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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틈새정당이론으로 본 정권심판론의 총선과 군소정당의 향방 사회과학 연구집단 ‘사과나무’ 연구위원 강태경 22대 총선의 정치적 의제는 정권심판이었다. 이것을 군소정당의 부진과 연관 지을 수 있을까? 지난 2년간 국내외 정세는 격변했지만 정치가 다루는 쟁점은 오히려 조야해졌다. 행정부의이념에 대한 얄팍한 집착과 정책적 허점은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었고, 야당 당수에 대한 강한 사법적 공격과 대조적인 행정부 관계자에 대한 관대함이 교차하는 모순 속에서 방황하는 2년이 흘러갔다. 이런 상황이 군소정당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었을 수도 있는데, 왜 이번에도 역시 양당구도가 강화된 것일까? 양당제 하의 군소정당은 근본적으로 양당의 의제선정에 대응해서 틈새를 노려야 하는 입장에 있다. 틈새정당이론에 따르면 거대 양당 ..
기획의 변 - 지난 4월 10일, 이른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른 두 번째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가 실시되었지만, 이번 선거의 결과는 본래 선거 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거대 양당(兩黨)의 강화와 군소정당의 입지 축소로 나타났다. 이에 본지는 현행 총선제도를 정치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이번 총선 결과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한국의 정당과 선거를 연구해온 덕성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진만 교수를 만나는 한편, ‘틈새정당이론’을 통해 군소정당의 활로 모색 방안을 제시한 사회과학 연구집단 ‘사과나무’의 연구위원 강태경의 글을 함께 담았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이후 나타난‘선거용 비례위성정당’의 반복된 설립과 군소정당의 소외 문제 2024년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의-정 갈등의 본질은 정치의 실종이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 전공의, 김혜경 나는 수도권의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본과생이다. 개인적으로는 의사 집단행동에 반대하지만 동료들의 조리돌림이 무서워 조용히 집단행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번 의-정 갈등은 2020년의 의사 집단행동과 다른 점이 있다. 의과대학/의전원협회(의대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대표 단체들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아닌, ‘개인적 사직’과 ‘개인적 휴학’을 내걸고 집단행동을 하고 있으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주장을 알리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이 상황이 매우 특이하고, 병적인 상태라고 본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정부 및 시민들과의 최소한의 소통 및 설득의 노력조차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포퓰리스트..
기획의 변 - 지난 2월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등을 포함한 의료 체제 개편 계획을 공표하자, 전공의 및 현직 대학병원 의사의 파업과 의대생의 집단 휴학 등이 지속되는 등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의료패키지 정책과 현재 의료계의 집단 파업을 둘러싼 입장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를 만났고, 의료계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는 현직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소속 본과생의 기고문을 한데 묶었다. ▲ 의료 개혁, 파국으로 치닫는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을 치료하려면 지난 2월 정부는 의료인력 확충과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안전망 확보와 공정 보상 4대 개혁 등을 골자로 하는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를 추진하겠다는..
대만인의 2024 대선에 대한 하나의 소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수료 허경아 ‘선거의 해’인 2024년에 세계에서 첫 대선을 치르는 국가인 대만에서는 2024년 1월 13일에 총통 및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그 결과,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民主進步黨,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65) 후보가 558만6019표(득표율 40.05%)로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中國國民黨,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63)의 467만1021표(득표율 33.5%)과 제2야당 대만민중당(台灣民眾黨, 민중당) 커원저(柯文哲·65) 후보의 337만4921표(득표율 26.3%)를 압도해 최종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 대만의 대선은 이전에 민진당의 전 총통인 차이잉원(蔡英文)의 8년에 이어 4년을 더해 3번째 집권에 ..
‘反中’과 ‘反美’의 이분법을 넘어서 : 2024년 대만의 선택과 그 의미 기획의 변 - 2024년은 전 세계에서 각종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선거의 해’라고 불리고 있다. 그 시작을 끊은 것이 대만(중화민국)에서 치러진 대선과 총선이었다. 대만 유권자들은 지난 2020년에 이어 다시금 민주진보당(民主進步黨, 이하 민진당)의 총통을 선택했다. 따라서 이번 대만의 선거결과를 이해하기 위해, 대만 정치를 연구해온 본교 정치연구소의 지은주 교수를 만나는 한편, 이번 대만 선거에 참여한 대만 유권자의 생생한 목소리도 담아 한데 묶었다. 지난 1월에 진행된 대만 대선에서는 4년 전에 이어 민진당이 또 한번 승리를 가져갔다. 40%의 득표율을 기록한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는 33% 득표율을 보인 국민당의 허우유..
군형법 추행죄가 상상하는 동성애는 없다 심기용(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는 군인 간의 동성 성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이다. 정확히는 “군인에 대하여 항문성교 등 그 밖의 추행을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입법 취지는 동성애가 비정상적인 추한 성적 행위(추행)이고, 폐쇄적 환경에서 성욕이 활발한 남성 사이에 동성애가 쉽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동성애 때문에 군기와 전투력을 손실시킬 것을 우려해 방지하기 위함이다. 또한, 행정적 징계로는 군대 내 동성애를 막을 수 없으므로, 형사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법은 네 번 위헌심판을 받았고 모두 합헌 판결을 받았다. 세 번째 판결까지의 헌법재판소의 위헌의견은 이렇다. 문구만 봤을 때는 항문성교가 동성 간..
기획의 변 – 지난 10월 헌법재판소는 군형법 92조 6의 합헌 결정을 내렸다. 차별적 인식이 담긴 조문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합헌 판결로 인해 여러 논란이 다시금 대두되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오랜 기간 이어진 문제의 근원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몇 가지 의견을 살펴보고자 했다. 군형법 92조 6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홍성수 법학부 교수의 목소리와 실제 군대 내에서의 동성애자의 생생한 경험이 담긴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심기용 활동가의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헌법재판소의 군형법 92조 6의 합헌 결정을 통해 살펴본 군대 내 동성애 인식 군형법 92조의 6은 “군인 또는 준 군인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2년 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