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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너나들이’가 걸어온 1년을 묻다 본문

1면/기획 인터뷰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너나들이’가 걸어온 1년을 묻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2020. 6. 5. 20:43

  역대 최고 투표율로 당선된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제33대 총학생회(이하 원총) ‘너나들이20199월부터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학원생 실태조사와 간식행사, 학술강좌 등 기존사업을 잘 마무리한 것은 물론이고 대학원 연구등록생 제도 신설()’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처해 현행유지라는 값진 성과를 얻어냈다. 설문조사와 과대표자 간담회 등을 발 빠르게 실시하고 다양한 원우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 측과 교섭을 잘 이끌어낸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본지에서는 임기 동안 느꼈을 여러 문제들과 소회에 대해 묻기 위해 지난 두 학기동안 수고해준 원총 너나들이의 임서영 회장과 서유리 부회장을 만났다.

 

인터뷰 중인 너나들이, 임서영 회장(우)과 서유리 부회장(좌)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의 성격과 지향성

  같은 학생회라고 해도 학부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많은 부분에서 성격이 다르다.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어떤 성격의 단체이며, 무엇이 가장 주된 활동이고 어떤 지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선 원총은 학부 총학생회(이하 총학)에 비해 교섭력이 떨어집니다. 연구수료생 등록금과 관련해 학교 측과 면담할 때에도 처음에는 학부 총학인 줄 알고 약속을 잡았다가 원총이라는 것을 확인하자 취소하거나 소극적으로 자세가 바뀌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습니다. 학부 때 학교자치단체에서 활동을 했는데 훨씬 작은 단위였는데도 교수님들께서는 지금보다 더 진지하게 대해주셨던 면이 있습니다. 협상력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기층단위가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학부는 단과대별, 학과별로 학생회가 있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전달할 조직력이 있는데 대학원은 그렇지 않아서 조직적으로 의견을 수합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학교 측에서도 어떤 학과의 대학원 사정에 대해 알고 싶으면 저희와 연락하는 게 아니라 학과 교무부장과 연락하고 결국 수료연구등록금 제도도 그런 절차를 거쳐 만들어졌습니다. 의사결정의 메커니즘 자체가 대학원생을 먼저 고려 대상에 넣지 않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희는 원총이 있다는 것 자체를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SNS 채널을 많이 늘려 적극적으로 알리고 특히 이번에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채널(이하 플친)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대학원생들이 목소리를 낼 창구가 있다는 것을 우선 알아야하니까요.

두 번째로 원총이 학부 총학과 다른 것은 대학원생의 복지에 가장 중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대학원생은 흔히들 등록금을 낼 때는 학생이고, 조교 업무를 할 때는 교수님의 연구보조인력이라고 할 만큼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생회도 없고, 과대표자 회의가 있다는 사실도 다들 잘 모릅니다. 대학원생들의 복지는 사각지대에 놓여있고, 저희로서는 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입니다. 복지라고는 해도 대학원생들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것 자체가 대학원 사회에서는 정치적인 액션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수료연구등록금 제도도 복지문제이지만 동시에 대학원생들이 처해있는 경제 문제와 관련되어 있고, 이에 대한 학교 측과 교수님들의 무지에 항의하는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의 구조적 어려움

  대학원생은 학부생과 달리 사회인과 학생의 중간적 위치에 속한다. 그런 대학원생을 대표해야한다는 점에서 난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하면서 실제로 겪었던 어려움 외에도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고충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아까도 언급했듯 기층단위가 부재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학과와 이야기하고 싶으면 저희도 어쩔 수 없이 교수님들과 연락을 하는데 교수님들이 말씀하시는 것과 학생들이 말하는 것은 정말 다릅니다. 학생들과 직접적으로 연락을 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개인적인 불만사항이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익명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고요. 현재 인권센터에 위원회로 참석하고 있는데 접수 사례의 많은 경우 대학원생들이 차지합니다. 대체로 익명으로 접수를 요구하지만, 징계 대상의 문제 등이 얽혀있는 상태에서 익명을 요구하면 접수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학과마다 기층단위가 있다면 그 단위별로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청구를 하는 것이 가능할 텐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재정 문제도 어렵습니다. 몇 해 전에는 재정적으로 적자가 난 적이 있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지금은 기획국장님들이 예산안을 현명하게 짜주셔서 어느 정도는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다른 학교의 원총들은 만성화된 재정 문제를 겪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는 원우들에게 돌아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학교 측에 대학원에 쓸 예산이 남으면 이 정도를 지원해줄 지 공문을 보내 교비지원을 받습니다. 이번에는 중앙광장의 논문작성실의 연구 환경 건의가 많아 관련한 청소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비지원을 통해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은 문제입니다. 학생회의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굉장히 큽니다. 저희가 요구한 사안을 학교로부터 다 지원받으면 저희가 가지는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권리를 침해당했을 때 학교에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워집니다. 이처럼 재정적 독립도 자체가 정치적 성격을 많이 결정하고, 그래서 복지와 정치가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학생회는 언제든 의지할 수 있는 곳이고, 이번처럼 자기 일과 관련된 사건이 터질 수 있습니다. 학생회비는 정치적 협상력이고, 전적으로 원우들의 복지와 연구 환경 개선을 위해 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회비 내는 것을 적극 부탁드립니다.”

 

대학원 연구등록생 제도 신설 저지를 위한 노력과 성과

  1월에 제안된 이후로 계속해서 논란이 된 대학원 연구등록생 제도의 신설(이하 신설안)을 저지하고 현행을 유지하도록 한 것은 대단한 성과였다. 발 빠르게 설문조사와 간담회를 준비하고 학교 측과 잘 소통한 덕분이다. 소기의 성과를 이루는 데 있어 가장 주효했던 점과 힘들었던 점 등 종합적인 평가는 어떻게 내리고 있는지 궁금했다.

보통 교육부는 대학만 생각하고 지침을 내리고 예산은 그간 같이 묶여 운영이 되었습니다. 대학원은 최근 충원율이 많이 떨어졌고, 대학도 조금 떨어지면서 둘의 예산을 분리하고 부족분을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신설안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저희는 학교 측에 다양한 학생들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양측을 최대한 많이 만나보려고 애썼습니다. 원총의 입지나 교섭력이 약해 약속을 잡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홈페이지의 교수님 연락처를 다 찾아 일일이 연락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총학이 현재 비대위 체제이기 때문에 학내 언론들이 원총이 이 문제를 다루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고, 저희 입장에서는 그 부분을 학교 측에 많이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과대표자 온라인 회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그간 잘 몰랐던 실질적인 이공계학생들의 사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공계 과대표자분께서 구글폼을 만들어주셔서 설문조사를 하는 데 도움도 받았습니다. 이슈가 학생들에게 절박했고 온라인이라는 편의성도 있어 참석비율이 높았고, 다들 활발히 의견을 개진해주었습니다. 그 때 만들어진 채팅방에서 계속 소통을 이어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원총이 하는 일에 학생들이 관심이 없고 각자 바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번에 신설안 문제를 계기로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원총 홈페이지에 응원 댓글도 달리고 페이스북 공유를 통해 본인의 감상을 길게 써주시기도 했습니다.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도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하지만 무기한 연기이기 때문에 시한폭탄을 들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정국이 안정되면 언제 또 터질지 모릅니다. 이에 대비해 다음 학생회에 인수인계를 해야할 것입니다. 재정부족 문제를 들어 이번에는 수료연구생이 아니라 다른 것을 올려 메우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요 사업 취지 및 앞으로의 각오

  총학생회실이 있는 대학원도서관은 인문계 캠퍼스에 있지만 인문계와 이공계를 다 아울러야 하기 때문에 홍보에 많은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지를 통해 주요 사업들의 취지와 골자를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리고, 남은 임기에 대한 각오와 포부는 어떠한가.

  “기층단위가 없는 상태에서의 홍보는 돈이 많이 듭니다. 코로나 정국 하에서는 모든 공지를 플친을 이용했기 때문에 예산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과대표자 온라인회의를 통해 이번 학기에 과대표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고, 특히 이번 학기에 이공계위원장이 세워져 이공계 쪽의 소식을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공계는 사람이 많고 복지도 많이 필요한 공간입니다. 저희도 사업을 할 때에 한 번은 인문계에서 하면 다음 학기에는 자연계에서 하고, 간식행사도 인원대비로 이공계는 두 건물에서 합니다. 이공계 취업박람회나 Lab Times는 이공계 학생들을 위한 사업입니다. Lab Times의 경우, 우수 논문의 게재비를 업체와 저희 측에서 드리고 있습니다. 취업박람회는 저희를 홍보할 수 있는 가장 큰 사업이기도 해서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습니다. 간식행사, 학술강좌 같은 것들을 예전에는 따로 운영했는데 대학원생의 날을 만들어 같은 시즌에 모아서 하고 있습니다. 다이어리나 간식 증정, 대학원생 실태조사 시, 플친으로 고대 원총에 가입하는 걸 필수로 넣어 홍보나 공지에 활용하고 있고 효과가 좋습니다. 학술단체 지원사업의 경우 한 학기에 30팀 정도가 28만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학생회실에는 상비약이 구비되어있고 빔프로젝터 대여도 가능합니다. 대학원도서관 휴게실의 너나들이 작은 카페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차를 마실 수 있는데, 이번에는 티 종류를 더 다양화했습니다.

  이번 학기에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되면서 조교들의 업무가 가중화되었고, 이에 대한 처우와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신설안에 총력을 다하느라 조교장학금 문제에 신경을 많이 못 쓴 것도 사실입니다. 7월이나 8월 중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더 열릴 예정이므로 조교장학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보려고 합니다. 단과대별로 정보를 정확하게 잘 수집해서 학교 측에 대응하고 신설안 문제 역시 임기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영서 기자 youngseo92@korea.ac.kr

윤정인 기자 cherisheep@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