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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오래전 우크라이나를 처음 만난 이야기. 몇 년간 지켜본 이야기 본문
오래전 우크라이나를 처음 만난 이야기. 몇 년간 지켜본 이야기
천관우 기자
지금은 결국 업(業)으로 하게 되었지만 어릴 때부터 역사책을 좋아했다. 어느 날 러시아사를 다룬 책을 읽었는데-‘이야기 러시아사’ 쯤의 제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러시아사’ 임에도 키예프 (대)공국이라는 나라가 먼저 나왔다. 그런데 세계지도를 보면 키예프(키이우)는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라는 다른 나라의 수도였다. 우크라이나와의 첫 만남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두 나라의 관계가 범상치 않게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어른들은 유럽에는 그런 일이 흔하다고했다. 더구나 유럽연합이 한창 기대를 받으며 동유럽까지 유로존으로 포섭하려고 하던 때라 두 나라 사이에 설마 전쟁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내 기억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불과 몇 년 뒤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던 중에 러시아는 그루지아(조지아) 를 침공했다. 러시아군은 역사책에서나 보던 소련군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빨 빠진 호랑이도 아니었다. 그러나 작은 나라를 침공한 데 대해 세계는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러시아의 총구는 2014년에 크림반도를, 2022년에는 기어코 키이우를 향하게 되었다. 이 흐름에서, 현재도 지속 되고 있는 이 전쟁이 적어도 러시아의 권력자가 바뀌지 않는 한 피할 수 있는 전쟁이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부끄럽게도 내가 우크라이나를 다시 의식하게 된 것도 이즈음이었다. 그 뒤로 몇 년간 우크라이나를 지켜보게 되었다.
지금도 우크라이나를 이끌고 있는 젤렌스키(V. Zelensky)는 전쟁 이전부터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이유로 필요 이상의 조롱을 받았다. 전쟁 개시 직후에는 피할 수 있었던 전쟁을 정무 경험이 없는 지도자 때문에 겪고 있다고들 했다. 그러다가 우크라이나군의 예상 외의 강력한 저항과, 젤렌스키의 의연한 모습에 평가는 반전되었다. 모 외신은 “드디어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들의 워싱턴을 만났다”라고 추켜올렸다. 트럼프 집권 후에는 다시 자신의 고집으로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이 되어 우크라이나와 함께 점점 잊히고 있다.
전쟁을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것이 사람 된 마음일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일어난다. 무수한 역사적 사례가 보여주듯이, 아무리 유화적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러한 마음을 먹었다면 그것을 돌릴 방법은 거의 없다. 사람들이 즐겨 이야기하는 정세 흐름은 원래부터 ‘불안’하였다. 우크라이나인들에게는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지금도!). 따라서 ‘친서방’으로 기운 것이 잘못 일 수는 없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선택’ 때문에 ‘피할 수도 있던’ 전쟁을 겪고 있다고 하는 것은 책임을 잘못된 데로 돌리는 것이다. 과연 전쟁을 누가 지속하고 있는 것인가? 이제는 점점 잊히게 될 이 전쟁의 원인이 어디에 있었던 것인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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