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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위대한 사진 한 장과 기억의 노래- (김재엽 작·연출, 2024.10.26.~11.3.,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김향 (연극평론가, 호서대 교수) 어지러운 시기에 우리에게 역사적 인식이란 무엇인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3시간짜리 역사극이 공연되었다. 조선의용군 분대장 출신 소설가 김학철의 자서전(보리출판사, 2022)을 동명의 제목으로 연극화한 이 그 작품이다. 이 연극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40명의 등장인물을 11명의 배우들이 1인 다역으로 연기하는 대작이기도 했다. 1928년 그가 12살이던 유년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해 19살에 항일운동을 하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가고 조선민족혁명당 당원으로 투쟁하다 중일전쟁 발발 후 조선의용대의 분대장이 되어 싸우다 투옥되어 고초를 겪고 1945년 해방과 더불어..
오래되고, 지혜롭고, 큰 존재를 잃기 전에.심혜린(과학칼럼니스트) 누구나 나이가 든다. 인간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비인간 동물과 식물은 물론이고 효모와 같은 세포 수준의 생명체까지 모두가 노화를 겪는다. 그래서일까, 철학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노화에 관해 탐구해왔다. 그러나 ‘노화’라는 단어를 들으면 긍정적인 감상보다는 신체의 구조적·기능적 쇠퇴나 죽음 등 부정적인 감상을 떠올리기 쉽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서 노화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자동 완성되는 ‘노화 방지’라는 키워드, 노화란 ‘나이를 먹으면서 정신적, 신체적 기능이 약화되는 현상’이라는 사전 검색 결과, 안티에이징에 대한 무수히 많은 광고와 기사 사이에서 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는 답을 찾아야 한다. 반드시. 세상이 시끄럽다고 말하기도 입 아픈 요즘이다. 한 국가의 대표가 권력의 무게를 가벼이 여기며 여론을 조작하고 권력을 사유화하는 것도 모자라, 그것을 ‘순진하고 모질지 못한 탓’이라며 감싸는 기만적인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차별과 억압을 ‘자유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라는 가면으로 가려왔던 바다 너머의 먼 나라는, 소수자들을 더욱 억압할 것을 공개적으로 예고하며 이제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흉내 내는 최소한의 양심조차 사라진 듯하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아니, 제대로 가고 있던 적이 있기는 했던가. 세상을 향한 분노가 인간에 대한 환멸과 좌절까지 가기 전에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이런 세상 속에서 나는 왜 인문학의 길을 택했던가.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