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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심상정이 사라졌다 본문
심상정이 사라졌다
지난 1월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에 심상정 후보가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닷새간 칩거에 들어갔다. 후보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많은 이들의 심 후보의 사퇴 가능성을 점쳤고, 또 어떤 이들은 진보 정당의 소용(所用)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뒤늦게나마 열띠게 분석했다. 어쩌면 대선기간 동안 심 후보가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시기가 이 닷새간의 칩거 기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심 후보는 메이저 후보라고 말할 수는 없더라도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아 단단한 고정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던 만큼, 최근의 부진은 그의 옛 동지였던 86세대 유권자층이 민주당으로 옮겨간 데서 원인을 찾아야 할 듯하다.
촛불 정국과 장미 대선을 통과하여 20대 대선까지 오는 과정에서, 노회찬을 잃은 정의당은 86세대 유권자층에게 점차 외면받고 있는 데 반해 박원순과 조국을 잃은 민주당에는 86세대가 더욱 결집하는 이유가 궁금해진 것은 이 때문이다. 86세대가 보수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넘어가기엔, 내가 보아온 86세대는 여전히 너무나 열정적이고 가끔은 나에게 왜 그렇게 시니컬하게 구냐고 잔소리를 하기도 하는 것이다. 가령 80년대에 페미니즘을 배운 어머니는 지금도 나보다 여성 문제를 중시하지만, 그에 반해 성소수자 문제에는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데 이를 과연 보수화나 전향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만을 염두에 둔 것이라 객관성을 담보하기는 어렵지만, 이전까지 정의당을 지지하다가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게 된 86세대들의 경우 이재명 후보의 출신 계급을 꽤 중시하는 듯했다. 20·30 중에는 이재명 후보가 ‘소년공’ 출신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86세대들은 이 후보의 가난하고 힘겨웠던 어린 시절의 일화를 속속들이 알고 있고, 민주당 내부에서 이 후보와 대립하는 정치인들은 엘리티즘에 입각해 ‘소년공’ 출신 후보를 배척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86세대가 변했기 때문에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지하는 것일 테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정의당이야말로 ‘예전과 달라졌다’고 볼 수 있겠는데, 그 저변에는 류호정 의원이 국회에 원피스를 입고 참석하거나 장혜영 의원이 정치인의 ‘외눈’ 발언을 비판했던 일 등이 모두 본질을 흐리는 피상적 행동이라는 판단이 깔린 듯하다. 이러한 인식은 더 나아가 정의당이 이제 노동 의제를 다루지 않는다는 오해와 대중 정당 노선을 포기했다는 비판, 정의당을 지지하는 청년 세대들에게 거대 담론이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쉬이 이어졌다. 발언들에서는 쉽지 않은 변화를 감행한 정의당을 폄하하려는 의도보다는, 그러한 정치 의제를 내세우는 이유를 정말 이해하지 못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심 후보가 대선 토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2차 가해에 관한 사과를 받아내고, 마무리 발언의 마지막 1분을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할애한 결단이 ‘대중적’ 지지를 받기는 앞으로도 요원할 듯하다. 하지만 당신이 사라지지 않고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켜주어서 참 든든했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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