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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면/과학칼럼

Bring the light of a dying star

알 수 없는 사용자 2025. 9. 20. 11:29

Bring the light of a dying star

 

심혜린
과학칼럼니스트

 

별똥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어본 적 있는가? 누구나 한 번쯤은 별똥별을 발견하고 소원을 빌어봤거나, 혹은 이런 일이 발생하기를 상상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찾아오는 7~8월은 별똥별을 조우하기 적기다. 올해는 태양 활동이 강해지는 극대기가 맞물리며 독일과 스웨덴에서는 오로라와 유성우가 함께 관찰되는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환상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웹사이트에 매일 올라오는 오늘의 천체 사진 (Astronomy Picture of the Day)에도 올해 발견된 페르세우스 유성 사진이 다수 선정되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째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걸까? 우주는 광활한 만큼이나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에 놓여 있고, 또 그런 만큼이나 상상과 탐구의 대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별을 보며 별자리에 이름을 붙이고 그 별자리에 얽힌 신화와 전설을 이야기하던 시절부터 우주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차용해 노래 가사로 사용하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우주에 대해 노래해 왔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유행한 노래 중 우주와 관련된 현상을 가사에 담았던 노래의 예시로는 에스파의 <Supernova>와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 등을 들 수 있겠다.

공교롭게도 슈퍼노바, 즉 초신성과 사건의 지평선 모두 별, 그중에서도 거대한 별의 생애와 관련된 현상이다. 태양의 질량보다 8~10배 이상 무거운 별을 대질량 별(massive star)이라 부르는데, 이러한 대질량 별들에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다.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는 대질량 별 중에서도 질량이 무거운, 태양 질량의 20~30배 이상인 별이 블랙홀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블랙홀의 경계면이 바로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다. 블랙홀 내부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 블랙홀 외부에서는 아무것도 관측할 수 없어서다.

 

▲ SN2021yfj를 일으킨 별이 폭발 직전 규소(회색), 황(노란색), 아르곤(보라색)이 풍부한 내부 층을 드러낸 모습의 상상도 (Adam Makarenko/W. M. Keck Observatory via AP)

 

그렇다면 정확히 별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초신성 폭발과 블랙홀에 다다르는 것일까? 별은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기체와 먼지들이라 할 수 있는 성간 물질 (interstellar medium)의 밀도가 높고 온도가 낮은 곳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성간 물질이 수축하며 별의 탄생이 시작된다. 수축이 진행됨에 따라 중심부의 온도가 높아지고, 성간 물질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소는 분자(H2) 형태에서 원자(H) 형태로 분리된다. 중심부가 충분히 뜨거워지면 중심부의 핵에서 핵융합반응이 시작된다. 핵융합반응이란 두 개의 원자가 충돌하며 하나의 더 큰 원자를 만들어내는 반응으로, 이 과정에서는 수소가 반응해 헬륨(He)을 생성하는 수소 연소 반응이 일어난다. 이 상태의 별을 주계열별이라 한다. 수소를 모두 소모하고 나면 태양보다 가벼운 별은 헬륨이 반응해 탄소가 만들어질 정도의 온도인 108K에 도달하지 못해 핵만 남겨진다. 태양을 포함하여 유사한 질량을 가지는 별들은 헬륨이 반응해 탄소와 산소가 만들어지는 헬륨 연소 단계를 겪는다. 질량이 큰 별들은 이후 탄소(C)-네온(Ne)-산소(O)-규소(Si)로 이어지는 연소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철(Fe)로 이루어진 철핵(iron core)을 형성한다. 다음 단계로 넘어갈수록 각 연소 단계가 지속되는 시간은 짧아진다. 별의 일대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는 수소 연소 단계가 수백만 년 지속된다면 네온, 나트륨(Na), 마그네슘(Mg) 등을 합성하는 탄소 연소는 수백 년, 규소, (S), (P), 아르곤(Ar) 등의 원소를 만들어내는 산소 연소는 수개월 수준으로 지속되는 데 이어 철, 코발트(Co), 니켈(Ni) 등 철족 원소가 만들어지는 규소 연소는 수 주에서 수일 남짓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별의 질량이 클수록 각 단계는 더욱 빠르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초신성 폭발은 철핵이 붕괴하며 발생하는 현상이다. 앞선 수소, 헬륨, 탄소, 네온, 산소, 규소와는 달리 철은 핵융합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핵은 더 이상 에너지를 방출하지 못하며, 철핵은 점차 수축하다가 태양 질량의 약 1.44, 찬드라세카르 한계(Chandrasekhar limit)라 알려진 질량 한계치를 넘어서면 붕괴하기 시작한다. 붕괴 과정에서는 철 원자가 광자(photon)를 만나며 극히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인해 양성자와 전자, 중성자로 분해되는 철핵 광분해 현상과 양성자가 전자와 충돌하며 결합해 중성자로 변하며 중성미자(neutrino)를 방출하는 전자 포획 현상이 일어나며 압력이 급속히 낮아진다. 이때 별의 중심부 밀도가 핵 밀도(nuclear density)2~3 × 10¹g cm³수준에 다다르면 양성자와 중성자 등 핵자 간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워져 강한 반발력이 발생한다. 이 반동이 충격파를 형성하고 뒤이어 중성미자가 가열되며 초신성 폭발로 이어진다. 초신성 폭발 이후 상대적으로 가벼운 별은 작게 수축해 밀도가 아주 높은 중성자별이 된다. 강한 자기장과 빠른 속도의 회전이 중성자별의 특징이다. 이보다 무거운 별은 계속해서 수축하다가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강한 중력장을 지닌 블랙홀을 형성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별의 생애를 관찰할 수 있을까? 여러 종류의 대형 망원경과 분광기(spectrograph)가 관측에 사용된다. 먼 우주 너머의 별에서 출발한 빛을 파장별로 분해하고 이를 해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초신성의 스펙트럼은 초신성의 온도, 화학적 조성, 팽창 속도, 밀도 등의 정보를 제공하며, 검출되는 광학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초신성의 유형을 분류할 수 있다. 지난 8<네이처> 지에는 초신성 SN2021yfj를 관측한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일반적으로 거대한 별은 수소부터 철에 이르기까지 핵융합 과정을 거쳐 생성되는 원소들이 양파처럼 층을 이룬 껍질 구조(shell structure)를 형성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론적으로는 가장 바깥쪽의 수소층을 시작으로 헬륨층, 탄소/산소층, 산소/네온/마그네슘 층, 산소/규소/황 층이 가장 안쪽의 철핵을 둘러싸고 있으리라 추측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관측된 대부분의 초신성에서는 이러한 내부 층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거대한 별들에서는 보통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기 전 외부 층이 사라지는데, 지금까지 관찰된 대부분의 초신성 직전의 별은 가장 가벼운 수소층이 사라져 그 아래의 헬륨이나 탄소층이 드러나는 정도였다.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 후에는 별을 구성하고 있던 이러한 층들이 모두 뒤섞이기 때문에 내부 층 구조를 관측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스티브 슐츠 박사의 연구팀은 츠비키 순간포착 시설(Zwicky Trasient Facility, ZTF)이라는 광역 천체 관측 장비를 이용해 최초로 규소와 황 등 무거운 원소로 이루어진 별의 내부 층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SN2021yfj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다른 별들보다 훨씬 많은 물질을 방출해 깊은 속껍질까지 드러낸 상태였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초신성 전 단계의 폭발이 큰 규모로 발생했거나, 별의 상층부 대기에서 발생하는 입자의 흐름인 항성풍(stellar wind)이 비정상적으로 강력하게 발생했거나, SN2021yfj와 쌍을 이루며 존재했던 동반성(companion star)이 있어 두 별 간 상호작용이 일어났을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원인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으나, 결과적으로 초신성 폭발 직전의 몇 달간 만들어진 원소들을 관측할 수 있었다. 이론적으로만 제시되었던 무거운 원소의 형성에 따른 내부 층, 즉 규소/황이 풍부한 층이 실재함이 확인된 것이다.

이처럼 우주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아낼수록 우주는 계속해서 더 새로운 수수께끼를 선보인다. 우주가 영감의 원천이자 모험심을 불타오르게 하는 공간인 이유도 그 때문이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우주가 보내는 신호를 알아내기 위해 스펙트럼을 기록하고 해석하고 있을 것이다. 노래 가사 그대로 죽어가는 별의 빛을 가져와 읽어내며, 사건의 지평선 너머를 알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참고 문헌

Filippenko, A. V., et al. (1997). Annual Review of Astronomy and Astrophysics, 35, 309355.

Weaver, T. A., et al. (1980). The Astrophysical Journal Supplement Series, 37, 1550.

Woosley, S. E., et al. (2002). Reviews of Modern Physics, 74(4), 10151071.

Schulze, S., et al. (2025). Nature, 644(8077), 63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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