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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20대 여성현상’을 논하다 본문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20대 여성 현상’을 논하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오세훈의 서울시장 당선과 ‘이대남’ 현상부터 이준석의 국민의힘 당대표 취임과 ‘집게손’ 논란, 안산 선수 페미니스트 논란까지. 하나만으로도 놀라울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는 동안 내 마음속 사설 주제도 몇 번이나 바뀌었는지 모르겠다. 충격적인 변화는 정치권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기술 발전을 몇 년이나 앞당겼다고들 하는데, 여태껏 화려한 독수리 타자 기술을 선보이는 우리 아버지도 줌(zoom)만큼은 어렵지 않게 쓰시니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다. 게다가 줌이야 익숙해진 지 오래되었다지만 최근 한 대학에서는 메타버스(Metaverse) 입학식을 열었다는 소식은 새삼 또 생경하다. 소꿉놀이나 의사놀이할 때 갖고 놀던 완구 ‘콩순이’ 시리즈가 요즘에는 ‘콩순이 코딩 컴퓨터’로 바뀌었다는 소식 다음으로 놀랍달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 사이에서는 콩순이 코딩 컴퓨터를 살 것인가, 뽀로로 코딩 컴퓨터를 살 것인가가 최대 난제라고 하니 이쯤 되면 늦었지만 나도 하나 장만해야 하나 싶다. 콩순이 코딩 컴퓨터에 놀라서 할 말은 아니지만,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SF 드라마 <이어즈 앤 이어즈>(2019)의 세계가 멀지 않았다는 느낌마저 든다.
가속화되는 시대의 흐름에 나도 모르게 ‘이 모든 게 다 지나갈 일이오’하는 달관의 자세가 튀어나오지만, 그래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현재의 당면한 문제들에 집중해보려 한다. 이대남들이 온·오프라인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그들이 소위 ‘정치 세력’으로 급부상한 건 지난 4월에 있었던 재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한다. 전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이 모두 더민당 소속이었던 만큼 더민당은 두 자리를 다 방어해야 겨우 본전인 상황이었지만 결국 두 자리 모두 국민의힘에 내주고야 말았다. 더민당의 사정은 제쳐두고 서울 시민인 내 입장에서도 초기엔 ‘젠더 선거’라고까지 이름 붙었던 보궐선거에 오세훈이 나타나자 ‘웬 오세훈?’하고 말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싶더니 덜컥 그가 당선되고 만 것이다. 정치권은 이 반전에 가까운 결과의 주요 원인으로 이대남들의 여당 심판론을 제기했고 온갖 언론과 방송에서 앞다투어 신흥 정치 세력인 이대남의 심리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할 말은 많지만 각설하고, 일련의 상황들에서 가장 불만스럽게 여겨졌던 것은 당시 보궐선거에서 가장 진보적인 투표 성향을 보였던 2~30대 여성들에 대해서는 그 어떤 논평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최근 -시사IN-과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기획한 “20대 여자 그들은 누구인가”(시사IN 제728호)가 더더욱 반갑다. 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은 무려 40%가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가장 선호하는 정치 집단은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차별 금지와 다양성을 우선하는 세력’(32.1%)이라고 응답하는 등 뚜렷한 정치 성향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들은 성소수자 집단에 가장 우호적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페미니즘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라는 문항에는 37.6%만이 긍정적으로 답하는 등 복합적인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20대 여성 당사자들은 일찌감치 정치적 주체로서 자각한 반면, 한국 사회는 여전히 그들을 주요 정치 집단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성소수자 문제를 ‘젊은이들 이야기’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와 같은 대대적인 인식 조사가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특히 ‘정부 개입의 최소화’를 선호하는 20대 남성과 ‘사회적 소수자 차별 금지와 다양성 존중’을 가장 선호한 20대 여성 간의 괴리는 한국 사회의 정치적 이념 지향이 점차 진보·보수의 프레임으로는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는데, 과연 ‘이대남’으로 과다대표된 20대들을 타겟으로 부랴부랴 청년 정책을 쏟아내는 정치권이 앞으로는 어떠한 행보를 이어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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