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북한의 가계소득 불평등에 관한 연구>

<김정은 시대 북한의 가계소득 불평등에 관한 연구>

 

채수란 북한학과 박사학위논문

 

 이 연구는 북한의 소득 불평등과 빈곤의 현황을 검토하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일차적으로 북한을 평양특별시, 북·중 접경지역(양강도, 자강도, 함경북도, 평안북도), 내륙지역(평안남도, 황해남북도, 강원도) 등 3개 지역으로 구분해 주민의 소득을 추정, 비교하고 소득 수준에 따른 불평등지수를 비교해 북한의 지역별 불평등 정도를 파악했다.  

 본 연구는 총 3단계로 진행하였다. 1단계로 먼저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한 평양 출신 및 현 평양 거주자 16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에 대한 전시효과를 극대화한 평양의 전체적인 종합 시장의 현황을 파악하고 가구당 가처분소득을 알아보았다. 1단계에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김정은 시대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2단계는 1단계에서 세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북한이탈주민 2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조사 결과에 대한 실증적인 데이터 결과를 도출했다. 3단계는 추가로 21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해 2단계에서 얻은 통계 결과를 교차 검증했다. 이를 통해 연구의 함의를 끌어내고 최종적으로 귀납적 결론을 도출하였다.

 북한 주민의 가계소득에 대한 정량적 분석 결과 김정은 시대에 들어 연도별 공식 소득은 크게 변동이 없으나 비공식 소득은 일부 증가하는 경향성이 발견되었다. 비공식 개인소득과 부부간의 소득을 합한 가계소득 모두 양극화의 전형인 모래시계 형으로 분포되어 중류층에 비해 상류층과 하류층이 많았으며 지니계수는 0.64이었다. 0.6이라는 수치는 특정집단인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한 결과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전체의 소득 불평등 정도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이러한 모래시계 형태의 양극화된 소득구조를 보일 때 불안정한 사회로 평가되지만 북한은 통제·검열이 일상화되어 있는 사회이므로 불안정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주기적인 검열과 단속으로 최상위 소득계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상위 20% 계층이 차지하는 소득의 점유율은 전체 소득의 60%를 차지했다. 반면 하위 20%가 차지하는 소득의 점유율은 0.7%에 불과했으며 상대적 빈곤 비율은 38%로 빈곤층이 매우 두터운 실태였다. 따라서 상위층으로 부의 편중을 막고 빈곤계층을 위한 소득재분배 대책이 시급하다. 김정은 시대 들어 당국에서 개인들의 시장 참여를 묵인하는 등 시장을 활성화시킨 결과 시장 참여자들의 전반적인 소득 수준은 향상되었으나 시장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일부 계층의 소득만이 증가하면서 하위계층의 상대적 빈곤감은 심화되었다.

 다음은 소득 양극화 현상이 북한 주민 전체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인지를 정성적 분석을 통해 추론하였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정책이 소득양극화와 상관관계를 갖는지를 밝히는데 주력하였다. 1990년대 초중반 경제난 이전 시기 소득과 재산 등 경제적 기준보다는 출신성분이라는 정치적 잣대에 의해 계층이 구분되었다. 경제난 이후에는 개인별 소득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정치적 기준에 의한 계층구조가 실질적으로 경제적 기준에 의한 계층구조로 재편되었다. 2012년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일부 시장 친화적인 정책과 기업관리의 자율권을 부여하는 정책으로 경제활동이 계층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일부 시장을 통해 인민들의 경제적 수요를 허용하는 경제정책을 시도하면서 이에 대한 수혜계층이 생겨나 중산층이 형성되었다. 경제난 이후 주민들은 성실한 직장 생활만으로는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다양한 일탈행위를 통해 비공식소득을 높이려 노력한다. 하지만 북한의 사회구조상 부정부패가 만연해 주민들은 시장을 통해 비공식소득을 획득하지만 각종 뇌물, 동원비용, 조세·준조세 등의 명목으로 수탈당해 시장 참여자들 모두가 단기에 자본축적이 용이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부의 축적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수혜계층은 중류층에서 하류계층으로 이동하거나 이를 역이용하여 부를 축적한 계층은 오히려 상류층으로 이동하여 중산층이 빈약한 모래시계형 소득분포를 보였다.

 다만 위 결과를 섣불리 일반화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 공식부문보다는 비공식부문에 속해있었던 사람, 남성보다는 여성이 탈북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공식소득이 과대평가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한 본 논문은 화폐소득을 바탕으로 결과를 유출하였기 때문에 현물소득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인터뷰>

1. 해당 전공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의 경우 세상을 살면서 길고 꾸준한 목표를 갖고 한 가지 길을 걸었다기보다는 관심 있는 분야를 그때그때 공부한 케이스입니다. 먼저 학부는 건설환경공학과를 전공했지만 대학교 4학년 때 미디어 분야가 유망해 관심이 생겼고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습니다. 첫 직장은 청주민영방송(CJB청주방송=청주 SBS)에서 아나운서로 데뷔하였고 이후 TBS 교통방송(TV제작부), YTN RADIO(95.4MHz), 국방홍보원(96.7MHz)에서 아나운서로 근무하였습니다. 국방홍보원 재직 시절 ‘국방뉴스’, ‘우리 부대 이야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에 대해 관심이 생겼습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드레스덴 선언에서 ‘통일은 대박론’을 언급한 이후 언론사에서 북한학이 핫한 영역으로 떠오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북한학이 ‘블루오션’이라는 생각에 북한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2. 논문 주제를 선정하게 된 이유와, 논문을 통해 독자들에게 꼭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에 평화의 꽃이 피던 때, 우리나라 각계 기업들은 북한에 진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비 전략과 방안을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롯데그룹도 그러한 기업 중 하나였고 저는 롯데그룹의 평양 진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롯데유통팀에서 저에게 평양사람들의 한 달 소득이 얼마인지 물었고 그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탈북자 면접을 실시하다가 평양에 빈부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러한 빈부격차가 평양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북한 전역으로 연구를 확산하여 북한 전체 빈부격차 즉 지니계수를 구해보자고 생각하였고 탈북자 300명가량을 만나 소득불평등 정도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박사학위논문에 담았습니다.

 

3.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너무나 많았습니다. 일단 제 논문은 선행연구가 거의 없는 다소 독특한 주제입니다. 이유는 북한에서 1960년대 이후 통계를 발표하지 않아 북한의 소득에 대해 추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용감하게 북한의 통계를 직접 만들어보자고 호기롭게 결심하고 탈북자를 300명가량 직접 만나 한 가계의 소득을 일일이 알아보았습니다. 

 북한은 공식경제영역과 비공식경제영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공식경제영역에서 아직도 PDS(공공분배)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북한 사람의 소득이라 하면 비공식경제영역(종합시장 등)의 화폐소득도 알아야 하지만 현물소득도 함께 고려해야 정확한 소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물소득은 당시 물가 기준으로 일일이 화폐소득으로 환산하기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논문에는 화폐소득만 담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북중 접경 지역 출신의 탈북자가 대다수여서 내륙지역 출신의 탈북자 등을 거의 만날 수 없었던 점, 탈북자와의 언어 차이, 문화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4. 논문쓰기를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석사논문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박사논문은 향후 자신의 업무 및 전문성과 직결되어 있으며 여러분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연구소에 가거나, 정책기관에 가거나 어디를 가든지 입사 면접 시 박사논문으로 발표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모두가 주제 선정부터 시작해 논문 탈고까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도서관도 제대로 못 가고, 자료 찾기도 쉽지 않고, 인터뷰 같은 대면면접을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올 겁니다. 논문을 마치고 나면 당신은 그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가 될 것입니다. 

 

 

<목차>

제 1 장 서 론

제 1 절 연구배경 및 목적

제 2 절 선행연구 검토

제 3 절 연구내용 및 방법

 

제 2 장 이론적 고찰

제 1 절 고전적 사회주의 하의 소득 불평등

제 2 절 경제성장 초기단계의 불평등도 증가

제 3 절 체제전환과정에서의 변화

제 4 절 변수정의 및 북한에의 적용

제 5 절 소득 불평등 개념 및 측정도구

 

제 3 장 김정은 시대 경제정책과 소득수준

제 1 절 소득 불평등의 발단

제 2 절 김정은 시대 경제정책

제 3 절 북한주민의 소득수준 평가

 

제 4 장 북한 가계소득의 정량적 분석

제 1 절 인구통계학적 분석

제 2 절 북한 가계의 소득수준

제 3 절 소득 불평등도 비교분석

제 4 절 북한주민의 소비수준

 

제 5 장 북한 가계소득의 정성적 분석

제 1 절 조사대상자의 인적사항

제 2 절 지역별 소득원의 특징

제 3 절 경제적 계층 분화

제 4 절 소득축적의 불안정성

 

제 6 장 소득 불평등 추정결과 및 전망

 

제 7 장 결 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