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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어느 직장인의 대학원 생활기 본문
어느 직장인의 대학원 생활기
마치 자기소개서의 첫 줄 같기도 해서 퍽 상투적일 수도 있지만, 나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 신앙을 가지고 성당에서 오랫동안 봉사하셨던 자상한 부모님께서는 자신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타인을 도우면서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아들들로 자라길 바란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그리고 이러한 가정환경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나는 유년시절부터 타인을 돕는 일에 보람을 많이 느꼈다. 예를 들면, 고양시 내유동에 있는 ‘해냄공동체’에 수시로 가서 장애인들과 함께 잠시나마 일상을 함께 보내며 같이 어울리고 정서적 유대감을 쌓으며 그들의 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했다.
그래서일까. 나는 오래전 학창시절부터 사회복지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사회복지는 인간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분야이다. 각종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의 반열에 들었다고 하지만, 복지제도는 모든 곳을 비추지는 못하며, 결국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손길이 가서 닿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현실 앞에서 관심과 생업은 구분할 필요가 있었고 결과적으로 관심분야를 직업으로 선택하지는 않았다. 대학 시절 여러 진로를 고민해보았지만, 공직에 몸담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했었고, 이에 더하여 직업의 안정성을 고려한 결과, 인생에서 몇몇 과정을 지나 나는 지금 군무원으로 살고 있다. 군무원이 직업이 된 만큼 현재는 군 행정의 일익을 담당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안보에 보탬이 되겠다는 ‘직업적’ 목표가 앞선다.
그리고 현재 공직에 있으면서 느끼는, 나의 목표이기도 했던 ‘직업의 안정성’은 직업이 되지는 못했던 나의 오래된 관심사에 관하여 또 다른 길을 열어주었다. 우선 자리를 잡고 나니 평소에 계속 관심이 있었던 사회복지 분야에 대해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고, 이미 직장을 다니고 있으므로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모색해야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찾기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인공제회와 연계하여 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인으로 살아가게 된 내가 다시 학교로 돌아올 줄은 몰랐는데, 그렇게 나는 얼떨결에 대학원생이 되었다. 지금은 모 대학의 대학원 사회복지학과의 교과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이 과정은 군무원으로 일하면서도 여러 교수님들로부터 다양한 사회복지 이론과 실천에 대한 경험이 깊이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은 감사하지만, 그 과정을 지나온다는 것이 내게 쉽지는 않았다. 직장인으로서 대학원 과정을 병행하는 것은 업무 외에 추가적으로 학업을 수행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전업 학생이었을 때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이미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 된 이상, 당연히 업무가 우선이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관심을가지는 분야에 깊이 몰두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을 요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직장에서 급한 일이 있을 때에는, 평소에 관심 있는 분야이고 내가 자청해서 대학원 과정에 지원했음에도 공부에 집중할 수 없기도 했다. 그리고 이는 또 다른 고민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그다지 유복한 것도 아니면서 학비를 들여 대학원생으로서의 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도 되묻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벌써 3학기째에 다다랐으므로 그냥 그만두고 되돌아가기엔 멀리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제는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생 생활을 하면서 사회복지 분야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고민하고 실제로 돕는 일이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인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이제는 종종 ‘실습’을 나간다. 데이케어센터에서 몸이 불편하시거나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어르신들을 위해 재활 활동, 심리 치료 등의 활동을 한다. 주말을 사실상 반납하고 봉사하고 있음에도 전혀 힘들지 않다. 내 자신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될 수 있다는 것은 참 보람찬 일이라는 점을 거듭 느끼고 있다.
대다수의 대학원생들과 달리 나는 전문적인 학자가 되는것을 목표하지는 않지만, 우선 힘을 내서 남은 교과과정을 충실히 마치고 싶다. 앞으로도 이번처럼 기회가 온다면 사회복지 분야에 관한 전문지식을 쌓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지금도, 군무원으로서 대한민국 안보에 기여하는 한편, 사회에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위해 사회복지의 한 부분이나마 담당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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