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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고려대학교 축구부 100주년, 작년이 아닌 올해로 봐야 고려대학교 문화유산학협동과정 석사과정 조형일 한국 스포츠에서 축구란 제1회 아시안컵 축구대회 우승컵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을 만큼 다른 종목과는 구별되는 특수한 지위를 인정 받고 있다. 한국 축구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고려대학교 축구부의 창단은 고려대학교 체육사뿐 아니라 한국 스포츠사에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고려대학교 축구부의 시작이 언제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고려대학교 박물관은 2021년 ‘보전 깃발이 날리는 곳에’ 전시에서 고려대학교의 전신 보성전문학교 축구부의 창단을 1922년으로 설명하였다. 반면 『고려대학교 100년사』를 비롯하여 고 인권환 교수의 『고대유사』 등 고려대학교 출판부..
하루만 침묵하겠습니다 정재훈 기자 준비하는 사람도 참여하는 사람도 집에 가고 싶어만 할 것 같은 예비군 훈련은 몇 번을 경험해도 적응하기 어렵다. 물론 여기에서 훈련의 구조적 문제를 규명하고 싶지는 않다. 물리적으로 참을 수 없는 정도의 고통이 있지도 않았고, 정신적으로 큰 압박을 경험할 일도 없었다. 저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훈련 자체가 필요한 이유도 있으리라 생각하기로 했다. 다만, 모두 똑같은 옷을 입은 채 입장 순으로 받은 번호표를 목에 걸고 나란히 열을 맞추어 같은 행동을 반복함을 지켜보는 것은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각자의 작은 ‘다름’을 관찰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마주한다면 더욱 그렇다. 예비군들은 저마다의 불만을 감추며 전투모를 착용하고, 지급되는 장비를 모두 같은 위치..
“어떤 것은 길고 어떤 것은 짧다. 살아 숨쉬는 그림자들.. 무엇이 무엇의 그림자인지 우리는 알 수 없지. 그토록 뚜력한 그림자들인데도 너울너울.” -박시하, 「롤로와 메이의 책」
‘단순함’에 현혹되지 않기 아프면 병원에 간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이것이 당연하지 못한 일이 되어버린 현실이다. 뭐,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했다는 이유로 의사들이 모든 욕심을 버린 채 오로지 인류애만을 발휘하리라 기대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장 주변에만 해도 예정된 수술일 단 며칠 전에 수술을 진행할 수 없으며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고 통보받은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의료계가 개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그 어느 직군보다도 막대하다는 것이 실감 나는 요즘이다. 그런데 현 사태를 보다 보면 기본적으로 파업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 이를테면 정작 중요한 배경과 이유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그저 파업의 주체를 악마화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고민하지 않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는 인상이 들기도 한다...
살아-남을 수 있다면, 남아-살 수 있다면 김신우 연세대 국문과 박사과정 7%? ……우리는 얼마지? 기억을 한참 더듬어야 했을 정도로 문제의식은 희박했다. (연세대는 수료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용어를 쓰지 않는 것 같지만, 신청학점 없는 초과학기생은 12%였다.) 수백만 원이 아니라 수십만 원만 내도 되니 다행이라 생각했던 기억까지는 회복되지 않았어도 좋았다. “하고자 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남은’ 곳에서 “학업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현실적 어려움’”은 분명 결심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여기에 남아 있는가?”(2면) 흔들리는 시선을 다잡으면서,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의 노력(2면) 그리고 ‘고립적 각자도생 극복’, ‘연구자 주체성’ 등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사실(fact)이 위협받는 시대의 ‘고루한’ 글쓰기 천관우 기자 필자는 대학원에서 크게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업(業)으로 하는 역사 공부와, 신문사의 기자 생활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는 그 접근방법과 권장되는 양식은 많이 다르지만, 사실(fact)에 입각한 글쓰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두 가지 일에 모두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에 입각한 글쓰기라는 점에서 두 가지 일은 공통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 바로, 지금이 사실의 가치가 위협받는 시대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을 지적할 수 있지만, 이번에 다루고 싶은 것은 여러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따라 ‘사실’이 갖는 가치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특정 사건에 대해 어렵지 않게 그 사..
‘탈아입구(脫亞入毆)’ 소회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석희진 나는 불평불만이 많다. 투덜이 스머프급이다. 앉은 자리에서 독일에 대해 불평해 보라고 하면 밤을 새울 수 있을 것 같다. 찜닭도 냉면도 없으며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두잇유어셀프(DIY)의 나라. 어릴 때로 돌아가서, ‘내 옆에 앉지 마’라고 말하던 아이의 모습도 생생하고, 처음 겪어보는 일들에 어찌할 바 모르겠던 수치심도 선명하다. 다시 독일로 왔을 때 기숙사 입사를 도와주던 튜터는 내게 ‘우리 독일은 강하고 부자인 나라’라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만 입을 삐죽거렸다. 맞는 말이어서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너희가 부럽다’고 말했다. 8년이 지나 다시 독일에 왔는데 가장 큰 백화점 두 개가 파산했다고 한다. 독일 경제가 어렵다고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