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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조선 후기 고전소설 속 여성 영웅의 소설사적 의미 : 여성의 삶에 대한 인식을 중심으로 본문

4면/고대 아카데미아

조선 후기 고전소설 속 여성 영웅의 소설사적 의미 : 여성의 삶에 대한 인식을 중심으로

알 수 없는 사용자 2023. 6. 27. 22:06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 논문

김태영 국어국문학과 고전문학 전공

 

논문 목차

 

제1장. 서론

1. 연구 목적 및 문제 제기

2. 선행 연구 검토

3. 연구 방향 및 연구 대상

 

제2장. 여성 영웅 인물의 여성인식 형상화 양상 

1. <이형경전> : 여성의 삶에 대한 거부

1) 인물 형상화의 특징

(1) 가문을 계승하는 남성의 삶 희구

(2) 시묘살이를 책임지는 장자의 역할 수행

(3) 대외적 인정 및 입신양명의 추구

2) 서사전개의 특성

(1) 주변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여도 거부

(2) 주변 인물의 개입을 통한 여성 복귀 추동과 거부의 지속

 

2. <부장양문록> : 여성의 삶에 대한 번민

1) 인물 형상화의 특징

(1) 규중(閨中) 여성의 삶에 대한 회의

(2) 영웅 및 남성의 삶 실현에 따른 번민

2) 서사전개의 특징

(1) 주변 인물을 통해 표출되는 여성의 삶에 대한 번민

(2) 주변 인물의 여성 복귀 개입과 번민의 심화

 

3. <하진양문록> : 여성의 삶에 대한 선택적 수용

1) 인물 형상화의 특징

(1) 가문을 수호하는 초월적 존재

(2) 영웅으로서 활약하는 여식(女息)의 형상

2) 서사전개의 특징

(1) 이중적 성격의 초월계 인물 개입과 선계 체험

(2) 여성으로의 삶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촉발하는 결연자의 개입

(3) 주변 인물의 배치를 통한 여성으로의 복귀

 

4. <화정선행록> : 여성의 삶에 대한 탈주

1) 인물 형상화의 특징

(1) 천상계 존재로서 자신의 모습 확인

(2) 탈속하여 활약하는 도인의 형상

2) 서사전개의 특징

(1) 결연자의 개입을 통한 탈속 의지의 실현

(2) 주변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강화되는 탈속 의지

(3) 주변 인물과의 마찰에 따른 여성 삶으로부터의 분리

 

제3장. 여성 영웅 인물의 여성 인식 구현의 효과

1. 여성 영웅 인물을 통한 다채로운 여성 인식의 실증

2. 여성 의식의 표출을 통한 가부장권과의 대립

 

제4장. 여성 영웅 인물의 여성인식과 소설사적 의미

1. 사건 직조에 따른 서사 문법의 다양화

2. 여성 영웅 일대기 구조의 다변화

 

제5장. 결론

 

<논문요약>

 

이 논문은 여성 영웅 인물이 스스로의 ‘여성됨’을 인식하는 양상과 이러한 자기 인식이 서사 속에서 구현되는 방식에 주목했다. 그리하여 각 작품에서 드러나는 여성의 자기인식이 서사 구조 내부에서 어떠한 차이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해서 검토했다.

지금까지 연구들은 여성영웅소설을 ‘영웅소설’의 하위유형에 위치시킨 뒤 장르적 전형성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여성 영웅 주인공의 주체적 성격에 주로 무게를 두고 분류됐다. 특히 여성의 자기인식과 관련해서는 여성영웅소설의 이념성과 관련하여 한정적으로 논의되거나, 혹은 개별 작품론의 수준에서 언급되었을 뿐이었다. 물론 이러한 특징은 작품 연구의 기본이며 작품을 심도 있게 살펴보는 데 중요하게 기여했지만, 한편으로는 작품의 유형적 성격이나 서사 형태에 치중하여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 영웅 인물이 보여주는 다양한 형상과 내면 의식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간과해버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여성 영웅 인물이 스스로의 ‘여성됨’을 인식하는 양상과 이러한 자기 인식이 서사 속에서 구현되는 방식을 밝히고자 했다.

먼저 여성 영웅 주인공이 서사 내에서 스스로 여성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여성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중심으로 작품별 특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여성 영웅 인물의 자기 인식이 두드러지는 작품인 <이형경전>, <부장양문록>, <하진양문록>, <화정선행록>을 대표작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작품에 형상화된 여성 영웅 인물의 양상 및 자기 인식이 드러나는 서사들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여성의 삶에 대한 주인공의 태도는 주변 인물들의 개입과 맞물려 사건을 형성하면서 여성으로서의 인식을 극대화하여 보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형경전>의 이형경을 통해서는 ‘여성의 삶에 대한 거부’, <부장양문록>의 장벽계를 통해서는 ‘여성의 삶에 대한 번민’, <하진양문록>의 하옥주를 통해서는 ‘여성의 삶에 대한 선택적 수용’, <화정선행록>의 충효혜를 통해서는 ‘여성의 삶에서의 탈주’라는 여성 인식을 보여주었고 이들은 여성 영웅 인물들이 여성으로서의 자기 인식을 어떻게 하는지 밝혀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여성 영웅 인물들의 존재는 여성 영웅 주인공이 보여주는 영웅적 활약상을 중심으로 해석되어왔던 여성영웅소설의 분석 시각을 여주인공의 인식을 기준으로 새롭게 분석해보는 시각을 제시했다. 

여성인식을 드러내는 여성영웅 주인공들은 조선후기 소설사의 전개에서 소설사적 의의를 드러내고 있는데, 기존 여성 영웅 서사의 서사 구조를 계승하면서도 그 속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삶을 인식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아울러 주변 인물들과 새로운 사건들을 형성하여 작품의 구조를 확대하는 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사 기법을 창출하여 서사 문법 장르의 넘나듦을 구현하였다. 이로써 조선후기 소설사의 전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여성 영웅 인물이 등장하는 서사를 분류할 때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되었던 영웅의 일생 구조를 기준으로 주인공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추어 주체적인 의식을 해석하기보다는 영웅적 성격을 가진 여주인공이 스스로 여성에 삶에 대해 고민하는 양상을 세분화하여 이를 여성 인물을 해석하는 새로운 유형 기준으로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 인식을 구현하는 여성 영웅 인물의 존재를 밝힌 본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인터뷰>

 

(1) 해당 전공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학부 과정 때 고전문학과 관련한 전공과목들을 접하게 되면서 고전소설에 대한 흥미가 생겼습니다. 특히 은사님께서 고전문학과 매체를 접목시키거나 고전소설을 재창작하는 실습을 수업 중에 진행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한국의 고전소설 작품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을 느꼈고, 관심이 커졌습니다. 당시 꿈은 방송작가였는데 고전소설을 매체와 접목시키는 작업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고전문학에 대해 더 공부를 하면서 향후 창작작업을 병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대학원을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한 이후에는 그간 여러 고전서사들을 접하고 새롭게 알아가게 되면서 한국의 고전서사가 가진 의미를 밝혀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고 더 나아가 매체로 발전시켜 그 가치를 밝히고 두드러지게 하려면 학문적으로 먼저 기본이 탄탄해야 한다는 생각에 박사과정 또한 고전서사 전공을 선택하여 꾸준히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그간 해온 고전서사의 연구와 더불어 다양한 매체로의 확장 가능성을 밝혀보고 싶습니다.          

 

(2) 논문 주제를 선정하시게 된 이유와, 논문을 통해 독자들에게 꼭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       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조선 후기 고전소설 작품의 경우 서사 양식을 통해 서사의 성격과 그 작품들이 가진 각각의 매력들을 구분할 수 있지만 인물들이 드러내는 양상을 통해 밝혀볼 수 있는 새로운 지점들이 많다는 점이 또 하나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고전소설 속에서 남장을 통해 남성이 되어 남성의 삶을 살면서도 여성으로 돌아가 여성의 삶을 사는 모습을 구현하는 여성영웅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여성영웅 인물들이 다양한 양식의 고전서사에 개입하여 드러내는 변별점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스스로가 여성임을 인지하고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에 대한 지점은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이 가진 대외적 역할에 대한 고민 및 문제의식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에 깊이 공감하여 논문을 통해 그 지점을 밝히고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서사 속 여성영웅 인물들이 스스로를 여성이라 인식하는 과정과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대해 어떤 고민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는지 집중적으로 살피고 그 의미에 대해 밝히고자 노력하였습니다.       

 

 

 (3)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논문 주제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을 해왔지만, 막상 학위논문으로 발전시키려고 하니 논의하고 싶었던 주제를 논문을 접하는 사람들도 납득하고 수긍하게 하도록 하는 작업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조선 후기 고전소설이 보여주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여성 영웅 인물을 중심으로 한 궤에 묶고 여기서 더 나아가 여성인식을 살펴본다는 작업이 어려웠고, 이를 해결 하기 위해 작품마다 서사들을 더욱 꼼꼼히 읽고 서사 흐름 중심의 서술 대신 여성 인물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그 인식을 서술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작품마다 이본이 다양한 만큼 여성인식이 잘 드러나는 이본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시간이 꽤 걸린다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새로운 부분을 찾았을 때 성취감이 정말 컸습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완성하느라 중간중간 고비가 있었지만 완성해 냈을 때 조선 후기 소설 작품에서 보여주는 여성인식을 학계에서 함께 공유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대감도 컸습니다. 

 

 

 (4) 논문 쓰기를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학위논문이라는 무게감은 그 자체만으로 부담이되고 자기 자신이 해낼 수 있을까하는 막연함을 가지게 되는 것이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감정들을 함께 공부하는 동학들과 공유하고 아울러 자신이 관심있는 주제들을 동학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적인 세미나가 아니더라도 함께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때도 자신이 관심있었던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과정들이 쌓이게 되면 논문으로 논의를 펼치는 과정에서 생각도 정리가 많이 되고, 주제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학들의 지지와 응원, 할 수 있다는 격려들은 논문을 완성하는 데에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그리고 지도교수님과도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서 틈틈이 논문 주제에 대해 상의하는 것도 논문을 완성하는데 원동력이 되므로 논문을 작성하는 동안 지도교수님과 잘 소통하시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교수님이 해주셨던 당시의 조언이 막혔던 논의들을 해결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