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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기후 위기는 현재진행형, 대책은 미래진행형? 본문
기후 위기는 현재진행형, 대책은 미래진행형?
이정도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석사과정
세계가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요동치고 있다. 2021년 11월 말 현재 세계적으로 2억 5천만 명 이상이 감염되었고, 500만 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의 시장을 시작으로 창궐한 코로나19바이러스는 세계 각지로 전파되었고, 지역과 국가, 대륙을 넘어 범지구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이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어느덧 우리의 주위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확인되고 있다. 오히려 이제는 마스크 없이 밖에 나가는 일이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만큼 팬데믹은 창궐 이후 우리 일상생활을 제어하는 하나의 요소로 자리하게 되었다.
뉴스나 신문 기사를 통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접촉면이 넓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는 무엇보다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침입하면서 체감되고 있다. 변화된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누구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주위 곳곳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아마도 몸소 체험한 바이러스가 가져다 준 위기감은 그 어떠한 설명보다 이 팬데믹의 상황을 실감나게 전달해주는 매개체일 것이다. 직접 체험하고 경험한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을 통해 우리는 자발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코로나에 대응하고 있다.
한편, 세계가 전염병으로 인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세계는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한 요동치는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지구에 의한 요동이다. 요즈음 뉴스나 신문 기사를 통하여 우리와 자주 대면하는 대상은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은 아니다. 시선을 잠깐만 돌려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자연재해, 유례없는 폭우, 폭염, 폭설 등 지구가 요동치는 상황을 쉽게 그리고 자주 확인할 수 있다. 고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가라앉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구가 요동치는 상황은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구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명확해지고 있는 듯하다.
세계가 직면한 지구의 아우성은 팬데믹 불러일으킨 요동에 비해 그 파급력과 전달력은 아마도 뒤질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지구의 요동인 자연재해, 즉 기후 위기는 코로나19바이러스에 의한 위기감보다 범지구적으로 동일한 위기감을 전달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세계가 동일하게 기후 위기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지구의 요동이 불러일으킨 기후 위기는 아직 코로나19 사태만큼 현재 범지구적으로 일상생활을 직접적으로 제어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기후 위기는 우리에게 상당한 불편함만을 제공할 뿐이지, 전염병만큼의 직접적인 위기감은 조성하지 않는다. 위기감을 몸소 체감하지 못한 기후 위기의 대응은 일상생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만큼의 적극적인 대응과 대비됨이 현실일 것이다.
그러나 기후 위기가 제공하는 불편함은 언제든지 위기감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뉴스나 신문 기사를 통해 전달받는 세계 곳곳의 기후 위기의 장면이 우리에게 도래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매체를 통해 전달받는 기후 위기의 장면이 우리와 같은 지구라는 공간에서 발생하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기후 위기가 불러일으키는 위기감의 대상에는 언제나 우리가 포함되어 있다. 다만 아직 우리의 차례가 아닐 뿐이다. 그 차례가 언제 다가올지는 모르지만, 요즈음 지구가 보내는 메시지의 속도와 빈도를 보건대, 그 차례는 결코 느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기후 위기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은 결코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과 관련하여 열대에 서식하는 박쥐가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인간들이 모여 사는 온대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연구가 제시되었다. 즉, 기후 변화로 인해 박쥐와 인간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좁혀지고, 그러다 보니 박쥐가 가지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될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아직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의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기후와 전염병의 창궐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점이라 생각된다. 기후 위기에 의해 융해된 빙하와 동토층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괜히 분출된 목소리가 아닐 것이다. 기후 위기는 우리가 체감하지 못할 뿐,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의 일상생활과 직면해 있다. 이는 특히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전염병의 창궐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앞으로의 기후 위기는 일상생활에서 그 접촉면적을 더욱 확대할 것이다. 현재 팬데믹이 제공하는 위기감만큼 혹은 그보다 더한 기후 위기가 도래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우리는 자연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며,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방안은 우리가 자연에 속해 있다는 인식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이러한 인식의 기반에서 인간과 자연이 함께 나아가는 공진화(共進化)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결국 세계에서 분출되는 요동의 원인과 대상은 인간이었다. 그러나 결국 요동을 해결할 수 있는 주체도 인간일 것이다.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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