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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인가 본문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인가
361,000원. 이번 학기 수료연구 등록금 고지서에 찍힌 금액이다. 처음 수료연구등록금을 낼 때는 99,000원이었던 것 같은데, 새삼 학교를 오래 다닌 게 실감 나는 순간이다. 조금 더 열심히 살아서 졸업을 조금만 더 빨리 했더라면 이 아까운 돈을 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는 씁쓸함이 몰려온다. 아니, 아니지. 졸업을 더 빨리했더라도 어차피 더 많은 등록금에, 여전히 명분을 알 수 없는 입학금을 더 빨리 내야 했겠지.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올해 등록금이 정식 안건으로 발의되기도 전에 학교 측은 일방적으로 신입생 등록금을 5% 인상했다고 한다. 학부생과는 달리 ‘고일 대로 고여버린’ 대학원생들이라 등록금을 아무렇게나 올려받겠다고 통보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가 보다. 등록금을 대하는 학교의 태도가, 마치 어렵게 등록금을 마련해서 겨우 학교에 다닐 수 있는 대학원생들의 고통이 당연하다고 선언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비단 액수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매년 등록금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학교 측은 새로운 근거자료와 수치를 들이밀곤 한다. 물가 상승, 전기와 가스요금 폭등…. 그래, 물가 상승을 이해 못 하는 사람은 없을 테다. 그런데 2년 사이에 수료연구 등록금이 4배 가까이 오를 만큼의 문제인가? 한번 그렇다고 쳐주자. 그렇다면 입학금에 등록금에 수료연구 등록금까지, 한 학기에 수백만 원씩 내는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전체 대학원생 인원에 비해 조교 자리는 여전히 턱도 없이 부족하다. 운 좋게 조교자리를 구한다 하더라도 그 자리가 결코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장학금은 언제 지급되는지, 다음 학기에도 이어서 조교일을 할 수 있는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주중에는 대학원생, 주말에는 외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이들이 많다. 물가와 각종 생활요금이 상승했다는 건, 최저임금 언저리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대학원생들의 생활고가 더욱 심화되었다는 뜻이니 말이다. 또 남들은 퇴근한 지 한참 지난 시간까지도 연구실에서, 또 논문 작성실에서 연구를 이어가는 이들은 좋은 논문을 쓰기 위한 머리싸움뿐 아니라 여름에는 숨 막히는 습기와 더위, 그리고 겨울에는 악랄한 추위에도 맞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여전히 부족한 연구공간, 여전히 열악한 연구 환경을 개선해달라는 말은 대체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이 학교에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학생이자, 연구 활동을 통해 학교의 발전을 함께 이끌어가는 연구자들이다. 등록금은 무려 ‘고려대생’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 마땅히 바쳐야 할 비용이 아니라, 교육과 연구 활동의 기회를 보장받아 연구기관으로서 고려대가 지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기여하는 비용이다. 학교가 그토록 자부심을 느끼는 세계 대학 평가 순위와 ‘자랑스러운 고려대’의 명성을 이어가고자 한다면, 그 밑에서 피땀흘려가며 살아가는 수많은 대학원생들의 노고와 가치를 인정하고 대우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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