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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엘리트 학생선수의 집단 따돌림(bullying) 경험에 대한 셀프 내러티브 탐구 본문
엘리트 학생선수의 집단 따돌림(bullying) 경험에 대한 셀프 내러티브 탐구
전선영
체육학과 체육학전공
1. 목차
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연구문제
3. 용어의 정의
Ⅱ. 이론적 배경
1. 집단 따돌림(bullying)
1) 정의
2) 원인
3) 유형 및 역할
4) 영향력
2. 스포츠에서의 집단 따돌림
1) 원인
2) 유형
3) 영향력
Ⅲ. 연구방법
1. 셀프 내러티브의 적용
2. 셀프 내러티브의 이해
3. 연구절차
4. 자료 수집
5. 자료 분석 및 해석
6. 자료의 진실성
Ⅳ. 이야기 하기
1. 처음 튕겨본 농구공: 주황색 둥근 공과의 만남
1) 둘째 언니의 선물: ‘농구화’ 대신 신은 첫 ‘비비화’
2) 가까워진 친구: 친해진 주황색 농구공
3) 첫 합숙 훈련: 캠핑장 같은 합숙소
2. 익숙해진 농구공: 최우수 선수상 수상
1) 각양각색의 친구들: 괴롭힘에서의 잠재적 방어자
2) 아무도 모르는 사각지대: 5분의 점심시간
3) 두 갈래 길: 진로 선택의 고민
3. 놓아버린 농구공: 잊지 못할 나의 20살
1) 유니버시아드 국가대표: 입촌한 태릉 선수촌
2) 1997년 그해 여름: 처음으로 인지한 집단 따돌림
3) 유학의 삶: 떠나버린 한국
4. 새롭게 다가온 농구공: 다시 꾼 나의 꿈
1) 한국 국가대표 의무트레이너의 삶: 다르게 보이는 집단 따돌림
2) 외국인 학교에서의 농구: 다시 튕긴 농구공
3) 교육자로서의 농구, 스포츠 인권강의
Ⅴ. 다시 이야기하기
1. 멀뚱멀뚱 바라만 보는 ‘방관자’
1) 군대 같은 운동부와 사육장 같은 합숙소가 만들어낸 ‘고립효과’
2) 학습권 침해와 집단 따돌림 예방 교육의 부재
2. 주춤주춤 망설이게 만드는 ‘잠재적 방어자’
1) 서열 문화로 길들여지는 가스 라이팅
2) 엘리트 양성체계가 만들어 낸 승리지상주의
3. 터벅터벅 어두운 터널 속을 걷는 ‘피해자’
1) 소통할 수 없는 운동부 구조
2) 집단 따돌림 피해 경험에서의 중도탈락
4. 뚜벅뚜벅 묵묵히 걷는 ‘방어자’
1) 타인을 포용할 수 있는 학생선수
2) 집단 따돌림 예방 가이드라인의 필요
Ⅵ. 이야기를 마치며
2. 논문 내용
“학생선수 J는 1997년도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97' 하계 유니버시아드 농구 국가대표 선수가 되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라는 타이들은 얻었지만, 대학 소속 팀으로 복귀한 후 국가대표가 되었다는 이유로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되었고, 모든 것이 악몽으로 바뀌어 버렸다. 집단 따돌림은 운동의 전 과정에 걸쳐 일어났다. 학생선수 J는 언제나 혼자였다. 특히 락커룸과 숙소는 감독님이 확인할 수 없는 사각지대로 집단 따돌림이 더욱 심한 위험한 공간이었다. 학생선수 J는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못했고,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 학생선수 J는 오랜 시간 고통을 받아야 했으며, 끝내 운동을 그만두고 한국을 떠났다. 학생선수 J에게 있어 운동을 그만둔다는 것은 자살과도 같은 의미였다.”
-1997년 연구자의 사례-
본 연구는 엘리트 학생선수의 집단 따돌림 경험에 대한 셀프 내러티브 탐구이다. 본 연구의 연구자이자 연구 참여자인 필자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학교 운동부에 합류하게 되었다. 운동부에 합류하고 본격적으로 스포츠에 입문하며 중·고·대학생 때까지 운동하는 공간에서 다양한 사건들을 경험하게 되었고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에 연구에서는 필자가 경험한 집단 따돌림에서의 역할 및 피해 경험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운동부 안에서 왜 집단 따돌림의 표적이 되었는지를 살펴보며 그러한 대상이 존재하는 운동부의 구조를 파악하는데 우선적인 목적이 있다. ‘이야기 하기’ 단계에서는 연구자가 학생선수로 활동하면서 운동부 팀 내에서 겪은 집단 따돌림 경험에서의 역할과 피해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연구자가 운동을 하면서 겪은 집단 따돌림은 23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2020년도 6월 철인 3종 경기의 유망주 선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했고,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2020년 7월 프로 배구선수 또한 세상을 등지는 비보가 전해졌다. 스포츠 현장에서의 집단 따돌림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발생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연구들과 스포츠 현장을 개선하고자 하는 스포츠 정책의 과제는 폭력·성폭력 근절 및 학습권 보장에 집중되어 있다. 집단 따돌림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긴밀하고 교묘해지며 양상이 변하고 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집단 따돌림은 수면 위로 쉽게 떠 오르지 않는다. 연구자가 학생선수 시절 속해 있던 운동부 팀 내의 관계적 삶과 그 시·공간에서의 경험한 집단 따돌림과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집단 따돌림 피해 경험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 하고자 했다. '다시 이야기 하기' 단계에서는 이야기 단계에서 일어났던 사건에 담긴 의미를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미시적 관점에서는 필자가 시기별로 과거 운동부 안에서 집단 따돌림에서의 방관자, 잠재적 방어자, 피해자, 방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통해 지금 현재의 스포츠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내부자적 관점으로 회상함으로써 이야기를 재구성하고자 한다. 거시적 관점에서는 필자가 운동부 구성원이 되면서 시·공간에서 일어났던 사건 속에 어떤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되었는지와 어떤 결정적인 사건의 계기로 삶의 전부였던 운동을 그만두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운동부의 구조적인 문제와 제도적인 문제를 외부자의 관점으로 구체적으로 서술하고자 했다. 스포츠 현장에서는 지도자와 선수, 동료 선수, 선후배 사이에서 발생하는 가혹행위 및 폭력·성폭력 문제들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며, 이러한 문제들을 근절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지속 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현장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되짚어 봐야 할 시점이며, 문제 발생 후 사후처방이 아닌 사전 예방이 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3. 저자 인터뷰
1. 해당 전공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13년 석사 학위(체육교육전공)를 취득한 후 박사과정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석사 과정 때 일과 학업을 동시에 하다 보니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만약 박사과정을 시작한다면 학업에만 전념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양자택일의 순간이 왔다고 생각하니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 외국인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조직의 구조와 복지, 규모, 근무환경, 시설 등 직무 만족도가 매우 높은 상태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국적을 가진 학생들, 동료 선생님들과 매일 웃으며 소통하는 것이 매우 행복했고, 서로를 존중하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 학교 문화는 제 삶의 원동력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늘 학업에 대한 열정은 채워지지 않았고 ‘교수’가 되고 싶다는, 막연했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꿈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고 학교 현장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포츠·체육 교육에 관심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2. 논문주제선정 이유, 논문을 통해 독자에게 꼭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
박사과정을 시작한 2016년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주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을 때 지도교수님께서 제가 운동을 했을 때의 경험을 주제로 하는 것은 어떤지 제안해주셨습니다. 박사과정을 시작하자마자 처음 준비하는 발표였기 때문에 심적으로 부담이 매우 컸습니다.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던 저의 경험을 주제로 발표한다는 것에 만감이 교차하기 시작했고 선뜻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로부터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고 운동부를 그만두고 한국을 떠나기로 선택을 했을 때 운동했던 모든 기억을 지워버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랜 고민 끝에 한 번쯤 용기를 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고 20년이 지난 저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박사학위 논문까지 이어온 것 같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일들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스포츠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와 같은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논문을 통해 엘리트 스포츠 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스포츠 현장 개선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3. 논문 쓰는 과정에서의 어려움
제 논문 연구 주제는 제가 운동부에 합류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힘들었던 기억을 회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선수 시절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체력훈련을 했을 때, 신체활동으로 인한 체력적인 고통은 참을 수 있었지만, 집단 따돌림으로 받은 마음의 고통은 잊기가 어려웠습니다. 가족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오랜 시간이 흘러 저의 아팠던 20살을 마주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논문을 통해 배우자, 지인, 친구, 부모님이 아시고 슬퍼하시지는 않을지에 대한 걱정과 어떤 말을 꺼내면서 논문을 건네야 하는지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했습니다.
4. 논문 쓰기를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첫째로, 학위논문을 쓴다는 것은 그 자체로 험난한 길을 가는 경험입니다. 신체적·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생기겠지만 그 산을 넘으면 훌쩍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로, 학위과정을 하면서 일과 학업을 동시에 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논문의 주제를 선정하고 논문을 쓰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실무경험을 쌓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학위 취득에 우선순위를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학위를 취득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자격증이 부여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논문을 작성하다 보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겠지만 자신을 믿고 끝까지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정리: 김연광 기자 dusrhkd99@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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