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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포스트 계엄’ 시대, 어디로 가시겠습니까(Quo vadis)? 본문
‘포스트 계엄’ 시대, 어디로 가시겠습니까(Quo vadis)?
권민성
고려대학교 역사학과 석사과정
12·3 비상계엄 사태(이하 계엄)’가 일어난 지 백여 일이 지났다. 탄핵심판 선고가 차일피일 지연되는 가운데 향후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계엄’ 정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은 그 끝이 임박했음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계엄’을 다각도에서, 그리고 두텁게 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 장차 도래할 ‘계엄’ 이후 한국 사회의 방향과 노선에 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듯 대학원신문 제282호(2025년 3월호)에서는 ‘계엄’ 이후, 이른바 ‘포스트 계엄’ 시대에 한국 사회의 상을 어떻게 새로이 그려나갈지에 대해 주목하였다. 주지하다시피 접두어 ‘포스트(post)’는 사전적으로 ‘~의 후/다음’으로 번역되지만, 학문적으로는 어떤 관념과 상황으로부터의 탈피와 극복, 나아가 해체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포스트 계엄’이란 시간상 ‘계엄’ 이후 한국 사회를 뜻함과 동시에, ‘계엄’으로 표상된 그간 한국 사회 전방위의 권위주의와 부조리에 대한 해체와 극복을 함의하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지점에 방점을 찍고 지난 제282호 기사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권예소라 교수와의 기획 인터뷰가 1면을 장식했다. 해당 인터뷰에서는 현행 정치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이에 따른 대안을 점검 및 제시했다. 이때의 내용은 ‘계엄’ 문제의 구조적 기원을 파악하고 차후의 방향성을 전망하는 데에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한편, 권예소라 교수는 법적, 제도적 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현실 정치의 권력 배분 논의 대신 존중과 타협에 기반한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구시대적 정치 문화의 쇄신을 강조하였다. 결과적으로 권예소라 교수는 다양성 인정을 골자로 하는 ‘포용력 있는 민주주의’를 ‘포스트 계엄’ 시대 이상적인 한국 사회의 상으로 제시했다.
정치 체제의 개편과 정치 문화의 쇄신이 특정 시점과 사건에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정치적 양극화와 대결 구도가 심화하는 ‘계엄’ 이후 현 상황에서 그 사회적 함의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그러나 다소 원론적이고 이상적인 내용인 만큼, 물리적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촉즉발의 현실과는 어느 정도 괴리 역시 느껴진다. 서부지법 습격 사태와 각종 혐오 발언·정치 테러에서 드러나듯, 현재 한국 사회에서 존중과 타협, 다양성과 인정이라는 가치는 무력해 보이기만 하다. 개개인의 이성과 사회상규에 기대어서는 멈추기 어려운 혐오와 배제의 광풍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계속해서 맴돈다.
이어서, 3면은 경상국립대학교 사회학과 권수현 교수와의 인터뷰와 민주노총 이겨레 청년특별위원장의 기고문으로 채워졌다. 전자의 인터뷰에서 권수현 교수는 탄핵집회를 주도한 축으로 2030 여성을 주목하며, 광장에서의 경험에 기반한 여성들의 연대와 정치 세력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한편, 후자의 기고문에서 이겨레 위원장은 ‘계엄’ 정국 속 노동계와 시민사회 간 연대 경험을 언급하며, 타자와의 동일성을 자각하고 적극적인 연대로 나아갈 때 차별을 타파하고 불평등을 철폐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두 글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작성되었지만, ‘포스트 계엄’ 시대의 중요한 지향으로서 연대를 상정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앞서 제기되었던 존중과 타협, 다양성과 인정이라는 가치가 구체화되어 현실에서 발현된 상태가 바로 연대라고 할 수 있겠다. 이때 연대의 확장과 성숙이 곧 상기한 혐오와 배제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특히나, 억압적인 권위주의 정권의 종식은 그간 소외되고 억눌렸던 목소리의 표출로 이어졌다는 역사적 경험은 장차 ‘포스트 계엄’ 시대에 연대의 중요성을 더욱 두드러지게끔 한다.
마지막으로, 7면의 사설에 관해 간략하게 언급하며 결론을 대신하고자 한다. 사설에서는 탄핵 정국 속 분열로 점철된 한국 사회를 조망하며, 현재의 논란을 사회 전방위적인 균열의 소치(所致)이자, 한국 사회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보았다. 결국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화합을 모색할 수 있다는 주장이 사설의 요지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해할 수 없는 ‘상대’와도 끈기를 가지고 대화하고, 이해하고, 숙의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방향을 정하고 노선을 구축해나가는 과정이야말로 ‘포스트 계엄’ 시대의 제일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끝으로 대학원신문 제282호를 통해 대학원생 혹은 연구자로서 ‘포스트 계엄’ 시대 한국 사회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지 그려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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