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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해결되지 않은 공간문제, 인문관 내 학생 자치공간 마련 촉구 본문
해결되지 않은 공간문제, 인문관 내 학생 자치공간 마련 촉구
지난달 14일 정경대 후문에서 문과대 학생회(문의:文義)가 주관한 인문관 자치공간 배정에 대한 연서명이 진행되었다. 문과대 학생회를 시작으로 국어국문학과 학생회 등 13개의 학과가 인문관 내부에 학생 자치공간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잇달아 발표하기도 했다. 문과대 소속 학과들이 자치공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오랜 시간 반복되어왔다.
2018년 기존 문과대학의 자치공간이었던 홍보관이 철거되고, 2019년 10월 문과대 소속 학과들의 자치공간은 국제관 어학원동 1층에 있는 임시 공간에 마련되었다. 여러 학과의 학생회실과 동아리실 등이 무리하게 이전하면서, 취약한 방음과 공간의 협소함 등의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었다. 사회학과는 지난 9월 대자보를 통해 가벽을 지어 만든 공간의 열악한 상황을 비판하며 “비오는 날에는 누수가 일어나고, 환기조차 원활히 되지 않아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본래 홍보관이 철거된 자리에는 문과대와 정경대 구성원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지하 3층, 지상 9층 규모의 인문사회관(현 인문관)이 지어질 계획이었다. 이 건물은 홍보관철거 5년 만인 올해 7월, 문과대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되며 ‘인문관’으로 이름을 확정하는 등 구체적인 착공 계획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발표 한 달 전인 지난 6월, 학생사회와 문과대학 학장단 면담 자리에서 학교 측은 지하 1층과 지상 3층으로 협소해진 규모로 인해 인문관에 학생 자치공간이 들어갈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어 문과대 학생회는 인문관 내 학생 자치공간을 보장하라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지속적인 항의를 이어갔지만, 학교는 임시 공간보다 작은 6평 정도의 공간을 학과별로 임의로 배정하는 실효성 없는 대안을 제시하는 등 마땅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를 규탄하는 릴레이 대자보가 발표되었고, 각학과의 대표자들은 “당초 예정에 없던 교수연구실 20개와2층 규모의 공용 라운지”가 들어오면서 학생 자치공간이 배제되었다고 주장했다. 문과대학 학생회는 “라운지의 층고를 줄여 공간을 확보하고 증축 가능한 구조로 인문관을 설계할 것을 요구”했지만, 학교가 이를 미관상의 이유로 거절했다고 밝히며 논란이 커졌다.
학교는 우당교양관과 SK미래관이 설립될 당시에도 이곳에 문과대 학생 자치공간을 배치해 주겠다는 약속을 반복했다. 하지만 공간 배치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때에는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용공간이 더욱 필요하다”라며 번번이 입장을 번복했다. 그러나 본교의 대회협력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문관 건립 목적은 세미나실과 실습실 등 학생자치공간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이에 문과대 학생회 측은 인문관 내 학생 자치공간 미배정이라는 결론에 끝까지 맞설 것을 강조했다. 여러 학과는 공통적으로 학교 측이 자치공간 배치 약속을 이행할 것과 인문관 건립에 대한 세부사항을 알 수 있는 권리 보장할 것 그리고 학생들과의 민주적인 소통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과대 학생사회의 자치공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부유하고 있는 만큼 인문관을 둘러싼 문제에 대한 많은 학생들의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 정재훈 기자 wjd8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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