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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고혈압 환자의 식습관과 의료비 지출패턴 분석 본문

4면/고대 아카데미아

고혈압 환자의 식습관과 의료비 지출패턴 분석

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2020. 9. 6. 16:11

식품자원경제학과 응용경제학 전공 원진기

1. 논문 소개

 본 연구는 고혈압 환자의 행동을 분석한 연구로써 고혈압 진단기준을 활용하여 식습관과 의료서비스 이용 패턴을 분석하고자 했다. 식습관 분석을 위해서 국민건강영양자료를 활용하였으며, 의료서비스 이용패턴을 분석하기 위해서 전 국민이 가입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맞춤형 DB 자료를 활용하였다. 또한, 그로스만(Grossman)의 건강자본이론을 바탕으로 고혈압 진단기준(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을 활용하여 비교집단과 처치집단을 구분하며, 선택적 편의(Selection Bias)를 완화할 수 있는 회귀불연속설계모형(Regression Discontinuity Design, RDD)을 이용하여 비교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I장과 II장은 연구의 배경과 필요성 및 연구목적, 관련 선행연구를 설명하였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에서 발간한 2019년 심혈관질환 예방관리사업 안내서는 고혈압을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발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고혈압과 심혈관질환에 대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고혈압 기준(수축기 혈압 130mmHg 이상, 이완기 혈압 80mmHg 이상)을 강화하여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새로운 기준의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2020년 현재까지 한국은 기존의 진단기준(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령 인구의 높은 사망률로 고혈압과 같은 기저질환 보유자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혈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생활요법 또는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고혈압은 국내에서 국민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분석해야 할 중요한 연구대상이며, 다양한 관점에서의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생활요법으로 권장되는 식습관과 의료서비스 2가지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III장에서는 이론적 배경과 연구방법에 관해 설명하였다. 본 연구는 의료를 왜 이용하는가에 대한 접근방식으로, 건강과 자본의 개념을 융합한 그로스만의 건강자본이론을 적용하였다. 이에 따르면, 의료에 대한 수요를 직접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한 효용보다 개인이 건강하고자 하는 욕구에 따라 파생되었다. 또한, 그로스만은 건강이라는 개념을 감가상각률이 존재하지만, 식습관·운동·의료서비스 이용 등과 같은 행위를 통하여 획득 가능한 자본이며, 투자가 가능한 투자재로 간주하였다. 동 이론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소비자(환자)의 건강을 위한 투자행위의 일종으로 식습관과 의료서비스 이용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서 비고혈압집단과 고혈압집단으로 구분하였으며, 집단을 구분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선택적 편의를 완화하기 위해서 준 실험설계방법 중 무작위배정 원리를 활용한 회귀불연속설계모형(RDD)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였다.

 

 IV장에서는 고혈압 환자의 식습관을 연구하였다. 식습관 분석에서 주요관심사는 식품영양표시를 사용하는 집단에서 비고혈압환자와 고혈압환자의 식습관 분석이었으며, 식품영양표시 사용 여부, 운동 여부, 성별과 같은 인구 사회학적 요인에 따라 집단을 세분화하여 분석하였다. 주요 결과에서 식품영양표시를 사용할 경우 비고혈압집단과 고혈압집단의 식습관 차이가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식품영양표시 미사용할 경우는 고혈압집단이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있었다. 성별로는 여성 고혈압집단이 식품섭취량이 많은 경향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어서 V장에서는 고혈압 환자의 의료이용 패턴을 연구하였다. 과거 고혈압 진료를 받지 않은 연구대상자를 중심으로, 환자 본인의 혈압 수준을 알게 된 이후 의료를 이용하는 패턴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자신의 혈압 수준을 알게 된 후 고혈압 환자들 중 의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2일가량의 의료를 이용하며 약 71일 분량의 의약품을 처방받았고, 26,751원을 지출하는 경향이 있음을 살펴보았다.

▲혈압관리를 위한 의료서비스 이용행태

 마지막으로 VI장에서는 고혈압 환자의 식습관과 의료비 지출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의료와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논의하며 연구의 결론을 지었다. 생활요법의 경제적 가치를 의료비 지출관점에서 살펴본 결과, 고혈압 진단기준을 미국과 같이 강화 또는 변경할 경우, 병원·산업체·정책입안자·정부는 의약품, 의료이용량, 예산, 취약계층의 의료비 과부담 등의 다양한 부분에 대해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고, 그의 시사점을 서술하였다.

 

2. 저자 인터뷰

 

저자 원진기

 

 

(1) 해당 전공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학부 전공은 경제학이 아닌 생명공학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생명이라는 것이 신비로웠고, 생물 과목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는 생명공학과 관련된 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졸업 후에 바이오 회사에서 근무하며 정부 프로젝트와 과제들을 진행하면서 식품산업과 정책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동 업무를 수행하면서 깊은 지식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낌에 따라 대학원 진학을 결정함과 동시에 다양한 산업을 포괄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식품자원경제학과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생명과 경제학이 융합된 학문을 접한 후 세부 전공을 확정하였습니다.

 

(2) 논문 주제를 선정하시게 된 이유와 논문을 통해 독자들에게 꼭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고혈압과 관련된 선행연구와 주요 이슈들을 통해서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근래 전 세계적으로 고혈압의 진단기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진단기준의 강화가 논의되는 시점에서 의학적인 관점이 아니라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제 연구는 혈압을 관리하기 위해 권장되는 방법 중 의료 및 비의료 2가지 관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의료적인 관점에서 환자들이 자신의 혈압상태를 인지한 후 사용하는 의료서비스 이용량과 비용을 분석하였습니다. 이로써 미국의 고혈압 진단기준(수축기 혈압 중심으로 미국은 130mmHg, 한국은 140mmHg 이상)을 한국에 적용할 경우, 의료기관에서는 단기적으로 증가하게 될 의료이용량과 이에 필요한 의료인을 예측, 산업체에서는 필요한 의약품 수량 등을 준비, 정책입안자 또는 정부는 필요한 예산과 취약계층의 의료비 과부담 등을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비의료적인 관점에서는 일반적인 고혈압 환자들과 비고혈압 환자들의 식습관을 비교하여 부주의한 식습관 행태를 정량화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과도한 식품섭취에 대한 경각심과 부주의한 식습관 행태를 줄일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을 찾고자 했습니다.

 

(3)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글쓰기가 매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좋은 논문이란 선행연구를 찾는 일에서부터 연구와 관련된 주요 정보를 저장·가공·전달하는 것까지 모든 부분의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자면 바로 전달입니다. 아무리 선행연구 자료를 잘 정리하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사회가 필요한 연구를 진행하더라도, 이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결코 좋은 논문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앞에서 거론한 바와 같이, 생명공학 출신으로서 현장실험과 업무지원 등을 위주로 진행하였기 때문에 다른 이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글쓰기 능력이 매우 부족하였습니다. 감사하게도 좋은 지도교수님(식품자원경제학과 한두봉 교수)과 좋은 학과 선배님들(정대희, 남경수 등)을 만나서 이러한 부족한 부분에 대하여 많은 훈련과 세심한 지도를 받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러한 글쓰기는 어렵고 부족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논문 쓰기를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저 스스로도 너무나도 부족한데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조언해드리자면,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그만한 시간을 투자하고 대가를 지불하며 땀을 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과 말로는 쉽게 이야기할 수 있어도 현실에서 이처럼 노력하기란 절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배님들께서 연구실에서 투자한 시간,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 지불한 금액 그리고 그곳에서 흘린 땀과 눈물은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도 도서관 또는 연구실 그리고 학교와 집에서 연구하는 모든 후배님들을 응원합니다. 먼 훗날 사회에서 멋진 연구자가 되어, 서로 만나게 될 그 날을 기대하며 기도하고 기다리겠습니다.

 

■인터뷰/정리: 최서윤 기자 (seoyoon2290@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