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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직장인과 대학원생 사이 그 어디쯤 본문
어느 대학원생
아직 대학원 입학 면접 당일의 모습이 생생한데 벌써 대학원생으로서의 첫 학기의 끝이 보인다. 코로나 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이번 학기는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이 병행되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직 대학원 생활에 적응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반 학기정도 진행된 대면수업 덕분에 학교에 가는 것은 자연스러워졌다. 다만 코로나 19는 처음 경험하는 대학원 생활에도 영향을 주었지만, 나의 근무지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는데 일하는 대학원생으로 일과 대학원을 병행하면서 겪은 어려움을 나누어보고자 한다.
대학원은 대학교 학부와는 다르게 지원 여부와 시기 등 많은 부분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누군가는 강력한 동기로 학부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학부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며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는 후자에 해당했다. 학부를 졸업할 즈음, 취직과 대학원 진학을 놓고 고민했지만, 현장경험을 먼저 쌓는 것이 나중에 다시 공부를 하더라도 더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졸업 후에 일을 시작했다. 대학원에 언젠가는 진학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일을 하면서도 대학원 진학을 놓고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런 나에게 2020년은 새로운 도전을 하는 해가 되었다.
일을 하고 있는 만큼 다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도 있었지만 ‘일과 대학원 생활, 모두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있었다. 일을 병행하면서 가장 처음 맞닥뜨린 어려움은 시간표를 짜는 것이었다. 관심분야에 대한 강력한 지적 갈망으로 진학한 대학원이었기에 수강하고 싶은 수업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근무시간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대면 수업으로 안내받긴 하였지만, 학기 중에 대면 수업으로 전환될 경우 또한 고려해야 했다. 집, 직장과 학교 사이의 이동 시간은 물론이고 직장의 중요한 일정과 대학원 수업 일정도 조율해야 했다.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을 때부터 대학원을 우선순위로 풀타임 대학원생이 되는 것 또한 고려하였지만, 가능한 한 일과 병행하고 싶었다. 우여곡절 끝에 직장에서의 일정을 최대한 조정한 결과 시간표를 완성할 수 있었고, 무사히 대학원을 잘 시작할 수 있었다.
직장에서의 배려로 시간표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대학원 생활에 있어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입학하고 싶은 1순위 학교였기에 입학 전 서치를 많이 했으나, 대학원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는 것은 여느 신입생들과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자대가 아니다 보니 대학원 생활이 문제가 아니라 ‘학교’에 대하여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도서관은 어디에 있는지, 수업이 이루어지는 건물은 어디에 있는지 등 학교 지리에 관한 한 학부 신입생과 다를 게 없었다. 감사하게도 학과 선배들과 동기가 개강 전부터 먼저 연락해서 도와주고 학교 투어도 시켜주었지만 미처 다 묻지 못한 궁금한 것들도 있었다. 이런 어려움을 예상했는지 한 선배가 다른 선배들과 친해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역시 일을 하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았다. 약속 당일, 직장에서 코로나로 인한 대책 회의가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모임에 참여하지 못하였다. 인간관계는 학교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것이지만, 대학원 생활은 물론, 학교에 대하여 아는 것이라곤 안암에 학교가 있다는 것밖에 모르는 입장에서 직장생활과 대학원 생활 모두 놓쳐버리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이 되었다.
지금은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학기 초, 선배와의 약속을 잡은 적이 있다. 직장인인 나를 배려해주어 학교에 올 수 있는 날에 ‘정후’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정후’가 뭔지 몰랐던 나는 한참을 고민했다. ‘중도’처럼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쓰이는 말은 바로 알 수 있었지만, ‘정후’는 알 수가 없었다.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자, 학교 커뮤니티에서 검색을 하고 관련 내용들을 종합한 후에야 추론해낼 수 있었다. 다행히 그 날 약속은 '정후'에서 정시에 이루어질 수 있었고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약속장소를 먼저 정해놓고 그곳이 어디인지 고민했던 그 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온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야 시간이 지나고 생활을 하면서 해결되는 문제이지만 학교에 오래 남아 있고 싶은 마음과 그렇지 못한 상황은 항상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코로나로 인해 안 그래도 모임이 적은 요즘, 어쩌다가 생긴 학과 행사에 참여했으나 다음 날 출근 준비로 인해 일찍 나설 수밖에 없을 때면 아쉬움은 더 커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원 생활을 하다 보니 간혹 선배들 중에도 조언해주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회 경험이 있다는 것으로 인해 말해주는 것에 대하여 너무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사회 경험이 있더라도 대학원 생활에서의 경험만큼은 이제 첫걸음을 뗀 여느 대학원 신입생과 동일하다. ‘사회 경험이 있는’ 신입생이라는 프레임 없이 대학원 생활에 있어서 편하게 조언해주고 도와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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