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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점성술과 현미경 한 학생이 물었다. “예술을 ‘이해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당황했지만, 부연을 유심히 들어보니 요지는 이런 것이었다. 작품에 대한 진술이 참/거짓이 될 수 있는가? 아니라면 작품은 ‘앎’ 즉 이해의 대상이 아니지 않은가? 그럼 작품을 감상하고 그에 대해 말하는 행위는 도대체 무엇인가? 점성술인가? 그는 기계공학과 학생이었다. 사심 없이, 나는 매우 훌륭한 질문이라 생각했다. 여하간, 이를 ‘점성술 질문’이라 부르도록 하자. 전통적 인식론에 따르면, 지식은 ‘정당화된 참인 믿음(justified true belief)’으로 정의된다. 요컨대 어떤 이가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는 그것에 대한 ‘정당화된 참인 믿음’을 지녀야 한다. 그런데 작품에 대한 진술은 일견 ..
7평짜리 연구실에서 어느 대학원생 대학원에 온 지도 2년이 흘렀다. 대학원에 온 것이 어제 같은데 시간은 지금 연구실에서 내리는 비처럼 주룩주룩 빠르게 흐르고 있다. 여전히 나는 수업을 듣고 책을 읽고 논문을 읽는다. 졸업요건도 채워야 하니 영어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하루하루 책을 붙잡고 매일 비슷비슷한 하루를 살아간다. 이렇게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있는 7평짜리 연구실과 사회가 과연 연결되어있는가에 대한 두려움이 그것이다. 내가 햇볕도 잘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때 학창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은 하나둘씩 취업 준비를 마치고 직장을 얻고 사회 전선으로 뛰어들고 있다. 8년 전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나 지금..

탄핵 반대 시위에 맞서 이루어진 ‘학생·동문·교수·직원 582인 공동 시국선언’ 지난달 6일, 본교 중앙광장에서 ‘학생·동문·교수·직원 총 582인 공동 시국선언’이 이루어졌다. 이번 시국선언은 본교에서 진행된 두 번째 시국선언으로, 1차 시국선언문과는 달리 ‘탄핵반대 시위’에 관한 언급이 포함되었다. 시국선언 현장에서도 탄핵 반대 시위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2월 21일, 본교 정문은 극우세력의 시위로 에워싸졌다. 극우 유튜버를 필두로 한 이들의 시위에는 “빨갱이”를 비롯한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였다. 경찰력을 동원하여 시위 현장을 통제하였지만, 시위를 주도한 유튜버는 정문 담을 넘어와 몸싸움을 벌이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탄핵 반대 시위 현장에는 ‘부정선거’ 피켓을 든 외부..

홍콩 민주당의 해산을 통해 보는 홍콩의 현황과 중화권의 미래 지난 2월 20일, 홍콩 민주당이 자진해산을 결정했다. 홍콩 민주당은 홍콩 반환 이전인 1994년에 만들어져 지난해 창당 30주년을 맞았으며, 현재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야당’이었다. 그간 ‘일국양제’ 아래에서 홍콩은 특별행정구로서, 중국 본토와 다른 헌법을 갖추고 별도의 행정부·법원을 운영하는 등 고도의 자치권을 누려왔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2010년대 들어 중국 정부는 홍콩의 정치에 명시적으로 개입하거나 반중국 인사들을 탄압하기 시작했고, 이에 홍콩 민주화 운동이 격화되지만, 국내에는 2014년의 ‘우산혁명’이나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의 시행과 같은 단편적인 소식만 전해지고 있었다. 홍콩의 민주당은 왜 스스로 해산할 수밖에 없었는..

또 다른 이가 나타나 카메라를 켜고보편적 극단, 김소연 연극평론가 객석 한 가운데 작은 카메라가 희미한 조명을 받으며 무대를 향해 놓여 있다. 카메라 맞은 편 텅빈 무대 위에는 빈 의자가 하나가 놓여 있다. 연극은 이 텅빈 무대에 한 남자가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무대 한편의 모니터에는 임운상이라는 남자의 이름과 현재의 나이, 사건 발생 연도와 당시의 나이, 그리고 인터뷰가 진행되는 장소와 때가 적혀 있는데 날짜를 쓰지 않고 “2002년 월드컵 한국 vs 미국”으로 적혀 있다. (3막으로 전개되는 연극의 1막은 네 명의 인터뷰로 진행되는데 모두 한일월드컵 경기 일정으로 날짜를 대신한다.) 의자에 앉은 남자는 보청기를 끼고 인터뷰를 시작한다. 그의 말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높지도 낮지도 않다. 쏟아내..

타웅 아이와의 만남으로부터 백 년 심혜린 과학칼럼니스트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라면, 당신의 아버지와 어머니 중 어느 쪽이 원숭이요?” 1860년 6월 30일, 새뮤얼 월버포스(Samuel Wilberforce) 주교는 이렇게 외쳤다. 옥스퍼드 대학 자연사박물관에서 진행된 영국과학진흥협회 총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1859년 다윈의 『종의 기원』 출간 이후 진화론은 당대의 가장 첨예한 논쟁거리였다. 이날 있었던 총회에서도 『종의 기원』을 둘러싼 진화론 찬반 토론회가 열렸다. 위 질문은 진화론 반대론자이자 유명한 성공회 주교였던 월버포스가 진화론에 대한 반대 의견을 펼친 후 진화론 옹호자들에게 던진 질문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한 진화론 찬성론자인 토마스 헉슬리(Thomas Huxley)의 대꾸 역시 ..
끝까지 웃으면서 함께 투쟁 이수진 기자 17km를 걸었다. 경상북도 구미에서 여의도 국회까지 총 350km 중 17km다. 이 350km는 고용승계를 외치며 고공에서 400일이 넘도록 투쟁하고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도보 행진이다. 햇볕은 따듯했지만, 바람은 차가워서 걷고 있으면 얼굴이 얼어붙는 날씨였다. 이곳에선 나를 ‘말벌 동지’라고 부른다. 아마 말벌처럼 연대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빠르게 달려온다는 뜻일 것이다. 나에게 스스럼없이 “말벌 동지!”하며 말을 건네는 그들을 보며 괜스레 부끄러워졌다. 이미 17일간 매일매일 1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온 사람들이었고,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연대하기 위해 교통비와 식비로 쓴다는 사람들이었다. 이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