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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살아-남을 수 있다면, 남아-살 수 있다면 김신우 연세대 국문과 박사과정 7%? ……우리는 얼마지? 기억을 한참 더듬어야 했을 정도로 문제의식은 희박했다. (연세대는 수료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용어를 쓰지 않는 것 같지만, 신청학점 없는 초과학기생은 12%였다.) 수백만 원이 아니라 수십만 원만 내도 되니 다행이라 생각했던 기억까지는 회복되지 않았어도 좋았다. “하고자 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남은’ 곳에서 “학업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현실적 어려움’”은 분명 결심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여기에 남아 있는가?”(2면) 흔들리는 시선을 다잡으면서,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의 노력(2면) 그리고 ‘고립적 각자도생 극복’, ‘연구자 주체성’ 등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문학장(場)의 길항과 이광수라는 동인 춘원(春園) 이광수(1892~1950)는 한국 근대문학의 시작을 연 문학자이자 평론가이며, 시대의 경랑 한 가운데 있던 인물이다. 그는 최남선과 더불어 신문학의 기틀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문학이란 何오’라는 질문에 대한 탐구를 지속함으로써 문학의 학문적 정체성을 구성했다. 『무정』(1917), 『재생』(1925), 『흙』(1933) 등 숱한 명작들은 그의 문학적 업적을 방증해주지만, 한편으로 그는 일제 말기 창씨개명, 학병 권유 등의 친일 행각으로 인해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온 작가이기도 했다. 이렇듯 한국 문학사에서 가장 문제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이광수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시사점들을 던져주며, 친일/반일의 이분법을 넘어 그의 삶과 문학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자 하는 ..
전쟁이 강제하는 삶의 방식 -미셸 푸코,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난장, 2015. 백승덕 징병문제연구소 ‘더 나은 헌신’ 연구활동가 호주 국영방송 뉴스에서 가자지구 사태를 다루면서 팔레스타인계 호주인을 인터뷰했다. 그를 인터뷰한 기자들은 “하마스의 공격을 옹호할 수 있습니까?” 같은 질문을 던졌다. 2023년 10월 하마스가 저지른 테러 이후 팔레스타인계 사람들에게 요구된 ‘답정너’ 같은 질문이었다. 그의 대답은 뉴스 앵커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럼 우리 목숨은요?” 부드러운 어조였지만 단호했다. “우리는 호주인이 아닌가요? 아무도 우리를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은 건가요? 서안지구에 사는 14세 소년이 이스라엘 정착민에 의해 불타 죽었습니다. 우리의 현실을 알긴 하나요?” 그는 하마스의 공격이 있..
무엇이 인생을 이끄는가 -최민우 「단순한 문제」, 『창작과비평』, 2024년 봄호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어딘가 수상쩍은 자기계발서의 제목 같지만, 살면서 뭔가 인생이 잘못되었다고 느꼈을 때 누구나 한 번씩은 꺼내볼 법한 질문이다. 멋쩍게도 제목 바로 아래 첨언된 ‘단순한 문제’라는 제목이 꼭 그것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처럼 읽힌다. 우리의 인생을 이끄는 것은 아주 복잡한 어떤 것이거나 꼬일대로 꼬여버린 우연과 필연의 실타래가 아니라, 아주 단순한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것 말이다. 또는 우연과 필연의 사건들로 삶의 복잡성을 설명하려는 시도 자체가 이미 인간이 많은 것을 우연적 요소에 기대고 있으며 필연적인 방식으로는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니, 공허한 결론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삶을 좌지우..
이슬람에 대한 ‘오만과 편견’을 넘기 위한 안내서 박현도, 『이슬람교를 위한 변명: 무함마드에 대한 우리의 오만과 편견에 관하여』, 불광출판사, 2024. Q : 이슬람교를 위한 변명은 ‘비무슬림의 이슬람 설명서’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는 소수인 무슬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책을 썼다고 밝히셨습니다. 그만큼 본서는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의 시대와 그 이후의 역사는 물론 이슬람교의 문화 전반에 대해서 『꾸란』의 구절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슬람학 전공자로서 오랜 기간 학계에서 활동하셨는데요, 이번에 일반도서의 형태로 출판하게 된 계기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주요 메시지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 이번에 나온 제 책은 ‘종교문해..
소통의 이면과 진정성 어느 시간강사 오랫동안 학업을 같이 해온 동료와 대학 강단에 서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 친구가 말해준 것 중 특별히 인상 깊었던 것은 수업 시간 학생들의 태도와 집중력에 관한 내용이었다. 사이버 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나에게 학생들의 실질적 수업 태도는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 요소이다. 그동안 전혀 고민의 대상조차 될 수 없던 사항이라서 그랬는지 왠지 모르게 더 관심이 갔던 듯하다. 그는 나처럼 처음으로 강단에 선다는 설렘과 걱정을 동시에 안고 있는 초임 강사이다. 수도권을 멀리 벗어나야만 하는 통근을 감수하면서까지 야심차게 시작된 첫 강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나 그렇듯 모든 일이 생각만큼 이상적일 수는 없지 않은가. 열심히 준비한 강의도 누군가는..
군 사망사고 유가족의 상실 경험과 애도 과정에 관한 질적 연구 심리학부 임상 및 상담심리 전공 김신향 논문 목차 I. 서론 II. 이론적 배경 1. 상실과 애도 1) 애도 이론 2) 복합비애 3) 사별 경험에 따른 애도 반응의 차이 2. 군 사망사고 유가족의 애도 1) 군 유가족의 상실 경험의 특징 2) 군 사망사고 유가족에 대한 선행 연구 3. 외상 후 성장 1) 외상 후 성장의 개념 2) 사별 이후의 외상 후 성장 모델 III. 연구목적 및 연구문제 1. 연구목적 2. 연구문제 IV. 연구방법 1. 연구대상 2. 연구도구 3. 연구절차 4. 자료분석 5. 연구의 타당도와 신뢰도 V. 연구결과 1. 군 유가족의 상실 경험과 애도 과정에 대한 개념 및 범주 2. 군 유가족의 상실 경험과 애도 과정에 대한..
의-정 갈등의 본질은 정치의 실종이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 전공의, 김혜경 나는 수도권의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본과생이다. 개인적으로는 의사 집단행동에 반대하지만 동료들의 조리돌림이 무서워 조용히 집단행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번 의-정 갈등은 2020년의 의사 집단행동과 다른 점이 있다. 의과대학/의전원협회(의대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대표 단체들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아닌, ‘개인적 사직’과 ‘개인적 휴학’을 내걸고 집단행동을 하고 있으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주장을 알리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이 상황이 매우 특이하고, 병적인 상태라고 본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정부 및 시민들과의 최소한의 소통 및 설득의 노력조차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포퓰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