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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8면 드라마트루그 딱지 벗기기: 심지후, 하은빈 세 사람이 극장에 모였다. 정확히 말하면 세 몸으로 분열한 한 사람이다. 손에 대본을 든 그들은 7년 전 이화여대 본관 점거 시위에서 있었던 일을 연극으로 올리고자 한다. 하지만 누구 하나 선뜻 이야기를 시작하지 못하므로 공연은 다소간 지연된다. 공연자들은 연신 대본을 펼쳤다 덮기를 반복하면서, 순서를 미루거나 서로를 제지하면서 한동안 저들끼리 옥신각신한다. 이윽고 그중 한 사람이 실은 무섭다고 고백한다. 이야기를 안 하면 죽을 것 같은데도 시작하기 두렵다고, “가장 솔직한 순간에 버림받기 싫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가장 솔직한 것은 몹시 날카롭고 위험하기 마련이다. 진짜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불가피하게도 찔리거나 베이는 일, 혹은 찌르거나 베는 일이다...
8면 과학칼럼 과학칼럼니스트 심혜린 이 컵에 꽂힌 빨대는 얼마나 친환경적일까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종이 빨대를 사용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5년 가까이가 흘렀다. 이제는 작은 규모의 카페에서도 종이 빨대를 쉽게 발견할 수 있고, ‘I am not plastic’이라고 적혀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가게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플라스틱 대체 소재를 사용한 빨대가 정말로 친환경적인지를 궁금해한다. 그렇다면 어떤 물건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는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까? 제품이나 공정이 미치는 환경적 영향을 평가하는 것을 전 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라 한다. 전 과정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단순히 제품의 사용 단계, 혹은 생산 공정 ..
오랫동안 대학원 신문 8면에서 미니픽션을 써주셨던 심아진 선생님께서 고려대 인근 카페 지담에서 북 콘서트를 진행합니다! 대학원 신문 독자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무대 위 장애의 몸과 이어지는 질문들: 연극 , 하은빈 연극 과 에서 각각 가장 주의깊게 본 것은 황철호 배우와 하지성 배우다. 그들은 각각 지체장애를 가지고 휠체어를 사용하는, 각 프로덕션의 유일한 장애인 배우였다. 두 걸출한 배우의 활약을 눈여겨 보면서도 줄곧 생각했던 것은 이 두 공연이 각각 장애예술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다. 나는 이 두 작품 모두가 장애예술가들이 비장애예술가들과 협력한 작품일 수는 있어도 장애예술작품이라고 여기지는 않으며 관람했다. 이렇게 말하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장애예술이란 무엇인지를 함께 밝혀야만 하리라. 장애예술의 정의를 둘러싼 복잡한 논의를 아우르지는 못하겠지만, 거칠게 말해보자면 주체와 주제의 측면에서 장애를 주요하게 포함하는 작품을 장..
Now you can see that I was right all along* 심혜린 과학칼럼니스트 매년 시월은 노벨상 수상자 발표의 달이다. 올해 역시 시월의 첫 월요일인 2일부터 시작해 하루에 한 분야씩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그중 가장 첫 번째로 발표된, 올해의 노벨 생리·의학상은 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카탈린 카리코 교수와 드류 와이스먼 교수에게 돌아갔다. 카리코 교수는 화이자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하 COVID-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기업인 바이오앤테크의 수석 부사장이기도 하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발표를 통해, mRNA가 우리의 면역 체계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밝힌 이들의 연구가 판데믹 상황 속 전례 없이 빠르게 이루어진 백신 개발에 기여했다고 평했다. 백신은 체내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