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쿰벵
- 마크 피셔 #자본주의 리얼리즘 #염동규 #자본주의
- 죽음을넘어
- 임계장 #노동법 #갑질
- 코로나19 #
- 쿰벵 #총선
- 김민조 #기록의 기술 #세월호 #0set Project
- n번방
- 국가란 무엇인가 #광주518 #세월호 #코로나19
- 518광주민주화운동 #임을위한행진곡
- 앙겔루스 노부스의 시선
- 고려대학교언론학과 #언론학박사논문 #언론인의정체성변화
- 알렉산드라 미하일로브로나 콜른타이 #위대한 사랑 #콜른타이의 위대한 사랑
- 고려대학교대학원신문사
- 5.18 #광주항쟁 #기억 #역사연구
- 산업재해 #코로나시국
- 공공보건의료 #코로나19
- 미니픽션 #한 사람 #심아진 #유지안
- 한상원
- 선우은실
- 항구의사랑
- 심아진 #도깨비 #미니픽션 #유지안
- 애도의애도를위하여 #진태원
- 수료연구생제도 #고려대학교대학원신문사 #n번방 #코로나19
- BK21 #4차BK21
- 보건의료
- 권여선 #선우은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김승옥문학상수상작품집
- 시대의어둠을넘어
- Today
- Total
목록5면/문학의 향기 (38)
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모성’을 배반하는 또 다른 방법-백온유, 「반의반의 반」, 『Axt』 2024년 5·6월호 구체적인 관계로서 어머니와 딸을 마주하는 것과, 관념적으로 그러한 ‘표상’을 상상하고 그에 대한 기대치를 만들어가는 일은 전혀 다르다. 가부장 중심의 사회에서 어머니는 온화하고 다정하며 가정에 희생하는 것을 ‘어머니’ 역할의 최대 덕목으로 여기는 표상으로 상상될 수 있지만, 실제 어머니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단, 실재하는 것과 표상 사이에는 영향 관계가 성립한다. 실재 어머니는 사회가 요구하는 ‘표상’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고 의식적으로 그것을 거부할 수도 있다. 즉 표상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실재냐 표상이냐가 아니라, 관념적 표상이 실재하는 것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입하고 있는..
여자는 왜 식물이 되는가(한강, 『내 여자의 열매』, 문학과지성사, 2018) 어떤 소설은 그것을 읽는 첫 순간 정확하게 언어화되지 못하고 감각적으로 어긋나있다가 훗날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제대로 읽힌다. 내겐 그런 결을 지닌 작품들이 몇 있다. 그러한 작품들을 적지 않은 시간, 몇 년의 격차를 두고 다시 마주하고서야 시간이 지나야만 알게 되는 것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한강의 잘 알려진 소설 내 여자의 열매>를 처음 읽었던 것은 2010년대 초반이었다. 아주 오랜만에 다시 펼친 소설의 문장을 마주하면서 과거의 내가 과연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을지 매우 미심쩍었다.이 소설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사물이 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내 여자의 열매』를 한 ..
‘다름’이라는 두려움을 돌파하는 홀로그램김성중, 『새로운 남편』, 창작과비평 2024년 가을호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차례상을 차리는 일은 매번 명절 때마다 찾아오는 불편한 행사다. 차례상을 차리는 사람과 그 상을 받는 사람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대개는 남편 쪽 조상을 기리는 제식으로서 차례상이 차려지지만 그 밥상을 차리는 사람은 어쩐 일인지 혈연 가족조차 아닌 외부인인 경우가 다수다. 남의 집 자녀를 연고도 없는 조상의 차례상 차림에 부역시키는 것인데, 이러한 제식의 수행자와 준비자 사이의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차례상 차리기는 두고두고 회자될 이슈일 수밖에 없다.이 제식을 그만둘 수는 없을까? 밥상 차리기의 불균형한 부역 문제가 차례상을 요구하는 쪽과 상을 차리는 쪽이 불일치하기에 벌어..
최선의 공공성과, 약자성 조우리 『당신의 자랑이 되려고』, 읻다, 2024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시 주관 마라톤 대회에서 참가자 성비에 따른 차등 시상하겠다는 공지를 봤다.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로 나누어진 코스에서 중장거리에 해당하는 경우 각각 여성 3위까지, 남성 5위까지 시상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단거리의 경우 여성과 남성 모두 동일하게 3위까지 시상하기로 되어 있었다. 중장거리 마라톤에서 성비 차등하게 시상을 하겠다는 이유를 알아본 바, 중장거리의 경우 실제 참여자 성비가 각각 남녀 5:1 비율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 단거리의 경우 참여자 성비가 동일해서 동일 비율로 시상하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했다.언뜻 문제될 것 없어 보이는 답변이었는데도 영 개운치가 못했다. ‘시민’이라는 자격을 ..
앎과 삶 -클레어 키건, 홍한별 역, 『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산북스, 2023.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클레어 키건의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1996년까지 아일랜드에서 있었던 여성 및 아동 착취와 관련한 사건을 다룬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소설에 나오는 막달레나 세탁소는 18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가톨릭교회에서 운영하고 아일랜드 정부에서 지원한 같은 이름과 명분의 여러 시설 가운데 하나”로, “‘타락한 여성’들을 수용한다는 명분으로 설립했으나, 성매매 여성, 혼외 임신을 한 여성, 고아, 학대 피해자, 정신이상자, 성적으로 방종하다는 평판이 있는 여성, 심지어 외모가 아름다워서 남자들을 타락시킬 위험이 있는 젊은 여성(130~131면)”을 모두 시설에 수용해 착취했다. 모두의 묵인 속에 ..
‘도롱이’는 무엇을 보은하는가 범유진 「우산이 나타났다>(『여름 기담: 순한맛』, 읻다, 2023)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최근 영화 파묘>가 큰 인기를 얻었다. 한국적 오컬트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의 핵심은 눈에 보이지 않은 채 존속되는 원한과 그에 대한 초자연적 해결에 있다. 이는 빙의가 된다든가, 귀신/요괴/정령 따위에 의해 물리적 법칙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의식적/육체적 해를 입는다든가 하는 구체적 장면으로 드러난다. 요컨대 그 형태가 얼마나 다르든 비육화적이고 추상적인 개념, 이를테면 민족의식이나, 도덕, 원한, 증오, 욕망 등과 같은 것이 초자연적인 힘에 깃들어 초자연적 존재의 형상을 한 채로 발현된다. 그런데 이 기이한 체험, 즉 가시화되지 않은 채 지속되어온 업보에 대한 초자연적 해결과 청산..
무엇이 인생을 이끄는가 -최민우 「단순한 문제」, 『창작과비평』, 2024년 봄호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어딘가 수상쩍은 자기계발서의 제목 같지만, 살면서 뭔가 인생이 잘못되었다고 느꼈을 때 누구나 한 번씩은 꺼내볼 법한 질문이다. 멋쩍게도 제목 바로 아래 첨언된 ‘단순한 문제’라는 제목이 꼭 그것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처럼 읽힌다. 우리의 인생을 이끄는 것은 아주 복잡한 어떤 것이거나 꼬일대로 꼬여버린 우연과 필연의 실타래가 아니라, 아주 단순한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것 말이다. 또는 우연과 필연의 사건들로 삶의 복잡성을 설명하려는 시도 자체가 이미 인간이 많은 것을 우연적 요소에 기대고 있으며 필연적인 방식으로는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니, 공허한 결론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삶을 좌지우..
신화가 되어버린 아버지와 길을 개척하는 딸 정용준 (《릿터》 2023. 12~2024. 1)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남성 영웅이 길을 떠나 모험을 하고 자신의 신(神)적 기원 혹은 왕의 후계자로서의 정체성을 인정받아 회귀하는(그 행보가 꼭 ‘해피앤딩’은 아닐지라도) 근대 이전의 원형적 신화 플롯에서, 평범한 출생의 ‘문제아적 주인공’이 자신을 제약하는 사회 구조와 대결하여 마침내 패배하는(루카치의 잘 알려진 문장 ‘길은 시작되었으나 여행은 끝났다’를 떠올려보라.) 근대 소설의 플롯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면 그 수행자가 대부분 남성이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러할까? 최근 한국 서사 가운데 모계 인물을 중심으로 오랜 가부장제 사회에서의 여성의 역사를 다시 쓰기 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