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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이번 주는 쉬어갑니다 -박솔뫼, 「건널목의 말」, 『우리의 사람들』, 창비, 2021.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이번 주는 쉬어갑니다. 따뜻해져가는 날에 적응하기 위함입니다. 저 멀리 있는 것 같은 종강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쯤에서 잠깐 쉬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시점인 것도 같습니다. 코로나가 한시바삐 종식되어 생명의 위협 없이 어딘가로 떠나 푹 쉴 수 있다면 좋겠군요. 모두들 건강히 다음 계절에 뵙겠습니다….’ 중간고사 무렵이 되면 내심 떠올려보는 인사말이다. 개강하고 고작 두어달 쯤 지났지만 날이 따뜻해지면서 긴장도 풀린다. 새 학기에 적응하느라 처음 한 달은 바짝 긴장하고 두 번째 달은 적응한 것을 토대로 뭔가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며 남은 에너지를 다 소진했으니 지칠 만도 하다...
-샬롯 퍼킨스 길먼, 『엄마 실격』, 이은숙 역, 민음사, 2020. 선우은실(문학평론가) ‘여성 서사’가 여성이 쓴 것, 여성 인물이 등장하는 것, 여성과 관련한 젠더 문제를 다루는 것을 폭넓게 끌어안는 용어라 할 때, 여성 서사는 무엇을 의도하며 독자는 그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현실에 대한 고발 및 비판, 여성으로서 주체성 강조, 여성이 억압받지 않는 유토피아적 세계 묘사, 여성 연대의 가능성 등을 떠올려볼 수 있을 것이다. 크게 ‘현실에 대한 핍진한 재현’과 ‘현실 너머의 미래/전망 타진’으로 구분되는 이러한 태도는 종종 재현과 전망이란 기준 사이에서 오래도록 쟁점화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논쟁의 주된 목적은 우위의 창작방법론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왜 그러한 서사가 필요한가’를 묻는 것에..
고통받을 줄 아는 인간성에 대하여 -엔도 슈사쿠, 『바다와 독약』(박유미 역, 창비, 2014) 선우은실(문학평론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가. 엔도 슈사쿠遠藤周作의 『바다와 독약』은 이 오랜 물음을 탐구한다.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 무렵 실제 있었던 규슈대학 미군 포로 생체실험 사건—이 사건은 1945년 5~6월 일본의 패전을 앞두고 규슈대 의사들이 미군 포로 8명을 생체실험의 대상으로 삼은 일을 말한다. 당시의 목격자 도노 도시오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은 크게 세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혈액을 얼마나 최대치로 빼낼 수 있는지, 혈액에 바닷물을 얼마나 투여해야 인간이 살아있을 수 있는지, 폐를 얼마나 제거해야 인간이 죽는지가 그 내용이다. 종전 후 대학 및 군 관계자 30여 명이 기소..
사건 다시 쓰기와 감정의 실물화 -마르그리트 뒤라스, 『모데라토 칸타빌레』, 정희경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8. 선우은실(문학평론가) 종종 사람들에게 무엇을 읽고 있는지 묻는다. 단순히 책의 목록을 늘리기 위해서는 아니다. 그저 그 사람을 파악하고자 묻는 것도 아닌데, 왜냐하면 한 권의 책을 추천받아서 그 사람의 전부를 알게 되는 것도 아니기에 그렇다. 제 취향껏 채워 온 책의 목록을 파고들어 확장하는 것도 즐겁지만 타인이 뭘 읽는지 늘 궁금한 이유는 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감각을 고양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으로부터 추천받아 읽는 행위가 일종의 취향의 확장이라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다독이나 잡독으로써 얻는 지식의 방대함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단 어떤 감각을 활성화하겠느냐..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생각해보면 나쁜 일은 언제나 있었다. 어린 시절 선생님의 심부름을 까먹고 집에 그냥 와버렸을 때 패닉에 빠지고 자책했던 것만도 내게는 나쁜 일로 기억되는 걸 보면, 나쁜 일이란 지금 내가 어떻게도 손쓸 수 없는 상황을 의미했고 그런 상황 속에서 괴로워하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른(?)의 스킬이란 것이 생겼다면 가끔은 ‘당장 코앞의 저도 살아야하지 않겠습니까 선생님’을 시전한다는 것과 이 이상으로 내가 손 쓸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정도다. 때문에 나쁜 일을 마주치면 여전히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그것이 내가 노력을 다하거나 또는 하지 않아도 찾아올 때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어쩌지 못하는 일 앞에서 우리는 종종 절망을 느낀다..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사람들은 때로 타인이 듣고 싶은 말을 한다. 삶에서 대부분의 일이 타인의 도움만으로는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 타인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가 듣고 싶은 말을 들려주고 위로하는 방법뿐일 것이다. 물론 그것이 늘 선의로 행해지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의 총체적인 맥락을 누군가가 헤아려주기를 원하는 까닭은 우리가 타인을 통해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거나 욕망을 충족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때 욕망은 발화자의 의도를 파악한 청자에 의해 간파되기도 하지만 역으로 청자가 자신의 요구를 수락함으로써 어떤 욕망을 해소하고 싶은지를 역으로 겨눌 수도 있다. “정말 날 도울 수 있어?”하고 말하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이때 청자는 낯선 이로,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한지혜, 「토마토를 끓이는 밤」, 문장웹진, 2014년 1월 시선을 달리 취해 뭔가를 읽어내는 것이란 언제나 예측한 것보다 더 지난하다. 우리는 종종 ‘어떻게’ 보다는 ‘무엇’을 읽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 마련이라 그 ‘무엇’이 어떻게 발견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자주 놓치는 것만 같다. 이것은 최근 부쩍 자주 목격되는 ‘모녀 서사’와 관련된 고민이다. 여기서 ‘모녀 서사’란 모녀 관계에 초점을 맞춘 서사를 의미하는데, 이 관계 양상 자체가 특별히 새로운 서사적 주제인 것은 아니다. 딸과 어머니가 등장하는 소설은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최근에 부쩍 그 구현의 방식이 달라졌다는 데 시선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이는 최근 문학장에서 사유하는 젠더 정체성과 관련돼 있는데, 서사들은 어떻게 남성 ..
- 선우은실(문학평론가) 견뎌내는 일에 대하여 -권여선, 「하늘 높이 아름답게」, 『김승옥문학상수상작품집』, 문학동네, 2019. 지겹다. 코로나 시대에 선뜻 적응하지 못한 채 일상을 이어나가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지겹다는 것이었다. 작년과 같지 않은 오늘을 맞이하면서 오는 당혹스러움과 낭패감은 지겹다는 결론에 이르는 데 한몫했다. 좋으나 싫으나 분주하게 움직여야 할 시기에 좀처럼 외출을 하지도 누구를 만나지도 않으니까 새 학기를 맞이하지 못한 것만 같았다. 프리랜서의 생활에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도 막상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일도 공부도 제대로는커녕 하나를 겨우 해내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졌다. 물론 그저 기분 탓이거나 영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둘러대는 핑계일 수도 있다. 그저 핑계가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