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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이승만 정부시기 의사 집단의 보건의료체제 구상과 재편 본문

4면/고대 아카데미아

이승만 정부시기 의사 집단의 보건의료체제 구상과 재편

알 수 없는 사용자 2023. 12. 5. 23:40

이승만 정부시기 의사 집단의 보건의료체제 구상과 재편

 

김진혁 한국사학과 한국근현대사 전공

논문목차

 

 

서론

1절 문제 제기

2절 연구 대상과 주요 개념

3절 연구사 검토와 연구과제

4절 논문 구성과 연구 범위

 

1장 해방 직후 의사 집단의 보건의료행정 참여

1절 보건의료정책 집단 형성의 배경과 성격

1. 조선총독부의 식민지 의료체제 운영과 한계

2. 미군정의 보건의료 정책집단 구성과 역할

 

2절 미군정의 보건의료 정책과 의사 집단의 대응

1. 미군정의 개혁 보류와 보건의료문제 해결 방침

2. 남북 분단과 의료자원 편중 문제의 대두

 

2장 전전 보건의료 확대 추진과 의사 집단의 개입

1절 의사 집단의 체제 재편 구상과 정부의 수용

1. 의사 집단의 보건의료체제 개혁의식과 지향의 수렴

2. 중앙보건행정 재조직과 정부의 의료균점지향

2절 의사 집단의 의료독점 시도와 지역 의료업자 확보 문제

1. ‘의사법제정 시도와 서양의학 중심의 의료체계 재편

2. 한의사 국가 공인 요구와 의사 집단의 위계 인식

 

 

3장 정전후 보건의료체제 재편과 의사 집단의 이해 관철

1절 보건의료 지역 조직 설치와 의료인력 부족 문제

1. 보건진료소의 전국적인 설치와 보건의료체제 구축

2. 군사 동원과 국가 보건의료에 대한 한의학 참여 배제

2절 의사 집단 내 공익·사익 갈등 표출과 정부의 조정

1. 정부의 의료인력 지역 활동 유도와 지역 보건의료주체 공백

2. 정부의 지역보건의료 해결안과 의사 집단의 의료보험 도입 준비

 

결론

 

논문요약

 

본 연구는 1945년 해방 이후부터 1961년까지를 대상으로, 보건의료정책의 핵심주체인 의사 집단의 보건의료문제 인식, 보건의료체제 구상, 다른 종별 의료직에 대한 대응, 기층단위 의사

배치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하며 당대의 보건의료체제 재편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1장은 국가 보건의료정책의 주체로서 의사 집단이 부상하는 과정을 다뤘다. 식민지시기 조선인 의사 집단은 주로 개업의였지만, 그중 일부는 일본의 의료체제 개혁과 같은 의료조합, ‘의료국영화의 구조적인 개혁을 갈망하였다. 해방 이후 의사 집단은 미군정 아래 보건의료정책 집단으로 대거 등장하며 공적 책임을 부여 받았다. 하지만 보건의료 개혁은 실시되지 못하였다. 한시적 통치기구인 미군정은 근본적인 개혁을 유예하였고, 보건의료정책에서도 현상유지를 도모하였다. 그렇지만 미군정기 정책집단으로 진출하였던 의사들은 이후 정부 수립 이후에도 정책 집단으로서 역할을 하였다. 이는 서양의학 중심의 남한 보건의료체제를 만드는 근간이 되었다.

2장은 국가 수립 이후 보건의료문제, 주로 지역 무의면(無醫面) 문제 해결을 위한 구상과 노력을 다뤘다. 미소공동위원회에서 주요 정치·사회단체는 지역 보건의료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의료공제조합, 보건소 11개소 설치 등을 제시하였다. 이는 이후 한국의 지역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할 기본 방향으로 주목을 요한다. 국가 수립 이후 보건행정의 기조는 의료균점으로 모아지며, 의사 11명 배치, 의료이용조합 운영 등이 정책으로 또 한 번 구체화된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보건진료소 설치와 의료이용조합 운영 등 미뤄두었던 여러 보건의료정책이 일시에 현실화되었다. 물론 재원 문제로 원활하지는 못하였지만, 이는 1955년 이후 의사의 지역 배치 논의가 대두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한편 한국전쟁을 거치며 증가한 군의관과 더불어, 1951년 국민의료법으로 공인된 한의사는 여러 지방으로 분산 배치할 수 있는 의료인력이었다. 하지만 한의사는 국가 보건의료의 주체이자, 무의면을 해결하는 존재로 인정받지 못했다. 전후 군대의 규모를 과도하게 유지하면서 군의관도 민간에서 활용되지 못했고, 무의면 문제의 배경인 의료인력 부족이 계속되었다,

3장은 지역보건의료 문제 해결 모색과 직역 갈등을 다뤘다. 1955년 전후 외국 원조 축소, 보건사회부 통합, 보건소법 제정 등으로 보건의료환경은 빠르게 변화하였다. 그리고 농촌경제 붕괴는 무의면 해결이라는 문제를 다시 한번 부상시켰다. 무의면에 배치할 수 있는 이들로 개업의, 한지의사, 신규의사가 있었다. 하지만 농촌 개업은 의사 입장에서 수익의 문제를 발생시켰고 이로 인해 개업의의 자발적 지역 편재가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보건의료정책은 서양의학에 기초하고 있었고 다른 종별 의사집단에 배타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때문에 한지의사는 무의촌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없었다. 한편 신규의사의 양성이 중요했는데, 의학교육의 미국화는 신규의사 집단의 해외 유출로 이어졌다. 결국 지역 보건의료를 책임질 의료 인력의 부족 문제가 지속되었다.

지역 보건의료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보건진료소 확충, 보건소 설치 및 전환, 보건진료소 전환 배치, 장학생 선발과 졸업생 배치, 공의(公醫) 배치 등을 추진하였다. 특히 그중에서도 주요 정책으로 공의 배치가 추진되었고, 1959년에는 300개 무의면만이 남았다고 보고되었다. 하지만 정부는 무의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의사를 포함하는 집계방식으로 바꿨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기에 의사의 지역 배치를 위한 제도 개선이 논의되었고, 그 결과로서 의사 생활 지원 등을 목표로 한 의료보험제도 논의가 등장하게 된다.

본 연구를 통해서 보건의료정책 집단과 의사 집단의 입장을 검토함으로써 보건의료를 해결하기 위한 보건의료정책 집단의 노력이 있었고, 제한적이나마 사회적 합의 또한 존재하였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조정 등이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의료 편중 해결의 지난함은 의사 집단이 보건의료의 양적인 확대를 위해 다른 의료직제를 활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측면에서 노정되었다. 의사 집단은 의료 수준의 질적 향상을 통해 보건의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지향을 추구하였다. 이는 이후 한국 보건의료체제 발전의 방향성으로 나타남으로써 1945~1961년 정부와 의사 집단이 보건의료를 방임하였다는 일면의 평가를 달리 볼 지점을 제공하며, 한국 현대 보건의료체제의 시작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저자 인터뷰

1. 해당 전공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계기는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으로서 역사학이 가진 매력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만났던 국사 선생님은 한국 역사를 가르치며, 학생들에게 열정적이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선생님을 보며 저 자신도 열정적으로 역사를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부 시절에 들었던 학과 수업은 주로 근현대사 세미나 수업이었습니다. 논문을 읽고 토론하면서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한 자신의 관점과 입장을 세우고, 연구자들이 작성한 논문의 행간을 이해하는 과정이 반복되었는데, 쉽지 않았지만 즐거웠습니다. 전공 선택과 대학원 진학은 자연스러웠습니다.

 

 

2. 논문 주제를 선정하시게 된 이유와, 논문을 통해 독자들에게 꼭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오늘날 한국 현대보건의료는 의학 발전에 대한 찬사와 의료공공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극단적으로 엇갈립니다. 코로나 방역에서의 성공과 높은 의학 수준의 성취 그리고 지역에서의 보건의료 공백, 건강보험 운영에서의 공공성 비판 등은 모두 한국 보건의료의 일면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현대 보건의료의 복잡성을 역사 속에서 이해하고자 하였습니다. 연구결과는 결국 한국 현대 보건의료가 질적 차원에서 발전하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해방 이후부터 1961년까지 의료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상황에서 의사 집단이 보건의료를 확대하려는 지향에서 의료공공성논의와 실천을 책임졌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는 의사 집단이 정책 집단이자 정책 대상이기도 하였기에 한계가 분명하였지만, 보건의료의 핵심 주체였던 의사 집단의 공적 책임의식을 기반으로 이뤄졌습니다. 오늘날 보건의료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여 의사 집단을 비롯한 보건의료의 여러 주체들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의료공공성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논의를 해나가기를 바랍니다.

 

 

3.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두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사료(史料)입니다. 다루는 시기에 보건의료와 관련한 시계열적인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웠습니다. BK21플러스 고려대학교 한국사학미래인재양성사업단에서 제공한 중장기 해외연수를 통해서 기본적인 자료를 미국에서 확보하였고, 본격적인 논문 작업을 하는 가운데 일하였던 직장에서 자료를 추가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관점입니다. 새로 찾은 자료를 활용하여 제가 쓴 초고와 선행연구들 사이에서 제 관점을 찾아 다시 종합하는 일에 시간이 많이 필요하였습니다. 다행히 석사 졸업 이후로 참여한 의료역사연구회의 선학·동학이 주었던 제언은 논문을 준비하는 동력원이 되었고, 지도교수님의 학문적 엄정함에 대한 요구는 논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지침이 되었습니다.

 

 

4. 논문 쓰기를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논문 쓰기에 뜸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현대사 연구자가 논문에 필요한 자료를 모두 파악하고 자기 관점을 명확하게 한 후 논문을 쓰는 것은 누구도 누리기 어려운 상황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특히 선행연구가 많이 축적되지 않은 주제라면, 실제 서술하여 논증할 수 있는가가 박사논문 작성에 결정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본인이 처음에 썼던 글을 고쳐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가다듬고 서술의 방향도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