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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좋아하기’를 오랫동안 좋아하기 본문
‘좋아하기’를 오랫동안 좋아하기
이수진 기자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탈이었다.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았다. 좋아하는 것과 그 이유가 너무 많다 보니 그만큼 쉽게 질리기도 했다. 새로운 게 좋아지면 예전에 좋아하던 건 금세 질린다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그렇지만 그런 내게도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좋아하는 것들이 몇 개 있다. 낯선 풍경을 오래 기억하게 하는 여행, 시간을 견디며 곁에 남아준 친구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오래 붙잡아두게 하는 글쓰기다.
여행은 내게 안전한 도피처이자 비(非)일상의 일상화다. 지난여름 열흘간 아이슬란드에 다녀오며 ‘링투어’라 불리는, 섬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방식을 택했다. 아이슬란드에는 ‘신이 보여주는 만큼만 보고 가라’는 말이 있다는데, 정말 시시각각 바뀌는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고개를 들면 언제든 바다와 지평선, 그리고 도로가 길게 펼쳐져 있었다. 해가 지면 하루를 마치고, 해가 뜨면 하루를 시작하는 단순한 비(非)일상은 한국의 그것과는 무척이나 달랐다. 한국에서의 일상은 여행지에 적용할 수 없고, 여행지의 삶 또한 마찬가지였다.
여행이 일상의 변주라면, 쳇바퀴 같은 매일을 즐겁게 하는 것은 언제나 친구들이다. 스무 살 학보사에서 만난 친구들, 해외 교류회에서 이어진 일본 친구들, 그리고 대학원에서 만난 동기들까지. 오래전에 만난 사이일수록 자연스럽게 멀어지기 마련이라는데, 나이를 먹어갈수록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 헤어지고 돌아가는 길에 허무함 대신 충만한 마음만이 남는다. 만날 때마다 철들지 않은 듯 사소한 일에 웃고, 또 나이만큼 깊어진 이야기를 이어가며 흐르는 시간을 실감한다. 친구들 삶의 궤적이 선명해지는 것을 바라보며 내 것도 저만큼 진해졌을까 가늠해 보곤 한다.
좋아하는 것을 왜 좋아하는지 잊지 않기 위해 일기와 블로그를 쓴다. 처음엔 매일, 매주 쓰던 것이 요즘은 분기에 한 번 쓰면 다행일 정도로 밀려 있다. 가끔 쓰다 보면 묵힌 추억이 많아 글이 끝없이 길어지곤 한다. 돌이켜보면 일기를 쓰는 건 오래된 습관이다. 초등학생 때 숙제처럼 쓰던 일기 아래 담임 선생님이 남겨주던 코멘트가 좋아서 열심히 쓰기도 했고, 중고등학생 때는 부끄러울 만큼 적나라한 속마음을 적기도 했다. 대학에선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학보사에 들어가 기사 쓰는 법을 배웠다. 내게 글쓰기는 추억으로 시작해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도구였다.
어쩌다 보니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호 기자 칼럼을 쓰게 되며, 연말인 만큼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나에게 여행과 친구, 그리고 글쓰기라는 변하지 않는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뭐든 쉽게 좋아하고 쉽게 질리던 나도 오래 붙잡을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니! 새삼스럽지만 좋아하는 걸 더 오래, 더 깊게 좋아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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