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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원료의 국산화와 앞으로 나아갈 길 본문
맥주 원료의 국산화와 앞으로 나아갈 길
인류의 역사는 술과 함께 해왔다. 발효를 통해 만들어진 술은 인류 최초의 과학적 산물이자 만국 공통의 마약이라고 표현될 만큼 우리 삶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대표적인 주류 중 하나인 맥주는 곡류의 발아 과정에서 생성되는 효소를 이용하여 전분을 분해한 후 효모의 알코올 발효를 통해 생성되는 술이다. 보리를 발아시킨 맥아와 홉, 물, 효모를 기본원료로 다양한 배합과 발효방식을 통해 무수한 종류의 맥주를 탄생시킨다. 우리나라는 일본을 통해 처음으로 맥주가 들어왔으며, 일제강점기 시절 맥주 소비량이 점차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 맥주 양조장을 설립했다. 양조를 위한 맞춤형 보리와 홉의 재배 역시 시작되었으나 수입개방과 수확량 감소로 인해 1995년을 마지막으로 생산이 중단되었다. 국내 맥주 시장은 전체 주류시장 중 41.2%를 차지하고 있으나 국산 맥주에 사용되는 홉과 양조 미생물 등 원재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최근 국내 발효식품에 사용되는 유용 미생물을 자원화하여 수입 미생물을 대체하고 국산원료를 활용한 주류 공정의 표준화와 품질평가 체계를 확립하고자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본 글에서는 지난 4월 1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주관으로 열린 ‘맥주 원료 국산화를 위한 홉 및 양조효모 세미나’에서 진행된 국산 홉 재배 및 양조효모 연구에 대한 최근 동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 홉 재배의 역사와 홉의 국산화
국립농업과학원 강지은 농업연구사는 ‘국산 홉의 쓴맛과 향기 품질특성’에 대해 발표했다. 홉(Hop, Humulus lupulus)은 장미목 삼과의 식물로 등나무와 같이 줄기를 타고 올라가 꽃을 피우는 특성이 있으며 암꽃과 수꽃으로 개화한다. 맥주 양조에서는 주로 암꽃을 사용하며 맥주의 쓴맛과 향기를 부여한다. 홉을 빼고 맥주 양조를 하는 경우 보리의 단맛만 남아 특유의 쌉쌀한 맛과 향기의 특성이 없어 필수적인 재료이며 이외에도 맥즙의 청징(淸澄)효과, 거품 유지, 산화 방지제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특별한 첨가물이 없어도 맥주의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는 기능을 지닌다. 홉은 전통적으로 맥주 양조를 많이 하는 독일, 체코 등의 유럽 지방에서 다량으로 재배를 해왔으며 현재는 미국(31.8%), 독일(30.3%), 에티오피아(26.6%) 세 국가에서 전 세계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736년 독일 할레타워에서 재배를 시작했으며 이후 1516년 맥주순수령(맥주의 원료를 보리와 홉, 물만으로 제한한 법령) 이후 맥주의 원료로 널리 퍼지었다. 최근 수제맥주(craftbeer)의 확산에 따라 세계 홉 생산량이 증가했으나 기우, 병충해 등의 원인으로 수요 대비 공급이 충분하지 못해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미국은 자국 수출량 보존을 위해 통관 제한 품목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부터 홉을 재배하기 시작했으며 1934년 함경남도 개마고원 부근인 혜산 지역에서 처음으로 재배를 시작했다. 함경남도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홉은 국내 맥주 양조장에서 사용하고도 재고가 남아 일부는 일본에 공급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이후 남한에서는 황폐해진 농지의 재정비를 거쳐 1956년 전라남도 장성에서 홉 재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홉 재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고 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입지조건으로 인해 실패로 끝났으나 1960년 강원도 일대로 자리를 옮긴 후 생산에 성공하며 정착하기 시작했다. 이후 1960~70년대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 동양맥주(현 OB맥주) 등의 맥주 제조기업이 생기며 맥주보리, 홉 등의 원료 국산화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1989년 체결된 FTA 이후로 품질의 차별화와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인해 점점 수입산으로 대체되기 시작했으며 1995년을 마지막으로 홉 생산이 중단되었다. 이후 2002년 소규모 맥주 제조 면허가 승인되며 국산원료로 맥주 생산까지 이어지는 시도가 다양하게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에 한국의 기후와 기호도에 맞춘 우수한 품질의 홉을 재배하려는 농가가 증가했다. 홉은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의 1차 대사산물과 폴리페놀, 방향유, 연수지 등 2차 대사산물로 구성이 되는데 이 2차 대사산물의 특성에 따라 맥주 맛에 변화가 나타난다. 특히 방향유는 홉 전체 중 1% 미만으로 소량 존재하지만, 맥주의 향기를 부여하는 특성이 있으며 연수지 성분의 알파산(휴물론)은 맥주의 쌉쌀한 맛을 부여하고 베타산(루풀론)은 맥주의 항균 활성 역할을 해 오염균으로부터 막아주는 산화 방지제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0.5~1%가량 함유된 미량 성분인 잔토휴몰(xanthohumol)에서 항암, 골다공증·동맥경화 예방 등 기능이 발견되어 의약품의 신소재로도 연구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홉은 캐스케이드(cascade), 센테니얼(centennial), 사츠(saaz) 등 3가지 품종이 대표적이다. 첫 번째로 캐스케이드는 미국 수제맥주의 대표적인 홉으로 자몽 또는 시트러스의 향기를 내는 특성이 있다. 알파산 중 코휴물론(cohumulone)은 맥주의 쌉쌀한 맛을 직접 부여하는 성분인데 특히 국내에서 재배되는 캐스케이드는 코휴물론 대비 알파산의 함량이 32%로 수입품(32~37%)과 비교 시 다소 비슷하거나 높은 함량을 갖고 있다. 또한, 베타산과 알파산을 비교했을 때 알파산의 비율이 더 높은 경우 맥주의 쓴맛을 부여하는 비터홉(bitter hop)으로 더 적합하다고 판정되는데 캐스케이드의 경우는 비터홉에 더 알맞은 특성을 보인다. 두 번째로 센테니얼은 케스케이드를 개량한 품종으로 조금 더 강렬한 향의 특성이 고 있어 과일, 꽃과 같은 풍미보단 나무, 향신료와 같은 자극적인 풍미를 보인다. 국내 생산 센테니얼 역시 수입산과 비교 시 코휴물론 대비 알파산 함량이 24%로 수입산(24~28%)과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사츠는 체코의 대표적인 품종으로 맥주의 쓴맛보다는 향기를 부여하기 위해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국내산 홉을 지역별로 채취해 향기 성분을 비교한 결과 사츠는 지역별로 비슷한 경향을 보였으나 캐스케이드와 센테니얼은 지역별로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다. 어떠한 원인으로 향미 성분에 차이가 나는지, 이러한 홉으로 맥주를 제조했을 시 실제 맛에서 나타나는 차이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에 국내에서 재배 중인 홉의 품질 안정화 개선을 통해 한국 맥주의 다양화 및 프리미엄 국산 맥주의 개발이 향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산 양조효모의 발굴을 위한 노력
국립농업과학원 강희윤 발효가공연구실장은 ‘국산 양조효모의 산업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대해 발표했다. 효모는 제빵, 양조,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미생물로 빵, 술, 된장, 간장, 김치 젓갈 등의 발효식품이 맛을 내는 데 고유한 역할을 하는 세균이다. 진핵세포로 지름 3~8µm 가량의 구형, 타원형의 형태를 보이고 출아법으로 번식하며 통성혐기성(facultative anaerobe) 세균으로 발효계 대사과정을 통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통성혐기성 세균은 산소 호흡을 주로 하지만 무산소 환경에서도 증식할 수 있는 미생물을 뜻한다. 효모가 알코올 발효를 할 때는 혐기 조건으로 공기가 필요하지 않으나 개체를 증식하거나 기본적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 때는 호흡계 대사를 통해 산소를 사용한다. 1857년 루이 파스퇴르가 효모의 작용에 의해 술이 된다는 것을 처음 발견한 이후 양조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며 특히 주류에서는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시아(Saccharomyces cerevisiae) 효모가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이 효모는 그 이름에서부터 기능적인 특징을 보이는데, ‘Saccharo’는 설탕, ‘myces’는 곰팡이균, ‘cerevisiae’는 양조자를 의미해 말 그대로 알코올 생성의 주 기능을 지니고 있어 맥주를 발효하는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국내 양조 미생물 산업의 문제로 생산하는 주종에 적합한 효모사용이 어렵다는 점이다. 양조용 효모를 발굴하기 위한 첫 시작으로 각 양조장에서 전통주 제조에 사용하는 효모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수입 효모를 사용하고 있었다. 효모 대다수는 와인 제조를 위한 수입 양조효모, 출처가 불분명한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시아, 제빵용 효모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현재 국내에서 양조를 위해 선발 분리된 국산 효모는 개발 중이다. 제빵용 효모는 양조에 사용할 수 있지만 모든 양조에 최적화된 효모가 아니어서 품질 증진에 어려움이 있고 전통주 외의 다른 주종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를 통해 국내 양조 산업 육성 및 전통주의 자국화를 위해선 각 주종에 맞는 효모의 발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해외 양조효모 시장은 다양한 효모의 특징을 세부적으로 구분해 소비자가 그 정도를 한눈에 보고 특정 양조에 필요한 효모를 구입할 수 있도록 잘 정리되어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수입을 통해 구매하는 경우 액상 효모는 균의 사멸 기간을 고려해 대부분 항공으로 수입되고 보관 기간이 짧으며 관세 등의 이유로 10~15배 정도 가격이 증가해 많은 부담이 따른다. 이에 대부분 건조효모를 수입해 사용하지만 액상 효모에 비해 복원율이 많이 떨어져 대량으로 구매할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다. 국내 효모 시장은 연간 단위로 240억 원 규모로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효모 수입량은 약 8,683t에 이르며 제빵효모의 수입량이 가장 많고 양조용 효모수입량은 162t으로 주류의 다양화의 수요에 맞춰 매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1992년 브라질 리우 지구정상회담의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과 2014년 ‘나고야 의정서’ 이후 생물자원을 이용한 나라는 그 자원을 제공한 나라에게 공정하고 공평하게 이익을 분배하게 되면서 효모 수입에 따른 수입 금액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산 효모 개발이 활성화되지 못할 경우 단순 수출입문제를 넘어 자원 외교, 국가 경쟁력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일반 주류 제조장에서 효모를 손수 발굴하기가 쉽지 않은 점 역시 문제다. 현재 국내 양조효모 제조사는 총 8곳으로 대부분 제빵용 효모를 생산하고 맥주에 특화된 효모를 생산하는 곳은 많지 않다. 맥주효모를 생산해도 대부분 양조회사에서 자체적인 사용을 위해 직접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기에 소규모 양조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효모를 구입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내에서 양조 효모를 직접 제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맥주 발효를 위한 효모 선발 시 고려사항으로는 맥아당의 분해능력, 알코올 생성 기간, 응집력 등이 있다. 첫 번째로 맥아당의 분해능력이다. 맥주의 기본 재료로 맥아를 가공해 만드는 맥즙은 맥아당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를 분해할 수 있는 기능이 필수적이다. 즉 맥아당을 분해해 알코올 발효가 가능한지에 따라 적합성을 가릴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알코올 생성 기간이다. 제빵용 효모와 양조용 효모의 가장 다른 부분으로 그 기능적인 차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제빵용 효모는 빠른시간 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반죽을 부풀리는 기능을 해야 하기에 초기에 많은 물질을 생성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양조는 급격히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고 사라지는 게 아닌 지속해서 물질을 생성시킬 수 있는 효모가 필요하다. 따라서 장시간 주류 발효에 제빵용 효모는 적합하지 않아 두 효모를 구분해서 사용해야 하며 이를 통해 술의 맛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 고려사항은 응집 현상(Flocculation)이다. 이 응집성에 따라 맥주효모로서 메리트를 구분할 수 있다. 효모는 에너지원인 당이 줄어들면 자기들끼리 서로 달라붙는 특성이 있다. 당이 사라지면 응집 현상을 나타내는 단백질이 생성되고 세포벽에 있는 만노오즈(mannose) 사슬로 서로 연결된 후 응집되어 밑으로 가라앉는다. 일본식 된장국을 먹기 전 맑은 국물 아래 고형분이 가라앉아 있는 형태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효모가 사멸하지 않고 지속해서 유지되면서 꾸준한 발효가 진행된다. 따라서 응집 현상 여부에 따라 맥주 발효에 적합한 효모인지 판정할 수 있다. 전통주의 경우 응집 현상을 보이는 효모가 꼭 필요하지는 않아 제빵용 효모로도 술을 제조하는 데 큰 문제가 없지만 우수한 품질의 맥주 생산을 위해선 필요한 조건이다. 경우에 따라선 응집을 통한 침전이 매우 빠르게 일어나는 효모 종류도 있다. 이렇게 빠른 침전이 일어나는 효모는 발효 정도와 기간에 따라 많은 양이 침전되기에 맥주 양조의 여러 단계 중 여과(filtration)에서 경제성을 보이고 하부에 침전한 효모를 회수해 다른 발효에서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어 이용가치가 상당히 높다.
정리 : 김연광 기자 dusrhkd99@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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