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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대체육을 대체할 수는 없을까 본문
어느 순간부터 삼일절이나 경칩이 아닌 개강으로 3월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추운 날씨 속에 ‘3월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황량한 들판에 올라오는 푸른 새싹을 발견하면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이 체감된다. 또 이쯤 시장, 마트, 각종 온라인 마켓의 추천상품으로 올라오는 봄나물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왔다는 사실이 상기된다.
한국만큼 다양한 나물을 식재료로 쓰는 국가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냉이, 달래, 쑥 등 익숙한 나물부터 원추리, 제피, 가죽, 찔레순, 쇠뜨기 등까지 평소에 이름을 접하지 못했을 뿐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이전에는 시장에서 할머니들이 야산에서 직접 뜯어와 한 바구니씩 담아 파는 다양한 나물을 볼 수 있는 재미가 흔했지만, 도시화를 거쳐 마트가 등장하고 산업화를 통해 재배가 쉬운 나물들이 매대를 채우면서 이러한 흔적은 점점 자리를 감추기 시작했다.지속가능성과 관련된 프로젝트 여러 번 진행하면서 대체육, 비건 등에 대해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 중 대체육의 최신 발전 수준에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다. 처음 대체육을 접했을 땐 채소로 고기와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신선함에 놀라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미리 언급하지 않으면 전혀 분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이러한 식품을 자주 접할수록 ‘결국 대체육 역시 가공된 채소식품에 불과한데, 왜 채소 그대로를 즐길 수 없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이에 각종 조리책을 한참 찾아본 결과 그 이유는 간단했다. 대부분은 데치고, 볶고, 무치는 등의 조리법 등이 많고 채소 자체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한정적이었다. 뭔가 다른 방법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사찰음식 수업을 수강하게 되었고 1년간 공부하며 수강생들에게 수강 동기를 묻자 생각보다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시작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개인의 신념을 넘어 지속가능성의 관심으로 퍼져나가는 비거니즘의 유행은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 서구화된 비거니즘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종종 들곤 한다. 한 식품명인께선 “시장의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시면 음식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나물에서 비롯한 다양한 한국형 채식 정보는 여전히 구전으로 이어질 뿐 체계화된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보인다. 유행하는 비거니즘은 해외에서 시작되었지만, 우리가 지닌 기존의 장점을 챙기지 못하는 진보는 후퇴와 다를 게 없다. 대체가 아닌 채소 자체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비건 제품들을 어서 만나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김연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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