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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오래전 우크라이나를 처음 만난 이야기. 몇 년간 지켜본 이야기 천관우 기자 지금은 결국 업(業)으로 하게 되었지만 어릴 때부터 역사책을 좋아했다. 어느 날 러시아사를 다룬 책을 읽었는데-‘이야기 러시아사’ 쯤의 제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러시아사’ 임에도 키예프 (대)공국이라는 나라가 먼저 나왔다. 그런데 세계지도를 보면 키예프(키이우)는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라는 다른 나라의 수도였다. 우크라이나와의 첫 만남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두 나라의 관계가 범상치 않게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어른들은 유럽에는 그런 일이 흔하다고했다. 더구나 유럽연합이 한창 기대를 받으며 동유럽까지 유로존으로 포섭하려고 하던 때라 두 나라 사이에 설마 전쟁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내 기억에는 아무도 없었다..
종착지 없는 길을 점근선처럼 나아가기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남명현 나는 책을 다루는 회사의 영업부에서 몇 년간 근무하다 작년 가을 대학원에 진학했다. 학교라는 공간은 회사와는 사뭇 달랐는데, 신입생 때 의아했던 점 중 하나가 ‘정해진 것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회사에서는 연간 매출 목표가 명확했고 YOY 등의 수치를 통해 수시로 이슈를 확인하여 업무를 파악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낯선 석사 신입생에게 는 당장 무얼 해야 할지 알려주는 지표가 없었다. 선배들은 잘하고 있다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해 주었으나 나는 스스로의 ‘좌표’를 확인할 수 없어 하루하루 불안했다. 이건 석사 입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 의아했던 점은 국어국문학과생에게도 외국어 학습이 ..
“부정은 겸허한 단계이다. 우리의 비참한 운명을 받아들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로울리는 이렇게 설명한다: “화재는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일 뿐이다.” 우리는 모든 것이 괜찮을 거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금껏 거의 항상 괜찮았기 때문이다.” -아만다 리플리, 『상상할 수 없는 것들』 中
숨겨진 불씨마저 꺼질 수 있기를 영화 〈기생충〉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주인공 가족이 사는 집과 동네가 침수되면서 대피소로 모여드는 순간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여행을 취소해야 하는 작은 ‘불편’을 끼친 폭우는, 아래로 흐르면서 고이고 거세져 누군가의 일상 전체를 뒤집어 놓는 ‘위기’로 다가왔다. 비가 그친 이후에도 두 가족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날씨가 다시 좋아졌다며 신난 동익(이선균 분)과 연교(조여정 분)가 깜짝 파티를 열기 위해 옷을 고르고 음식을 담을 동안, 기택(송강호 분)과 충숙(장혜진 분)네 가족은 대피소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 사이에 끼어 구호 물품과 옷을 힘들게 확보한다. 두 가족의 엇갈린 운명은 예상치 못한 재난이 특히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에게 더욱 심각한..
‘포스트 계엄’ 시대, 어디로 가시겠습니까(Quo vadis)? 권민성고려대학교 역사학과 석사과정 12·3 비상계엄 사태(이하 계엄)’가 일어난 지 백여 일이 지났다. 탄핵심판 선고가 차일피일 지연되는 가운데 향후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계엄’ 정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은 그 끝이 임박했음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계엄’을 다각도에서, 그리고 두텁게 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 장차 도래할 ‘계엄’ 이후 한국 사회의 방향과 노선에 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듯 대학원신문 제282호(2025년 3월호)에서는 ‘계엄’ 이후, 이른바 ‘포스트 계엄’ 시대에 한국 사회의 상..
끝까지 웃으면서 함께 투쟁 이수진 기자 17km를 걸었다. 경상북도 구미에서 여의도 국회까지 총 350km 중 17km다. 이 350km는 고용승계를 외치며 고공에서 400일이 넘도록 투쟁하고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도보 행진이다. 햇볕은 따듯했지만, 바람은 차가워서 걷고 있으면 얼굴이 얼어붙는 날씨였다. 이곳에선 나를 ‘말벌 동지’라고 부른다. 아마 말벌처럼 연대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빠르게 달려온다는 뜻일 것이다. 나에게 스스럼없이 “말벌 동지!”하며 말을 건네는 그들을 보며 괜스레 부끄러워졌다. 이미 17일간 매일매일 1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온 사람들이었고,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연대하기 위해 교통비와 식비로 쓴다는 사람들이었다. 이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
길을 묻는 학문, 학문을 묻는 길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윤이정 한국에 온 지 반년이 지났다. 특별한 목표 없이, 그저 호기심과 도전 정신만으로 시작한 타향살이였다. 단순히 공부를 위해 들어온 대학원이었고, 여태껏 그래왔듯이 교실에 앉아 배우는 것이 무엇이 어렵겠냐는 생각에, 별다른 고민 없이 이곳에 왔다. 그러나 대학원에 입학하자마자 그러한 자신감은 완전히 무너졌고, 마주한 현실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었다. 나는 스스로 학생이라 여겼으나, 모두가 나를 연구자로 대했다. 공부를 한다고 생각했으나, 사람들은 그것을 노동이라 불렀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한국에 왔음에도 내가 전공한 한국문학은 이곳에서도 비주류 학문으로 간주된다는 사실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대학원에는 이미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