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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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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면/원우칼럼

다사다난한 코로나 시대의 수업 수난사

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2020. 9. 21. 07:50

장민성 (교육학과 박사과정)

 

 코로나19의 시대를 살아가며 뉴 노멀에 적응해나가는 시간이 벌써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한편 박사과정 첫 학기도 점점 적응하여, 어느덧 자연스럽게 2학기 수강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학기는 대학원 생활이 처음도 아닌데,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아래 매우 낯선 기간이었다. 게다가 대학원 생활이 온라인으로 지속될 경우 새로워진 수업 방식에 적응해야 하는 건지, 휴학해야 하는 건지 같은 고민을 하며 보냈었다. 다사다난한 코로나19 시대 속에서 체득한 대학원 생활의 구체적인 변화는 아래와 같다.

 

 첫째, 수업 방식 부문이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2주 개강 연기 후 시작된 온라인 수업은 주로 블랙보드를 활용한 실시간 온라인 강의나 비실시간 형태의 유튜브로 이루어졌다. 온라인이라는 낯선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교수님께서 오프라인과 같은 양질의 수업이 될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해주셨다.

 

 대부분의 수업은 기존 오프라인 수업처럼 수강생들의 각 관심 주제 논문 발표 및 피드백 과정을 순번에 따라 진행하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20명이 수강하는 수업의 경우에는 개인별 10분 발표, 교수님 피드백 5분 그리고 질의응답 시간으로 진행되었는데, 오프라인 수업과 같은 방식임에도 수업 참여도가 낮아진 인상이었다. 이는 수업 시간 중 강의 인원의 1/N만큼 혹은 그 이하로 발언할 수만 있는 온라인 강의 환경 탓이라 생각한다. 오프라인에서도 시간이 한정된 것은 마찬가지지만 정확하게 시간이 측정되지 않거나, 현장 분위기에 따른 흐름 조절 가능, 수업 구성원 모두가 언제든 참여할 수 있는 토큰을 가진 형태 등 온라인 수업에 비해 수업 참여의 개방성이 높아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앞선 경우와는 반대로 비실시간 온라인 강의 형태에서는 수업 참여 비율이 더 낮아진 것이 아쉽다. 어떤 강의에서는 매주 제출하는 성찰 과제 속에서 피드백을 강의 첫 부분에 모두 실어주셔서 공유할 수 있었지만, 또 다른 강의에서는 교수님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만이 유일한 상호작용이었기 때문이다.

 

 2학기도 온라인 수업이 병행되는 현시점에서 최고보다 최선의 교수법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교수자의 성향, 강의 내용, 수강생 인원, 강의실 구조 등 여러 인과변수 속에서 최적화된 방법은 상황마다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 블랙보드나 여러 설문지 기능을 활용해 개강 전, 강의에 대한 수강생의 의견을 추가로 조사하고 이것을 강의에 반영한다면 온라인 수업의 한계점을 최소화되는 방안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힌다.

 

 둘째, 캠퍼스 생활 부문이다. 5월 중순에 어느 수업은 오프라인으로만 진행하게 됨에 따라, 다소 늦은 첫 등교를 하게 되었다. 학교 포털과 공지사항 안내를 꾸준히 읽었기 때문에 문제없이 강의실로 갈 수 있었는데, 선별진료소에서 신분 확인 및 체온 측정을 거쳐 확인 스티커를 배부받은 후 각 강의실 건물에 출입하는 절차였다. 그동안 학교에 갈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One-Stop센터에서 학생증을 발급받은 이후부터 학교 캠퍼스 내부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

 

 주로 다니는 중앙도서관, 중앙광장 지하 열람실, 학생회관 식당 모두 운영 규모와 시간이 축소되어 학교에 오래 머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앞서 언급한 대부분의 수업이 오프라인으로 실시되지 않기 때문에 캠퍼스 내의 북적거림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내가 느꼈던 1학기의 캠퍼스 생활은 자유롭지만 무언가 비어있는 자유라고 표현하고 싶다. 가장 아쉬운 것은 입학 전부터 가장 가보고 싶었던 SK미래관의 캐럴에서 공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교우들의 많은 요청으로 도서관 열람실 운영 시간이 연장되었다는 것과 선별진료소를 각 건물 지정 출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간소화된 것이다. 다행히 교우들의 철저한 규칙 준수와 학교의 방역 시스템 아래에서 교내의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고, 다소 한산해진 봄날 캠퍼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포털시스템 공지사항에 탑재된 학사팀의 20202학기 학사운영계획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1~2단계에서는 실시간 온오프라인 병행수업을 기본으로 하는 제한적 대면수업으로 운영된다. 수업의 성격상 온라인 수업이 불가능하거나 부적절한 경우 그리고 수강생의 동의를 얻은 수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2학기 개강 전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상승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문제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논의되고 있다. 꼭 확진자가 배로 늘어나는 더블링현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생활 속 거리두기 단계가 계속 유지될지라도, 완전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지라도, 온라인 교육의 고효율화에 대한 중요성은 가속되리라 생각한다. 교수자로서는 더 효과적인 교수법을 통해 지식 전달을, 학습자로서는 온라인 교육에 적합한 지식 체득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대학원생에게 미시적으로는 온라인으로 수강하기 적합한 관심 과목을 찾는 것이고, 거시적으로는 온라인 교육 시대 속의 전공 분야 적용에 대한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강신청 전 어느 학기보다도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졸업 후의 미래 계획까지 더 면밀히 고려하게 만든 것은 코로나19 여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