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항구의사랑
- 선우은실
- 한상원
- 518광주민주화운동 #임을위한행진곡
- 코로나19 #
- 쿰벵
- 죽음을넘어
- 마크 피셔 #자본주의 리얼리즘 #염동규 #자본주의
- BK21 #4차BK21
- 수료연구생제도 #고려대학교대학원신문사 #n번방 #코로나19
- 김민조 #기록의 기술 #세월호 #0set Project
- 고려대학교대학원신문사
- 고려대학교언론학과 #언론학박사논문 #언론인의정체성변화
- 심아진 #도깨비 #미니픽션 #유지안
- 공공보건의료 #코로나19
- 시대의어둠을넘어
- n번방
- 애도의애도를위하여 #진태원
- 산업재해 #코로나시국
- 미니픽션 #한 사람 #심아진 #유지안
- 권여선 #선우은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김승옥문학상수상작품집
- 국가란 무엇인가 #광주518 #세월호 #코로나19
- 쿰벵 #총선
- 5.18 #광주항쟁 #기억 #역사연구
- 알렉산드라 미하일로브로나 콜른타이 #위대한 사랑 #콜른타이의 위대한 사랑
- 임계장 #노동법 #갑질
- 앙겔루스 노부스의 시선
- 보건의료
- Today
- Total
목록7면/원우칼럼 (39)
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늙지 않는 햇살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전민혜 매일 차고 다니는 시계가 있다. 서른 해는 족히 된 시계. 줄을 줄이고 배터리를 교체하고 다시 주인을 찾은 시계. 반짝임이 옅어진 이 시계는 매일 끼는 반지와 함께한다. 이 둘은 나의 늙지 않는 햇살이 내게 준 것이다. 분이씨. 나의 외할머니. 언제 샀는지도 기억나질 않는 그 시계를 당신께서는 얼마나 차 보셨을까. 나는 그 시계를 찬 손목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시계와 함께 새 반지를 받은 건 대학 시절 오랜만에 고향에 들렀을 때였다. 할아버지 몰래 내 손을 잡고 들린 금방에서 할머니는 여러 개의 작은 금을 팔아 반지를 사주셨다(할아버지는 아직도 이 사실을 모르신다). 시골 금방에서 팔던 코코 크러쉬 링을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기도 한참 전이었음에도..
종착지 없는 길을 점근선처럼 나아가기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남명현 나는 책을 다루는 회사의 영업부에서 몇 년간 근무하다 작년 가을 대학원에 진학했다. 학교라는 공간은 회사와는 사뭇 달랐는데, 신입생 때 의아했던 점 중 하나가 ‘정해진 것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회사에서는 연간 매출 목표가 명확했고 YOY 등의 수치를 통해 수시로 이슈를 확인하여 업무를 파악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낯선 석사 신입생에게 는 당장 무얼 해야 할지 알려주는 지표가 없었다. 선배들은 잘하고 있다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해 주었으나 나는 스스로의 ‘좌표’를 확인할 수 없어 하루하루 불안했다. 이건 석사 입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 의아했던 점은 국어국문학과생에게도 외국어 학습이 ..
길을 묻는 학문, 학문을 묻는 길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윤이정 한국에 온 지 반년이 지났다. 특별한 목표 없이, 그저 호기심과 도전 정신만으로 시작한 타향살이였다. 단순히 공부를 위해 들어온 대학원이었고, 여태껏 그래왔듯이 교실에 앉아 배우는 것이 무엇이 어렵겠냐는 생각에, 별다른 고민 없이 이곳에 왔다. 그러나 대학원에 입학하자마자 그러한 자신감은 완전히 무너졌고, 마주한 현실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었다. 나는 스스로 학생이라 여겼으나, 모두가 나를 연구자로 대했다. 공부를 한다고 생각했으나, 사람들은 그것을 노동이라 불렀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한국에 왔음에도 내가 전공한 한국문학은 이곳에서도 비주류 학문으로 간주된다는 사실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대학원에는 이미 각..
춤과 추함국어국문학과 석사수료 그렘 핸드 지난주에 학위 논문을 제출했고, 최근 문학적 경험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문학은 사람이 경험하는 것인지, 아니면 존재하고 있는 사물인지. 처음에 나에게 문학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문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한국문학을 처음으로 원어(原語)로 읽어본 것은 10년 전, 서강어학당에서 언어 연수를 할 때였다. 5급 수업에 올라갈 때쯤 시를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언어 실력이 쌓였고, 외국어로 시를 읽는 경험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서강 한국어』 5급 교과서에서 김춘수의 명시 「꽃」이 실려있었고 수업 중에 그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다. 그 외에도 매일 학교 도서관에서 수업 숙제를 마친 후 이책 ..
7면 원우칼럼 무해한 손 국어국문학과 석사수료 장효진 어떠한 악의. 최근, 아주 어설프고 원색적인 악의에 맞닥뜨렸다. 그것은 정교하지도, 정치하지도 않았다. 그저 ‘고인 자’ 특유의 단순하고 투명하고 노골적인 태도였을 뿐이었다. 엄마는 내가 사는 셰어하우스에 짐을 가져다주러 아빠 차를 타고 왔고, 차에서 내릴 때 건물 1층에서 반상회에 참여 중이던 어떤 중년 남성은 사납게 엄마를 째려보았다. 남자가 내뱉듯 뱉어버린 말은 어떻게 왔어요, 어디 살아요? 였고, 엄마는 7층에 나의 딸이 살고 있으며 정확한 호수를 알려야 할 이유라도 있느냐고 반문했다. 앞집에 사는 아주머니는 여기 다들 오래 살다보니 낯선 이들을 경계한다며 엄마에게 변명을 했고, 이 모든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매일을 아는 이들끼리 모여 산다..
식민지를 상상하는 법 허경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지난 8월 17일부터 9월 17일까기 타이완 공시(公視)에서 방송되었던 드라마 《청해용》 (聽海湧, Three Tears in Borneo)은 이번 광복절 ‘친일’ 논란에 대한 좋은 참조점이 된다. 요즘 이와 같은 친일과 반일을 둘러싼 이념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같은 일본의 식민지 경험을 공유했던 타이완에서 최근 상영되었던 이 드라마는 마침 “식민지 경험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한층 더 깊이 사고하게 해 준다. 이 드라마는 1942년 북보르네오에 위치한 전쟁포로수용소를 무대로 하고 거기에서 근무하다 전후에 연합군의 군사재판에 회부되었던 3명의 타이완인 포로감시원 아휘이/신카이 아키라(阿遠/新海輝), 아완/신카 시온(阿遠/新海志遠),..
무엇을 바라 연세대학교 박사과정 정윤성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을 어떻게 그렇게 확실히 이야기하는지?’ 지난 학기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한국근현대문학사 강의에 대한 한 수강생의 평가를 접했다. 반문의 형태로 작성된 몇 글자는 고백하건대 나에겐 꽤 공격적으로 다가왔다. 강의 경험이 많지 않은 나는 꽤나 당혹스러웠다. 학기는 이미 끝났고 익명의 평가를 향해 내가 대응할 방도는 없었지만, 강의 내용을 강의자의 태도나 분위기와 엮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를 곱씹어 보게 됐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는 어떤 점에서 당혹스러움을 느낄 필요가 없으며, 기뻐할 만큼 좋은 평가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왜냐하면 약 3시간 동안 지정된 교과서의 내용을 넘어 전달하고자 했던 바가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상황은 몇 ..
2024년의 필름 영화 감상과 영화관의 전망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김민준 최근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이하 영자원)에 다녀왔다. 영자원은 5월 14일부터 열흘간 시네마테크의 필름들>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90년대 시네필이 봤던 필름을 다시 상영한다는 취지다. 영자원의 프로그램 설명에 따르자면, 흐릿하게 복제된 비디오로 영화를 감상하던 90년대 시네필들에게는 극장에 모여 선명한 필름을 관람한다는 것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 경험을 2024년에 새로운 감각으로 느껴보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시네마천국>과 같은 영화에서나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했던 상영방식을 체험할 일이 또 언제 있겠나 싶은 마음에 표를 예매했다. 가장 가까운 시간에 상영하는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아키 카우리스마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