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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한국 청년의 '아픔'에 관한 사회학적 연구 -2000년 이후 불안한 청년 의식의 사회적 기원 본문

4면/고대 아카데미아

한국 청년의 '아픔'에 관한 사회학적 연구 -2000년 이후 불안한 청년 의식의 사회적 기원

알 수 없는 사용자 2023. 11. 7. 20:47

한국 청년의 '아픔'에 관한 사회학적 연구 -2000년 이후 불안한 청년 의식의 사회적 기원

정나리 사회학과 사회학 전공

 

ⓒ 인터뷰이 제공

 

 

<논문 목차>

 

1. 서론

1.1 문제 제기 및 연구 목적

1.2 연구 대상 및 연구 방법

1.3 논문의 구성

2. 이론적 배경

2.1. 세대 사회학의 연구 경향

2.2 사회학에서의 감정 연구

2.3. 이론적 배경

2.4 분석틀

3. IMF 이후 한국 사회의 구조 변동

3.1 외환위기와 대량실업

3.2 가장의 실직과 가족의 해체

3.3 중산층의 몰락과 계층 재구조화

3.4 노동유연화와 고용 양극화

4. 한국 사회의 구조 변동과 청년의 기대 가치

4.1 청년기 발달과업과 일자리의 의미

4.2 안정 욕구와 괜찮은 일자리

4.3 괜찮은 일자리의 선호와 고등교육의 확산

4.4 제한된 일자리 인식

5. 청년 불안의 사회적 기원과 그 변화

5.1 청년 불안의 계층적 기원

5.2 신자유주의적 경쟁과 보편적 박탈

5.3 불평등한 조건과 계층적 박탈

6. 청년 불안의 사회적 기원과 지배 감정

6.1 청년 불안과 지배 감정의 변화

6.2 내인적 불안과 자기 책임론

6.3 외인적 불안과 사회 책임론

7. 2000년대 한국 청년의 아픔에 관한 유형학

7.1 탈락한 청년과 패배적 아픔: 자기 계발과 스펙

7.2 포기한 청년과 염세적 아픔: ‘루저잉여

7.3 경쟁적 청년과 강박적 아픔: 능력주의와 공정가치

7.4 배제된 청년과 원망적 아픔: ‘흙수저이생망

8. 결론

8.1 논문의 요약

8.2 논문의 의의와 한계

 

<논문 요약>

 

이 연구는 2000년 이후 꽤 오랜 기간 한국 사회 청년들이 경험하고 있는 문제들의 근원을 이해하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기 위해 청년의 아픔이라는 감정적 부분에 주목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청년들의 아픔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났고 어떻게 변해갔는지 관찰했으며 청년들의 가치가 무엇이었고 그것이 어떻게 좌절되어 아픔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사회적 기원에 대해 유기적으로 추적하고 유형화했다. 연구를 통해 지난 20년 동안 특정 국면마다 청년의 아픔이 불안의식과 부정적 지배 감정의 형태로 드러났고 그 형상이 시간에 따라 변화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러한 청년의 아픔이 IMF 외환위기라는 유년기의 트라우마적 기층경험에서 비롯된 물질적 가치와 안정이라는 청년들의 기대 가치가 2000년 이후 한국 사회의 구조 변동과 맞물려 청년기 발달의 주요 과업인 일자리 획득 과정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둘러싸고 나타난 상대적 박탈감에서 기인했음을 확인했다. 또한 유형화를 통해 청년의 아픔이 세대 내에서도 저마다 다르게 분화되고 있고, 세대 내 집단들 사이에서 서로 다른 세대 스타일로 발현되고 있으며, 시기에 따라 특정 집단의 아픔이 두드러지게 표출되고 있음을 새롭게 발견했다.

이러한 발견을 토대로 이 연구가 다른 연구들과 구별되는 주요 특징들을 다음과 같이 종합해 볼 수 있다. 첫째, 청년 문제에 주목한 그간의 연구들은 실업, 빈곤, 주거, 부채와 같이 현안을 다루거나 청년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책적 제언에 치우쳐 있는 반면에 본 연구는 청년의 아픔이라는 감정적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의 실타래를 풀어나갔다. 둘째, 대부분의 청년 연구는 특정 상황에서 두드러지는 청년들의 집단적 특징과 세대 현상에 대해서 집중하는데 이 연구는 지난 20여 년 동안 청년들이 경험해온 아픔이 시공간의 켜에서 어떻게 다르게 응집되고 어떤 감정으로 표출되었는지 확인했다. 셋째, 청년 문제를 다룬 많은 연구가 청년 문제의 현상, 원인, 해결 방안을 각각의 주제로 삼아 논의를 펼치고 있는 반면에 이 연구는 청년들의 아픔의 현상을 관찰함과 동시에 그 기원에 대해서 추적했다. 넷째, 청년의 불안과 그 사회적 기원을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형화함으로써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청년의 아픔이라는 대상을 보다 뚜렷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였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공간에 축적된 방대한 텍스트들, 즉 주요 언론사의 뉴스 기사를 이용하여 청년의 아픔을 계량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개인들의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계량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여 기존 세대론 연구나 감정사회학 연구가 가진 방법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연구는 기존의 세대 연구가 쌓아 올린 이론적 유산 위에 새로운 세대 개념과 유형을 제시했고, ‘아픔의 정서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청년세대를 단순히 생물학적 연령 집합이 아닌 유사한 정서를 공유하는 감정 공동체로 환원시켰다. 또 특정 시기에 고유의 집단이 공유한 하나의 감정 체계를 시간의 흐름을 따라 추적함으로써 청년세대라는 세대 집단의 속성과 아픔이라는 감정에 역사성을 부여하려 했다. 본 연구에서 시도하는 청년세대의 아픔에 대한 시계열적 분석은 세대 사회학의 깊이를 더하는데 풍부한 토대를 제공하고 사회변동에 대한 감정사회학의 저변을 확장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 인터뷰>

 

1. 해당 전공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학부, 석사, 박사 모두 사회학을 전공했습니다. 학부 시절 첫 2년 동안 여러 전공을 탐색하고 선택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러 학문 중 사회학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전공을 선택할 무렵 선배들에게 사회학은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데는 많고,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 수 있다.’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었었는데, 제 삶을 돌이켜 생각하니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사회학의 여러 개념과 이론들을 배우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사고의 폭도 깊어지고 삶의 선택지도 풍부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 덕에 공부 중간중간 밥벌이를 위해 전공과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전공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회학적 상상력은 도처에서 발휘될 수 있었고, 사회조사분석의 다양한 방법론들은 실험 설계나 서베이, 데이터 분석 등에 강점이 되었으며, 전공 수업시간에 배운 사회학 지식은 수많은 고민들의 해답을 찾는데 여전히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2. 논문 주제를 선정하시게 된 이유와, 논문을 통해 독자들에게 꼭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제 논문의 주제는 2000년대 한국 청년의 아픔에 관한 사회학적 연구입니다. 제가 박사과정에 입학했을 때 청년문제가 한참 화두였는데요. 당시 청년의 아픔을 응당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아픈 청춘을 위로하던 힐링담론이 청년 개개인이 어쩌지 못하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한다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을 무렵이었습니다. 제가 2000년대 청년들의 아픔에 주목하여 연구하게 된 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아픔이 이전의 청년세대와 달리 그 징후가 스트레스, 우울증을 동반한 정신 질환이나 자살과 같은 매우 걱정스러운 형태들로 표출되고 있고, 지난 20여 년 동안 청년 문제가 실업, 주거, 빈곤을 비롯한 다양하고 광범한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어 왔지만 날로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꽤 오랜 기간 한국 사회 청년들이 경험하고 있는 문제들의 근원을 이해하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기 위해 청년의 아픔이라는 감정적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진단하기 위해서는 청년의 아픔이라는 현상 뒤에 숨겨진 사회적 기원을 시간의 연속성 상에서 추적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청년들의 아픔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났고 어떻게 변해갔는지 관찰했고 청년들의 가치가 무엇이었고 그것이 어떻게 좌절되어 아픔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사회적 기원에 대해 유기적으로 추적하고 유형화했습니다.

 

3.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제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논문 쓰기의 어려움은 크게 연구 자체와 연구를 둘러싼 환경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구 주제가 사회학적으로 다뤄지기 힘든 아픔이라는 추상적 개념에 관한 것이다 보니 관련 레퍼런스를 찾는 것부터 난관이었습니다. 유사한 주제로 연구된 논문이 거의 없어 분석틀을 만들기도 쉽지 않았고 추상적인 개념을 정량화해서 보여줄 수 있도록 분석 데이터의 방법론을 설계하는 것도 어려웠는데요. 무엇보다 연구에 몰두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다 보니 아이도 키우고 생계도 꾸리면서 논문을 써야 했는데요. 부족한 시간을 쪼개서 짬짬이 논문을 쓰다 보니 강인한 체력, 고도의 집중력과 함께 멘탈 관리가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논문 쓰기는 혼자 하는 싸움이라 막막하거나 외로운 데다 현실에 치여 연구에 몰두하기 어려운 상황도 많고, 오랜 시간 연구한 내용을 뒤엎고 다시 시작해야 할 때도 있다 보니 수시로 무너지는 멘탈을 부여잡고 다독이는 시간이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함께 고민해 주시고 격려해주신 지도교수님과 아낌없는 조언을 주셨던 심사위원 선생님들 덕분에 논문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4. 논문 쓰기를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아마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 중 이런저런 사정으로 논문 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랬듯 논문 쓰기 자체의 고달픔도 있고, 당장의 생계 문제도 있을 것이고, 학위를 받은 후 진로도 고민되실 것 같아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는 공부를 굉장히 오래 한 편입니다.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학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는데 학자로 살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여건이 되면 다시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뛰어난 연구자였다면 장학금이나 공부에 몰두할 방법이 있었을 테지만 저는 그런 깜냥은 못되어서 학부와 석사 사이, 석사와 박사 사이, 박사 수료 후 생계와 학자금 마련을 위해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부 입학 후 박사 졸업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요. 비록 오래 걸리긴 했지만, 목표한 기간에 논문을 마무리하게 되었고 결국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감히 논문 쓰기를 앞둔 분들께 저처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느리게 가는 방법도, 시행착오를 거치며 돌아가는 방법도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더 힘내시란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잠시 쉬어가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여러 번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이룰 수 있게 되니까요.

 

인터뷰·정리 정재훈 기자 wjd888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