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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일제시기 조선인 체육 단체의 스포츠 문화운동 본문
한국사학과 박사학위논문
한국사학과 한국근현대사 전공
임동현 박사
논문 요약 :
이 논문은 조선인 체육단체가 전개했던 스포츠 문화운동을 분석하여 일제시기 근대 문화 건설 과정에서 나타난 성격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조선인 체육단체들은 조선총독부의 영향력을 벗어나 조선인들의 전국대회를 개최하고자 노력했으며, 자신들의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전국적 중앙기구를 창설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식민지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서 전국대회 개최와 전국적 중앙기구 창설은 실현되지 못하였다. 이처럼 일제시기 조선인들이 식민권력의 영향력이 미치는 합법적인 영역에서 독자적인 문화 활동을 전개하고자 노력했다는 사실을 검증하였다.
제1장에서는 일제시기 대표적인 체육단체인 조선체육회 창립 주체의 성격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서 개항기의 스포츠 수용과 1910년대 스포츠 활동을 성격을 분석하였다. 조선체육회 창립은 일본 유학생들이 주도하였고, 사립학교 관계자를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하였다. 이들은 해외 유학을 통해서 근대 문화를 습득한 중산층 이상의 엘리트들이었다. 조선인 엘리트들은 서구 문화인 스포츠를 통한 근대 문화 건설과 사회적 명성 획득을 목표로 조선체육회 창립에 참여했다.
제2장에서는 1920년대 초반 조선체육회의 임원진 구성과 활동을 살펴보았다. 1920~1924년 조선체육회 운영은 경성 사립학교 교장들이 주도하였다. 사립학교 교장들이 조선체육회 운영을 주도한 이유는 당시 스포츠가 조선인을 근대적 주체로 만들기 위한 체육의 수단으로 활용되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초기 조선체육회는 전조선대회에서 발생하는 분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지도력의 한계를 나타냈고, 전조선대회 참가팀도 경성 지역에 국한되는 한계를 보였다.
제3장에서는 1920년대 중반 조선총독부의 스포츠 정책과 지역체육단체의 창립 과정을 살펴보고 조선체육회가 진행한 전국적 중앙기구로의 개편 시도를 검토하였다. 1920년대 중반 조선총독부는 조선인들의 스포츠 활동을 자신들의 영향력 하에 두고자 하였다. 하지만 조선총독부의 의도와 달리 조선인들의 독자적인 스포츠 활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근대 문화 건설을 위한 스포츠 문화운동의 실천으로 각 지역체육단체가 창립되었고, 스포츠 활동의 민족적 성격이 강조되면서 스포츠 대중화가 진행되었다.
한편 조선체육회는 조선총독부의 정책 변화와 지역 체육단체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서 전국적 중앙기구로 재편을 시도했다. 하지만 조선체육회 중심의 중앙집권적인 방식으로 지방예선대회와 지부설치가 실패하였다. 이후 조선체육회는 단체이사제도를 실시하여 조직을 개편하고 전조선종합경기대회를 실시해서 ‘중앙’으로서 위상과 권위를 확보하고자 했다.
제4장에서는 1930년대 조선인 체육단체의 체육단체 통일운동, 조선총독부의 스포츠 통제 정책의 강화와 조선인 체육단체의 해산 과정을 살펴보았다. 1930년대 조선인 엘리트는 공설운동장 설치와 지역 체육단체 간의 통일기관 건설 등 지역 단위에서 스포츠 문화운동의 기반을 강화했다. 조선체육회는 지역체육단체의 통일기관 건설과 조선총독부의 스포츠 통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 체육단체 통일운동을 기획했다. 하지만 조선체육회는 지역체육단체를 통합할 힘과 권위가 부족했고, 지역체육단체들은 지역단위를 넘어서는 전국적인 조직을 건설하지 못했다. 체육단체 통일운동은 실현되지 못하고 기획 단계에서 좌초되었다.
한편 조선총독부는 1930년대부터 스포츠 활동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를 강화했다. ‘야구통제령’, ‘축구통제령’과 같은 ‘스포츠 통제령’을 실시하였고, 스포츠 통제기구 설치를 진행하였다. 통제기구 정비를 마친 조선총독부는 1938년부터 조선인 체육단체의 해산과 병합을 진행했고, 1938년 7월 조선체육회가 해산되었다.
조선총독부의 스포츠 통제정책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조선인 엘리트는 별다른 저항의 방법을 찾지 못했다. 조선인 엘리트들은 스포츠 통제정책에 저항할 수 있는 통일된 조직을 건설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통일 조직 건설 실패는 대규모 자본과 행정조직의 뒷받침이 필요했던 스포츠 문화운동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 때문이었다. 이후 조선인의 스포츠 활동은 식민지배정책에 편입되어 그 활동을 이어갔지만 조선인들의 근대 문화 건설을 위한 독자적인 스포츠 문화운동은 종식되었다.
인터뷰 :
(1) 해당 전공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역사학에 대한 관심은 고등학교 때부터 있었습니다. 한국사학과로 진학한 이후에는 학회 활동을 하면서 역사학에 대한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당시에는 주로 탈민족주의, 탈식민주의와 같은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이 유행하면서 역사학의 다양한 주제에서 활발하게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공부를 계속하던 저는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고 그 동안의 공부를 돌아보고 연구 주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저는 민족형성(Nation Building)에 대한 문제의식을 구체화하게 되었고, 민족형성이라는 연구 주제를 풀어가기 위해서 민족문제가 가장 치열하게 고민되었던 일제시기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 논문 주제를 선정하시게 된 이유와, 논문을 통해 독자들에게 꼭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원래 석사 논문은 조선어학회의 철자법 통일운동을 주제로 민족어 형성에 관해서 작성했습니다. 그 다음 논문도 사회주의 문학가들의 민족어 인식을 다루었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진행할수록 지식인들의 담론만을 연구한다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실제로 일반 대중들의 삶에서 진행된 민족형성 과정을 연구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하던 중에 간도 지역 체육 활동에 관한 사료를 접하게 되면서 민족정체성 형성에 큰 역할을 했던 스포츠라는 주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스포츠는 광범위한 대중문화인 동시에 기획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수용자의 반응을 살펴보는데 있어서도 효과적인 연구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본 논문에서 독자 여러분들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했던 것은 합법적 영역에서 전개되었던 식민지시기 스포츠 활동이 단순히 식민권력의 지배 수단으로만 활용된 것이 아니었고, 조선인들이 능동적으로 자신들의 독자적인 활동영역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는 점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서 조선인들의 독자적인 정체성이 형성·유지되어갔다는 점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3)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제가 연구 주제로 선택한 ‘스포츠’라는 소재는 한국사에서는 낯선 소재입니다. 그래서 우선 개념 정리부터 어려웠습니다. 스포츠는 명확한 개념 정의가 어려운 용어입니다. 시기와 나라마다 각기 다른 개념 정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체육, 운동경기와 다른 스포츠의 명확한 개념을 정의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자료 문제였습니다. 일제시기 주요한 쟁점에서 스포츠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료집이나 선학들의 연구도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식민지 시기 스포츠 활동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신문과 잡지 등에서 단편 기사들을 모두 긁어모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기사들에서 확인되는 단편적인 활동과 스포츠에 대한 간략한 인식 등을 정리하여 구체적인 상을 확립하는데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말 그대로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제일 힘이 들었습니다.
(4) 논문 쓰기를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논문을 쓰는 과정은 너무나 외롭고 힘든 과정입니다. 이 괴로운 여정에서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같이 공부를 했던 선배, 후배, 동기들이었습니다. 단순히 감정적인 위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공부는 혼자서 하지만 논문은 같이 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좋은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남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입니다. 맨 처음 논문 발표를 했을 때 선후배, 동기들이 지적한 사항들이 결국 마지막까지 해결해야했던 쟁점으로 남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해결할 수 있는가가 좋은 논문을 쓰는 갈림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논문 목차:
서론
제1절 문제제기
제2절 연구대상
제3절 연구사 검토
제4절 구성과 자료소개
제1장 ‘조선인 엘리트’의 조선체육회 창립과 스포츠 문화운동
제1절 개항기 사립학교 중심의 스포츠 수용과 조선총독부의 스포츠 억압
1. 병식체조 중심의 학교체육과 과외활동으로 스포츠 수용
2. 조선총독부의 ‘충량한 신민’ 육성과 조선인 스포츠 활동 제한
제2절 스포츠를 통한 근대 문화 건설 모색과 조선체육회 창립
1. 일본유학생과 사립학교 관계자 중심의 조선체육회 창립
2. ‘조선인 엘리트’의 스포츠 문화운동 참여와 성격
제2장 경성 중심의 조선체육회 운영과 한계(1920~1924)
제1절 조선총독부의 체육 정책을 우회한 조선인 스포츠 활동
1. 경성 사립중등학교의 영향력이 확대된 임원진 변화
2. 근대 주체 형성의 수단으로써 스포츠
제2절 스포츠 지도기관의 한계를 드러낸 ‘전조선대회’ 개최
1. ‘전조선대회’의 분규와 조선체육회의 지도력 한계
2. ‘지역대회’를 넘어서지 못한 ‘전조선대회’
제3장 전국적 스포츠 활동을 위한 중앙기구 건설 시도(1924~1929)
제1절 조선인 스포츠 활동의 전국화와 대중화
1. 학교와 체육단체를 매개로 한 조선총독부의 스포츠 활용 정책
2. 지역별 체육단체의 건립과 스포츠 활동 전개
3. 스포츠 대중화와 민족적 성격 강조
제2절 전국적 중앙기구 건설 시도와 한계
1. 임원진 구성의 확대와 지역적 한계 극복 시도
2. 지역체육단체 조직화와 ‘지방예선대회’ 개최 및 지부 설치
3. ‘중앙’ 위상 확립을 위한 단체이사제도와 종합경기대회 개최
제4장 조선인 체육단체 통일운동 실패와 체육단체 해산(1930~1938)
제1절 지역 스포츠 활동의 기반 강화와 전국적 체육단체 통일운동 시도
1. 공설운동장 설치와 조선인 엘리트의 위상 강화
2. 지역별 체육단체 통합과 전국적 체육단체 통일운동 실패
제2절 조선총독부의 스포츠 통제 강화와 ‘독자적인’ 스포츠 활동 중단
1. 조선총독부의 직접적 통제 정책, ‘스포츠 통제령’
2. 스포츠 통제 기구 설치와 조선인 체육단체의 해산
결론
'4면 > 고대 아카데미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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