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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7면/기자 칼럼 (38)
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끝까지 웃으면서 함께 투쟁 이수진 기자 17km를 걸었다. 경상북도 구미에서 여의도 국회까지 총 350km 중 17km다. 이 350km는 고용승계를 외치며 고공에서 400일이 넘도록 투쟁하고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도보 행진이다. 햇볕은 따듯했지만, 바람은 차가워서 걷고 있으면 얼굴이 얼어붙는 날씨였다. 이곳에선 나를 ‘말벌 동지’라고 부른다. 아마 말벌처럼 연대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빠르게 달려온다는 뜻일 것이다. 나에게 스스럼없이 “말벌 동지!”하며 말을 건네는 그들을 보며 괜스레 부끄러워졌다. 이미 17일간 매일매일 1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온 사람들이었고,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연대하기 위해 교통비와 식비로 쓴다는 사람들이었다. 이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
우연한 선택이 만든 삶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이수진 기자 요즈음 뉴스를 볼 때면 세상은 너무나 소란한데, 내 주변은 이상하리만큼 차분하다. 이젠 너무나 유명해진 대자보의 시작 문구,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문구가 자연스레 떠오르고 마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내 삶은 대체로 ‘우연한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특별한 목적의식이랄 게 없고 그때마다 좋아하는 것들을 골라왔다. 그렇게 만들어진 스물 이후 나의 궤적은 어쩌다 보니 역사전공, 신문사, 시민단체, 그리고 마침내 대학원으로 이어진다. 때때로 앞에 주어진 선택지를 심사숙고하여 고르고, 먼 미래까지 계획하는 지인들을 볼 때면 부러움이 몰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우연히 만난 길에서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찾아옴을 이젠 잘 안다,우연한..
“역사의 참혹함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삶의 눈부심을 쓸 수 없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2024년 10월 10일, 한강은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한강의 소설을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삶의 연약함을 표현하는 시적 산문”이라 평하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그날 밤 나는 한강의 작품을 하나씩 들춰보며, 그가 꾸준히 또 침착하게 이야기 해 왔던 폭력의 반대편을 떠올렸다. 저기 잿빛 눈보라를 뚫고 묵묵히 걸어가는 한 여자가 있다. 갱도 앞에 멈춰 서지만 그것도 잠시. 이윽고 그는 끝이 어딘지도 모르는 굴길 속으로 망설임 없이 들어간다. 그의 뒤를 좇아 온 나는 헤매기 시작한다. 눈이 녹아 발이 다 젖은 채로.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찌를 것 같아 두렵기..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 정재훈 기자 집 앞에 작은 탁구장을 다니고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할 수 있다는 새로운 활력이 생겼다. 하지만 회원들의 연령대가 높은 편인 탁구장에서 눈에 띄게 젊은 데다가 초보 탁구인인 내가 건네받는 말들은 한정되기 마련이었다. 탁구 칠 때의 올바른 자세로 시작하지만 대강 삶을 헤쳐나가는데 필요한 용기로 끝나는, 그마저도 저마다 모두 다른 이야기를 하시는 탓에 무엇이 맞는지 모르겠는 그렇고 그런 시시한 이야기들. 그중에서 대학원 석사 생활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포기한 어르신이 한 분 계시는데, 탁구장에서 마주할 때면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상당히 자세하고 구체적인 여러 조언을 말 그대로 “건네주신다”. 20대라면 보통 그래야 한다는 여럿의 생애를 공통점으로 묶어..
2024 파리 올림픽의 ‘불편함’에 대하여 천관우 기자 이번 파리 올림픽(2024)은 여러모로 ‘선도적’이다. 개막식에서부터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인종, 젠더를 초월한 전 인류의 축제임을 강조했다. 이에 더하여 ‘탄소중립’을 내세워서 숙소나 버스 등에 에어컨 사용을 불허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이번 올림픽에서는 유독 여러가지 실험적인 시도들이 이루어짐에 따라 여러 가지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이 내세우는 가치는 사실 작위적인 데가 있다는 점은 말해두고자 한다. 단적으로, 파리 올림픽 개막 당시, 흑인이나 ‘LGBT’를 상징하는 인물들은 있었지만 아시아인은 없었다. 이는, 이번 축제가 표면상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고..
쇼의 맛, 잉크의 맛 김수연 기자 바야흐로 쇼의 시대다. 어디에나 웃음소리와 정신없이 빠져든 공허한 눈들이 있다. 쇼에는 등장인물 역할을 맡은 연기자와 각본가, 연출가, 각 분야의 스태프들이 필요한데, 이들 중 쇼의 의미와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가끔 배역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연기자가 있다. 그래도 그의 웃음과 울음, 분노는 그 자체로 볼거리가 된다. 관객들이 서사에몰입해, 도덕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등장인물을 단죄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거나 부조리한 일에 분노하며 연대 의식에 겨워 울음을 애써 삼킬 때면 쇼에 섞여들지 않는 가련한 연기는 이미 쇼의 일부가 된다. 끝내 슬픈 장면에서 웃어버리는 맥락 없는 연기도 나름대로 쇼를 장식하는 우스꽝스러운 엔지(NG)다. 관객들은 그 ..
여전히 전송되는 마음이 있다는 것만을 최서윤 기자 오래된 기억 하나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2014년 4월 17일 목요일 5교시. 한국지리 선생님이 파리한 얼굴로 교실 문을 열었던 그 날에 대해서부터.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든 수업을 이어가던 선생님은 결국 수업 종료 10분가량을 남겨두고 우리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선생님 울지 마세요. 친구들의 웅성거림을 뚫고 발화되는 선생님의 목소리. 떨림을 감추지 못하던 그 목소리로 나는 10년 전의 참사를 기억한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나는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돌아와, 나와 같은 또래의 학생들을 태운 배가 침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새벽까지 꺼지지 않던 텔레비전 화면에는 힘없이 옆으로 쓰러져 있는 배의 모습이 나왔다. 회색빛 바닷물에 잠..
하루만 침묵하겠습니다 정재훈 기자 준비하는 사람도 참여하는 사람도 집에 가고 싶어만 할 것 같은 예비군 훈련은 몇 번을 경험해도 적응하기 어렵다. 물론 여기에서 훈련의 구조적 문제를 규명하고 싶지는 않다. 물리적으로 참을 수 없는 정도의 고통이 있지도 않았고, 정신적으로 큰 압박을 경험할 일도 없었다. 저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훈련 자체가 필요한 이유도 있으리라 생각하기로 했다. 다만, 모두 똑같은 옷을 입은 채 입장 순으로 받은 번호표를 목에 걸고 나란히 열을 맞추어 같은 행동을 반복함을 지켜보는 것은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각자의 작은 ‘다름’을 관찰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마주한다면 더욱 그렇다. 예비군들은 저마다의 불만을 감추며 전투모를 착용하고, 지급되는 장비를 모두 같은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