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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어느 대학원생A의 생활 본문
어느 대학원생A의 생활
어느 대학원생
몇 년 전의 봄, 대학원생A는 학문에 대한 열정과 막연한 기대를 품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가 꿈꾸던 대학원 생활은 본인의 연구실에서 연구에만 집중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입학과 동시에 대학원생A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연구실이 있는 몇몇 이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인문사회계 대학원생은 개인 연구실이 아닌 열람실을 전전하는 보부상이 될 뿐이었다. 대학원도서관, 중앙광장의 논작실, 백주년기념관 열람실 등 매일 자리가 있는 열람실을 전전해야만 했다. 더욱이 오래된 시설과 중앙제어 냉난방은 그마저 있는 열람실을 기피하게 하였다. 그래도 앉아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음에 감사한 삶을 살던 중, 코로나19로 인해 이용 공간과 시간은 더욱 축소되었다. 근자에 학교는 대학원생 열람실을 확충 및 리모델링하여 대학원생들에게 보다 나은 연구공간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새롭게 개관한 교내 열람실은 과연 괜찮을까?
BK21 사업을 통해 새 단장을 한 대학원도서관의 경우, 외관상으로는 쾌적한 환경임을 과시하였다. 그러나 재개관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천장 패널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불행중 다행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보수공사를 이유로 대학원도서관은 다시 문을 닫았고, 지난 2월 28일에서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리모델링을 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에서 우리는 언제 다시 머리 위에 패널이 떨어져 다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은 채 생활해야 한다. 대학원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원우에게 “선물로 안전모를 사줄까?”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하면서 말이다. 또 SK미래관 대학원생 캐럴은 관리상의 이유로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에만 개방된다. 긴 시간 수업을 하는 대학원 특성상 수업이 있는 날은 사실상 SK미래관 캐럴을 사용할 수 없다. 이처럼 새롭게 개관한 열람실은 과연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인가?
또한 ‘무항산(無恒産)이면 무항심(無恒心)’이라는 맹자의 말처럼 연구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계가 보장되어야 한다. 대학원생A는 과정생 시절, 장학금과 조교 활동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수료생의 신분으로는 대다수의 장학금과 조교의 대상자가 되지 않는다. BK사업단이 있는 학과는 다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과의 경우 수료생이 장학금을 받을 길은 요원하다. 물론 학교에서는 수료생을 대상으로 여러 장학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제도를 많은 학생이 누릴 수 있을까? 현재 일반대학원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면 수료생이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은 대부분 논문 실적을 필요로 한다. 아직 학계에 자신의 연구성과를 내지 못한 석사 수료생은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생활비를 마련해야 한다. 석사 수료생인 대학원생A는 생계를 위해 프로젝트나 사업의 연구보조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어제는 예산처리, 오늘은 자료조사, 내일은 회의 준비를 하고 기습적으로 배분되는 추가 업무들. 이와 같은 생활은 쳇바퀴처럼 반복된다. 일을 하다보면 본인의 연구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은 현격히 줄어든다. 그렇게 밤낮으로 업무에 시달려도 한 달에 받는 임금이라곤 고작 40만 원 안팎이다. 2022년 1인 가구 최저생계비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중위소득의 60%인 1,166,887원이다. 그러나 하나의 프로젝트에 참여해서는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않기 때문에 제2, 제3의 프로젝트 및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어야 한다. 따라서 연구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일을 하게 되었지만 공부는 뒷전이 된다. 목적을 잃은 상황에 대해 선배들에게 상의하면, 선배들 때에는 돈을 받지 않고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기에 돈을 받는 것에 감사하게 여기라고 한다. 과연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다시금 자괴감이 든다. 또한 지도교수님이나 선배들의 프로젝트 참여 권유를 거절할 경우 발생할 여러 불이익이 두려워 강제로 참여하는 많은 대학원생A도 있다. 과연 우리는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상황에 처한 많은 대학원생A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많은 연구공간의 확충과 장학금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반복되는 열람실 문제와 장학금 문제는 늘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과연 학교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교 당국은 2022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토대로 대학원생 등록금을 인상하였다. 인문사회계를 기준으로 작년에 비해 1.6%가 인상된 4,964,000원이었다. 과정은 어찌 되었든 학교 측에서 등록금을 인상한 대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기를 바랐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늘따라 일반대학원 홈페이지에 적혀져 있는 ‘지성을 양성하는 고려대학교 대학원’, ‘연구를 통한 교육’을 지향한다는 문구가 허상처럼 보인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환경에서 연구하고, 지성을 함양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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