 13일,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안 폐기를 위한 역사단체 공공 학술회의가 고려대학교 CJ법학관 베리타스홀에서 개최되었다. 역사 관련 53개 학회와 단체들이 모여 탈식민의 과제를 고민하고 미래의 평화를 도모하기 위해 한일 두 나라의 시민, 나아가 세계 시민의 이해와 연대를 도모하는 것이 이번 학술대회의 목표였다. 이날 행사 1부에서는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낭독했고, 2부에서는 강제동원 관련 발표가 이어졌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날 진행된 발표 중 2개를 뽑아 소개하고자 한다. ‘모집’이라는 강제: 식민지 조선에서 전시동원 그동안 일본 정부는 조선인 노무자에 관해서 1946년 귀환정책 속에서 조선인 노동자를 소위 ‘모집 노동자’와 ‘관 알선’, ‘징용노동자’로 구분하여,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