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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내가 나를 먹고, 다시(본주 작 연출, 두산아트센터 제작) 김소연 연극평론가 영양사 피영은 조리장 몽고와 청년스타트업 지원으로 도시락 회사를 창업했다. 도시락을 직접 조리해서 납품하는 회사다. 둘은 경력도 있고 일에 열심이지만 사업을 꾸려가는 것은 쉽지 않다. 주문이 없어 쉬는 날이 열흘을 넘기기도 하고 납품한 도시락이 컴플레인으로 반품되는 일도 종종 겪고 있다. ‘지원’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사업자 카드가 정지된 지 한 달째다. 피영은 몰릴 대로 몰려 있다.금옥은 딸 피영의 조리실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다. 내내 식당 일을 해왔던 금옥에게 몽고는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이곳에서 일하라고 자리를 내주었다. 금옥은 피영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알지만, 도울 길이 없다. 이때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고 ..
중성자가 하나 더 있을 뿐인데 심혜린 과학칼럼니스트 학창시절 과학 시간에 한 번쯤은 주기율표를 마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수소, 헬륨, 산소, 탄소와 같이 익숙한 원소부터 란타넘, 갈륨, 멘델레븀, 오가네손 등 낯선 원소까지 빼곡하게 채워진 주기율표에는 원자번호와 함께 각 원소의 무게를 나타내는 원자량 정보가 기재되어 있다. 원자량(relative atomic mass)이란 탄소 원자의 질량을 12로 삼고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원소의 상대적 질량을 말한다. 그런데 정작 주기율표를 살펴보면 탄소의 원자량은 12.011 정도로 표기되어있다. 어째서일까? 같은 원소라도 서로 다른 질량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소는 화학적 방법으로 더이상 분해할 수 없는 물질의 기본 단위지만, 실제로는 양성자, 중성자,..
그런 참견이 필요한 순간도 김진서 기자 얼마 전 한 노래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모습을 보았다. 그 쟁점(?)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직장을 다녀본 적 없는 데다가 어린 나이에 성공까지 한 가수가 직장인의 애환을 노래할 자격이 있냐는 것이었다. 언뜻 생각하기에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도 같고, 무엇보다 늘상 지나가는 소모적인 언쟁이라는 생각에 당시에는 가볍게 넘어갔던 것 같다. 그 후 추석 연휴 첫날,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그 주제가 다시 언급되었다. 그저 대학원생인 나와 달리 한창 사회 초년생으로서 직장생활에 여념이 없는 두 친구를 통해 그 노래에 대한 현직 직장인들의 생생한 감상평을 들어볼 수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이제 막 1년차 직장인임에도 의견이 상당히 반대되었다는 점이 의외라면 의외였다...
교활한 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박유경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슬라이드형 핸드폰을 쓰던 나는 미래 이 시점의 내 모습을 기자 또는 시사교양 PD로 그리고 있었다. 대학 방송국에서 기자로 일했고 매일 5시 생방송으로 ‘저녁종합뉴스’를 보도했다. 오늘의 방송을 끝내고 나면 내일의 기삿거리를 걱정했다. 내가 학부에 다니는 동안 등록금 동결을 위한 학생회장의 단식 투쟁, 이라크전 파병 반대 시위, 출교 사태로 이어진 본관 점거 등이 있었다. 돌아보면 뉴스거리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변화가 많고 논쟁이 가득한 시기였다. 대학 방송국에서는 시시때때로 밤을 새야 했고 수원에 살았던 나는 안암동 로터리에 못 미쳐 있는 준의 집에 자주 신세를 졌다. 새벽 세 시나 네 시쯤, 준과 나 등등은 퉁퉁 부은..
늘 타인의 시선에 의해 감시당하고 판단되어왔음을 본의 아니게 알아차린 오늘의 우리가 정반대 시선으로 당시를 되돌아보면 무엇이 눈에 띌까? 우리 시대의 예술과 문학이 언젠가 대담함이나 자유 옹호자로서가 아니라 ‘대혼란’에 가담했다는 사실로 기억될 가능성은 없을까? - 아미타브 고시(Amitav Ghosh), 『대혼란의 시대』 中
AI와 함께 사유하기?! 생성형 AI가 나날이 발전해 가는 시대다. 인류는 지금껏 축적해 온 지식을 프롬프트화하고 AI가 소화해 낸 답변을 열심히 받아먹는다. 클릭 한 번이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무한히 얻을 수 있다. 입력값만 잘 다듬어 출력하면 인간 한 명의 생각쯤은 거뜬히 뛰어넘는 결과물이 나온다고 한다. 그런 지경인데 AI를 사용하지 않는다니, 너만 손해지, 이제는 인문학적 글쓰기보다 AI프롬프트 작성법이 더 주목받고 더 많이 지향될 거야, 아니, 이미 그런 시대가 왔어, 와 버리고 말았어!정말 그런 듯하다. AI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만 같았던 나와 내 친구들은 머리를 부여잡고 있다. 한 친구는 인문학 분야에도 AI를 적극 활용하는 연구팀이 있어야 한다는 지도교수님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