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알렉산드라 미하일로브로나 콜른타이 #위대한 사랑 #콜른타이의 위대한 사랑
- 시대의어둠을넘어
- 선우은실
- 코로나19 #
- BK21 #4차BK21
- 임계장 #노동법 #갑질
- 앙겔루스 노부스의 시선
- 항구의사랑
- 마크 피셔 #자본주의 리얼리즘 #염동규 #자본주의
- 쿰벵 #총선
- 5.18 #광주항쟁 #기억 #역사연구
- 쿰벵
- 고려대학교언론학과 #언론학박사논문 #언론인의정체성변화
- 고려대학교대학원신문사
- 죽음을넘어
- 보건의료
- 한상원
- 김민조 #기록의 기술 #세월호 #0set Project
- 공공보건의료 #코로나19
- 미니픽션 #한 사람 #심아진 #유지안
- 산업재해 #코로나시국
- 권여선 #선우은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김승옥문학상수상작품집
- 애도의애도를위하여 #진태원
- 수료연구생제도 #고려대학교대학원신문사 #n번방 #코로나19
- 518광주민주화운동 #임을위한행진곡
- 국가란 무엇인가 #광주518 #세월호 #코로나19
- 심아진 #도깨비 #미니픽션 #유지안
- n번방
- Today
- Total
목록5면/문학의 향기 (33)
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정선임, 「무슨 말인지 알죠」, 『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산책방, 2022. “무슨 말인지 알죠?” 정선임의 소설 제목이기도 하고 소설 내에서 여러 번 등장하는 문장이다. 이 말은 확인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했을 때에도 사용된다. 이런저런 말의 자리를 많이 비워두었지만 당신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겠지요? 라는 의미로. 소설은 무엇에 대해 “무슨 말인지 알죠”라고 묻는가. 이를 따라가기 위해 소설의 구조를 먼저 짚는다. 이 소설은 크게 두 개의 시점(point of view)을 교차시킨다. 소설은 우선 안나의 1인칭으로 현재의 서사를 진행한다. 안나는 현재 병상에 누워 있는 노인 여성으로, 손녀 율리아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현재를 떠올리고 과거를 회고한다...
여성의 탐미주의, 선구적 감각의 재편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백신애, (, 작가정신, 2023.) 여타의 다른 윤리적/도덕적/정치적 타당성을 설득하지 않고 오로지 아름답다는 사실만으로(혹은 아름다움을 사랑한다는 사실 만으로) 존재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일까. 아름다움은 인간을 기쁘게 하고 황홀하게 만들며, 인간에게 탐미란 거부할 수 없는 매혹처럼 느껴지곤 한다. 탐미주의는 예술의 정치적 정당성을 대타항으로 두고 예술의 존재 자체에 대한 자율성을 하나의 미학으로 주장하려는 반항적이고 전위적 시도 중 하나로 주창되었다. 탐미주의는 예술의 미학 한 가운데 놓인 정치성을 비판하되 그것을 의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그러한 기왕의 예술사조에서 멀어짐으로써 예술에 대한 새 미학적 기준을 제시하려고 한다는 ..
-이미상 (, 문학동네, 2022) 한 명의 인간이 ‘여성’으로 호출되는 세계에서 여성은 그러한 호명에 내재된 주체 박탈의 기획을 체화하는 동시에 그것에 저항한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비-주체 여성과 주체 여성은 완전하게 분별되지 못한다. 억압의 호칭 속에서야 비-주체로 자신이 자리하고 있음을 자각하기에 그러하며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함에 바로 그 호명의 체계를 둘러 나가지 않을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비-주체로서의 명명을 자기 언어로 재구성하고 다시 발음할 때 기왕의 규율을 장악하고 있는 이의 자리는 내파된다. 기존 체제에 존속되어 그 언어적 규칙을 옹호하는 이의 권위는 그가 박탈하고자 하는 비-주체가 그 자신을 지칭하는 권위자의 언어를 회수해감으로써 박탈된다. 비-주체는 그런 방식으로 주체의 자리..
-아니 에르노, 『사건』, 민음사, 2019. 선우은실 아니 에르노가 집필한 다수의 작품은 작가가 직접 체험한 일을 소설화했다는 특징을 지녔기 때문인지 작품에 대한 평가나 가치 판단이 곧장 작가의 삶에 대한 그것으로 직결되곤 한다. 그러나 앞서 자연인으로서 아니 에르노가 경험한 것이 글 쓰는 자아를 거쳐 소설로 제출되어있는 한, 그 연결 고리를 놓치지 않으면서 이 작품을 하나의 ‘문학 양식’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물론, 문학이므로 현실의 것이 아니라는 단순한 이분법에 빠지지 않으면서 말이다. 사실 아니 에르노의 실제 경험에 기반한 작품이 날카롭게, 그리고 날것의 현실을 소환하는 차원에서 충격적으로 읽히는 까닭은 (작가 그 자신과 완전하게 분리되지 않는) ‘글 쓰는 여성의 발화’에 있다. 아니 에르노가..
사랑이 필요함을 인정하기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2022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문학동네 백수린은 소설의 후기에서 “마음을 들여다보는 건 너무 무서운 일이지. 너무 무서워”(238~239)라며 소설의 주인공 옥미가 말을 걸어왔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것은 어떤 ‘마음’이며 그걸 ‘들여다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에 대한 나름의 대답으로 최근 내게 있었던 일을 하나 이야기해볼까 한다. 종종 심리 상담을 받는 나는 상담 선생님과 은근한 기 싸움을 하다가 돌아오는 것 같은 기분이 될 때가 있었다. 이 기 싸움은 사실 나 자신과 다투는 일에 가까웠다. 이를테면 상담사가 의도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짐작이 되면 그 대답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그랬다. 그런데 이것은 상담의 방향에..
성해나 「오즈」, '빛을 걷으면 빛', 문학동네, 2022. 작품을 효율적으로 읽고 분석하게 될 때가 있다. 대체로 마감에 쫓길 때의 얘기다. 물론 대부분 자처한 상황이기는 하다. 평론의 주제를 고려해 다룰 만한 작품들을 글에 배치하고 특정한 관점으로 작품을 풀어나갈 때 작품의 의의는 평론의 방향에 맞춰 간결하고 명료해진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족한가? 애당초 한 작품을 선정한 까닭은 그것이 평론의 주제를 중심으로 ‘다시’ 읽었을 때 좋은 것이기도 하지만 그와 별개로 작품이 가진 입체적이고 자율적인 지점이 매력적이기 때문이기도 했을 텐데, (평론에서 다루는 주제 이외의 지점이란 의미에서) 여분의 미덕을 괄호 치지 않고 넉넉하게 읽었다고 할 수 있나? 발등에 떨어진 불을 대충 밟아 끄고 나서 이런 질문을 떠..
배신하(지 않)기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삶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 전개되는 현장으로 드러날 때, 그런 현실을 반영하는 소설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해지는(또는 그 인식을 배반하는) 어떤 ‘틈’을 재현한다. 이를테면 옳음의 문제에서 그것에 대한 믿음만으로는 수행되지 않는 삶의 모순을 서사화하는 식이다. 김멜라의 「링고링」은 이러한 주제 의식에서 톺아볼 때 더욱 흥미롭다. 이 소설에는 많은 것으로부터 배신당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나’가 등장한다. 역설적이게도 ‘나’가 부단히 배신당하지 않으려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까닭은 자신이 이미 배신당했거나 배신했기 때문이다. 즉 ‘배신하지 않기’라는 일종의 금기는 이미 배신했거나 배신당한 것으로부터의 교훈이다. ‘나’가 처음 배신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죽음의 이해 (불)가능성 : 상실에 대하여 4 - 이장욱, 「잠수종과 독」, 『트로츠키와 야생란』, 창비, 2022. 죽음-상실을 테마로 한 이번 학기 ‘문학의 향기’의 마지막 꼭지다. 그간 다룬 서사의 공통점은 서사를 이끄는 인물이 죽음 사건의 직접적 관계자라는 것이었다. 편혜영의 소설 속 인물들은 죽음 사건으로부터 우연히 살아남은 자였고, 이유리의 소설에서는 전 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였으며, 김지연의 소설에서는 서사를 이끄는 자가 곧 죽은 자였다. 이장욱의 「잠수종과 독」도 그렇다. 이 소설에서 서사를 이끄는 인물은 차 사고로 사망한 ‘현우’의 애인 ‘공’이다. 앞서 다룬 소설들이 여전히 살아있음(혹은 죽어 가고 있음)의 형태로 죽음과 여남은 삶을 애도하는 여러 방법을 제시하듯 이 소설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