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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어디선가 날아온 원소의 기원을 찾아서 본문
어디선가 날아온 원소의 기원을 찾아서
심혜린
과학칼럼니스트
생명은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인류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여전히 우리는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가 살아가는 우주를 탐구하는 중이다.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많은 가설과 논쟁이 존재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수소, 탄소, 질소, 산소와 같은 휘발성 원소 (volatile elements) 가 존재하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휘발성 원소들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지금과 같은 행성 시스템을 형성하게 된 것일까? 수성, 금성 지구와 같은 지구형 행성(terrestrial planets)에서 휘발성 원소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환경을 조성했는지는 여전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휘발성 물질의 기원과 이러한 물질들이 행성에 축적된 시기가 행성의 생명 거주 가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한다.
태양계는 약 45억 6,700만여 년 전 발생한 중력 붕괴(gravitational collapse)로부터 시작했다. 거대한 분자 구름이 중력에 의해 중심부로 수축하는 현상이 발생하여 30AU가 넘는 가스와 먼지로 구성된 원반 형태의 성운이 형성되었다. 이를 원시태양성운(protosolar nebula, PSN)이라 한다. 원시태양성운은 약 99%의 가스와 1%의 먼지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이로부터 초기의 행성들이 형성되었다. 원시 소행성이나 혜성을 통해 이러한 초기 행성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시 소행성이나 지구형 행성의 대기에서 관찰되는 휘발성 물질의 종류나 동위원소의 조성은 PSN의 구성 성분과 크게 다르다. 이는 곧 지구형 행성을 구성하는 휘발성 원소가 변형 없이 PSN에서 직접 전달되었을 가능성이 작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즉, 휘발성 원소가 PSN이 아닌 외부로부터 유래했거나, PSN과 유사했던 구성 성분이 변화하는 과정을 거쳐왔다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한 가설과 시나리오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최초의 행성체는 난류를 형성한 기체의 흐름을 따라 떠다니던 작은 먼지 입자가 이 흐름에서 벗어날 만한 크기로 성장해, 한 위치에 정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으리라 추정된다. 이때 먼지 입자의 표면에 얼음과 유기물이 존재하면 다른 입자들이 달라붙을 확률이 높아져, 서로 가까워진 입자들 사이의 반발력에 의해 뭉쳐져 있던 입자가 다시 쪼개지는 반발 장벽(bouncing barrier) 현상을 극복하는 데 유리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먼지 입자가 데시미터(0.1m) 수준으로 성장하면 H, C, N 등을 포함하는 상을 효율적으로 행성 내부로 융합시킬 수 있게 된다.
초기 태양계에서 H, C, N 등의 원소는 행성 내에서 얼음과 유기물, 탄화물 등 주변과 다른 형태의 상(phase)을 형성하며 분포했다. 초기 태양계의 H, C, N 등의 운반 및 존재 형태는 PSN의 물리화학적 상태에 영향을 받아 변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온도가 휘발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상의 형성 및 분포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태양계 내에서 온도는 태양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감소한다. 이때 얼음이 응결되어 성장하는 소행성에 합쳐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낮은 온도인 150~170K 이하로 온도가 충분히 낮아지는 기점을 스노우 라인(snow line)이라 칭한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유기물은 물보다 열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더 높은 온도인 약 350~450K에서도 안정적인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스노우 라인 보다 안쪽에는 물은 증기 상태로 존재하지만, 유기물은 안정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이 영역의 경계를 타르 라인(tar line)이라 한다. 타르 라인보다 더 태양과 가까운 영역에서는 유기물 역시 증기 상태로 존재해 C/O 비율이 높아지고, 환원 반응이 우세하게 일어나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렇게 유기물과 환원된 형태로 존재하게 된 질화물이나 흑연 등은 스노우 라인 안쪽에서 형성되는 미행성체(planetesimal)에 휘발성 물질을 제공하는 소스로 작용했다. 또한, 태양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온도가 낮아지며 산화 반응이 우세한 환경이 구축되었는데, 이러한 산화 환원 조건 및 온도가 H, C, N을 포함하는 운반체의 안정성 및 행성에 이러한 물질이 합쳐지는 과정의 효율성을 좌우했다.
원시 태양계에서 초기에 형성된 행성이 어떤 방식으로 휘발성 원소를 얻었는지를 탐구하는 데 있어 운석의 구성 성분 분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서 언급한 내용을 바탕으로 운석의 성분 분석을 통해 운석의 모체가 형성된 위치를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 스노우 라인 안쪽의, 환원 반응이 우세한 영역에서 형성된 행성체는 수소가 거의 없지만 탄소와 질소가 많이 포함된 환원상의 물질로 구성된다. 이를 엔스타타이트 콘드라이트(Enstatite chondraite, EC)라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탄소질 콘드라이트(carbonaceous chondrite, CC)는 스노우 라인 너머에서 형성되어, 수화된 규산물 및 유기물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다. 휘발성 물질의 함량이 EC와 CC의 중간 정도를 나타내는 운석을 일반 콘드라이트(Ordinary chondrite, OC)라 부르며, EC와 OC를 통칭 비탄소질 콘드라이트(non-carbonaceous chondrite, NC)라 한다. 현재 과학자들은 NC형 운석과 CC형 운석이 각각 태양계의 내부와 외부에서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구 맨틀 깊은 곳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구 역시 NC 유형 물질을 바탕으로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행성의 강착(accretion) 단계 역시 휘발성 물질의 조성과 축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강착이란 초기의 작은 미행성체가 완전한 형태의 행성체로 성장하는 과정을 말한다. 강착 과정에 대해 크게 두 가지 가설이 존재하는데, 첫째는 킬로미터 사이즈의 행성 간 충돌을 통해 행성이 성장했다는 가설이다. 상대적으로 최근에 제안된 두 번째 가설은 킬로미터 크기의 행성이 근처의 작은 덩어리들을 끌어당겨 흡수한다는 가설이다. 이를 자갈 강착(pebble accretion)이라 한다. 자갈 강착 과정은 행성 형성 초기에 급속하게 발생하는데, 연구자들은 이 과정에서 마그마 바다가 형성되어 열로 인해 상당히 많은 휘발성 물질이 손상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마그마 바다가 형성되어 있던 시기 중력에 의해 밀도 높은 대기가 맨틀로 포획되었을 경우, 행성의 맨틀 내 깊은 곳에서 휘발성 물질이 보존될 수 있다. 지구 맨틀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구상에서는 맨틀 내에서 PSN에 가장 풍부한 두 가지 비활성 기체인 헬륨과 네온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특히 네온의 동위원소 비율이 여타 운석에서 관찰된 비율보다 현저히 높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지구가 형성되는 동안 중력에 의해 PSN 가스가 유입되었음을 뜻한다. 또한, 상부 맨틀에서는 네온 동위원소 비율이 운석에서 확인되는 값의 범위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PSN이 분산된 이후에도 운석 등으로부터 헬륨과 네온이 지구로 유입되었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 한편 지상의 C, N, H 동위원소 구성이 PSN과 크게 다르다는 사실은 지구에서 지상을 구성하는 휘발성 물질에는 PSN이 그다지 기여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소행성 강착은 행성 형성의 마지막 단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행성 강착 과정에서 행성은 소행성의 휘발성 물질을 공급받을 수도 있으며, 충돌 과정에서의 대기 손실로 휘발성 물질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소행성 강착 과정에서 행성 내 포함된 휘발성 물질의 양과 비율이 변동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구 맨틀의 분석을 통해 지구 강착의 후기 단계에는 CC 유형 물질이 30~60%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CC에는 NC 에 비해 일반적으로 물이 풍부하며, C와 N 역시 대체로 풍부하기 때문에, CC의 강착은 지구에 상당한 양의 휘발성 물질을 공급했을 가능성이 있다. 얼음과 유기물이 풍부한 혜성 역시 지구에 물을 공급했을 공급원으로 제안되고 있으나, 혜성의 얼음에 존재하는 수소 동위원소 비율(D/H)이 일반적으로 지구의 육상, 해양에서 관찰되는 값보다 높아 이에 관련된 내용은 여전히 많은 부분이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무엇이 지구를 이토록 풍부한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는가? 우리는 여전히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하여 아주 작은 미생물부터 드넓은 우주에 이르기까지 광활한 영역에 걸친 여행을 하고 있다. 스스로에 대한 탐구로도, 혹은 미지의 생태계에 대한 탐구로도 확장될 수 있는 이 여정은 과연 어디로 도달하게 될까.
[참고 문헌]
Broadley, M.W., Bekaert, D.V., Piani, L. et al. Nature 611, 245–255 (2022).
Bermingham, K. R., Füri, E., Lodders, K. & Marty, B. Space Sci. Rev. 216, 133 (2020).
Williams, C. D. & Mukhopadhyay, S. Nature 565, 78–8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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