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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등록금 인상에 대한 단상 본문
등록금 인상에 대한 단상
어느 대학원생
지난 2년의 세월을 돌이켜보면 대학원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등록금으로 유지되는 강의실과 연구실 대신 집과 카페를 오가며 강의를 듣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열람실은 단축 운영되었고, 그나마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속에서 전체 좌석의 절반만이 배정 가능한 좌석으로 지정되었다. 교정을 거닐어보아도, 잠시 교정을 벗어나서 안암동 일대를 거닐어보아도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상황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 체감되었다. 그럼에도 바뀌지 않던 것이 있다면 등록금고지서에 찍히던 등록금의 액수였다. 그러다 드디어 그 등록금의 액수가 바뀌었다. 그동안 대학원 운영을 100%로 진행하지 못하던 상황을 감안하면 2년 동안 등록금이 초과 납부됐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 해석을 바탕으로 생각하면 대학본부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늦게나마 대학본부에서 통 큰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대학본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022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예년과 같이 대학본부가 원하던 결과대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며, 2월 14일 등록금고지서를 뽑았다. 인문ㆍ사회계 기준으로 4,964,000원. 작년에 비해 1.6% 인상된 금액이 찍혀 나왔다.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외국인 학부 신입생과 재학생도 각각 7%와 3% 인상되었다고 한다. 그나마 선심 쓰듯이 대학본부는 내국인 학부생의 등록금만큼은 동결시켰다고 한다. 기왕 인상된 등록금이면 대학본부에서 이를 잘 활용하여 대학원생들에게 쾌적한 연구환경을 제공할 것이라 믿고 싶으나 이전까지의 모습 속으로 보자면 의문이 든다.
피부에 직접 와 닿는 냉·난방부터 살펴보자. 본교의 많은 건물들에서는 여전히 중앙조절방식의 냉·난방이 이루어지고 있다. 외부의 온도와 실제 공간의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냉·난방은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담당 직원의 전화기만을 불태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 연구공간은 어떠한가. 인문·사회계 대학원생들은 몇 안 되는 연구공간 내 자리를 얻지 못하면 열람실과 열람실을 전전하며 다니는 처지에 몰린다. 그나마 열람실 중 한 곳은 리모델링을 완료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또한, 크게 홍보하며 만든 SK미래관의 캐럴은 정작 다른 열람실과 비교할 때 현저히 이른 오후 6시에 나가게 하여 저녁 시간대 다시 새로운 공간을 찾아 떠나는 여정으로 대학원생을 내몬다. 실내 온도도 조절하지 못하고 정해진 공간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대학원생은 등록금을 내는 순간만 학교의 주인이자 구성원이 되고, 그 이후에는 눈치 보며 살아가는 존재가 된다.
사실 등록금의 인상은 필요한 조치일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대학원 운영이 100%로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빠져나가는 경상비는 그대로일 것이라 실질적으로 지출은 줄어든 부분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에 비해 수입이 들어올만한 지점은 없어서 수입은 감소할 것이고, 물가상승률에 따라 대학원생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수많은 교직원들의 인건비도 상승하였을 것이다. 또한, 대학원생의 연구에 있어서 필수적인 학술 데이터베이스는 매년 구독료를 인상하고 있어 올해는 어떤 저널이 계속 구독 목록에 남아있고, 어떤 저널이 사라졌는지 살펴야 한다. 비대면 방식이라도 계속해서 강의를 듣고 세미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회의 플랫폼 회사로부터 라이선스를 구입해야 하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지출도 있을 것이다. 다만, 결국 대학원은 미래의 연구역량인 대학원생을 한 명의 연구자로 키워내는 공간이다. 이러한 점을 망각한 채 대학원생을 위한 기본적인 부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등록금 인상에 여러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은 변명으로만 받아들여질 뿐이다.
결국 등록금 인상을 대학원생들에게 설득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대학을 둘러싼 제반조건의 강조보다 대학원생을 대하는 대학본부의 태도이다. 대학원생은 학부보다 높아진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학문에 대한 열정 속에서 연구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대학원이라는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등록금이 진정으로 합리적으로 책정되어 대학원생의 연구환경이 양호해지는 것이 대학원생에게 눈에 들어올 정도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원생이 현재 연구를 하는데 있어서 어떠한 불편이 있는지를 귀담아 듣고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는 조치를 취하는 대학본부의 모습이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겉으로 나타나는 대학원의 위상에만 급급한 것이 아닌 실제 개별 대학원생에게 필요한 정책을 펼치고자 하는 대학본부의 의지 역시 있어야 한다. 어쩌면 사회를 모르고 연구실에만 있는 순진한 대학원생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대학원은 한명 한명의 대학원생이 있어서 존재하는 곳이기에 대학본부는 통보의 대상이 아닌 진지한 설득의 대상으로서 대학원생에게 현재의 등록금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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