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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숨겨진 불씨마저 꺼질 수 있기를 영화 〈기생충〉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주인공 가족이 사는 집과 동네가 침수되면서 대피소로 모여드는 순간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여행을 취소해야 하는 작은 ‘불편’을 끼친 폭우는, 아래로 흐르면서 고이고 거세져 누군가의 일상 전체를 뒤집어 놓는 ‘위기’로 다가왔다. 비가 그친 이후에도 두 가족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날씨가 다시 좋아졌다며 신난 동익(이선균 분)과 연교(조여정 분)가 깜짝 파티를 열기 위해 옷을 고르고 음식을 담을 동안, 기택(송강호 분)과 충숙(장혜진 분)네 가족은 대피소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 사이에 끼어 구호 물품과 옷을 힘들게 확보한다. 두 가족의 엇갈린 운명은 예상치 못한 재난이 특히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에게 더욱 심각한..
탄핵 이후의 사회를 꿈꾸기 개강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여행을 다녀왔다. 어릴 적 할머니 손을 잡고 걸었던 추억, 그리고 40여 년 전 시민들의 피로 물들었던 역사가 깃든 그 길 위에는 헌법재판관들의 이름을 외치며 구속을 촉구하는 밴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내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고, 바리케이드를 가운데 두고 탄핵 찬반시위가 어지럽게 대치했다. 광화문에서도 탄핵 찬반시위가 이어져 온 지도 한참인데, 왜 유독 금남로의 모습이 충격으로 다가왔을까. 민주화의 ‘성지’와도 같은 곳에서 벌어진 일이라서? 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목도해서? 그보다는 탄핵 반대를 목놓아 외치는 이들이 보일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진심’을 담은 눈빛과, 이들을 그저 우매한 사람들..
우리는 답을 찾아야 한다. 반드시. 세상이 시끄럽다고 말하기도 입 아픈 요즘이다. 한 국가의 대표가 권력의 무게를 가벼이 여기며 여론을 조작하고 권력을 사유화하는 것도 모자라, 그것을 ‘순진하고 모질지 못한 탓’이라며 감싸는 기만적인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차별과 억압을 ‘자유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라는 가면으로 가려왔던 바다 너머의 먼 나라는, 소수자들을 더욱 억압할 것을 공개적으로 예고하며 이제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흉내 내는 최소한의 양심조차 사라진 듯하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아니, 제대로 가고 있던 적이 있기는 했던가. 세상을 향한 분노가 인간에 대한 환멸과 좌절까지 가기 전에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이런 세상 속에서 나는 왜 인문학의 길을 택했던가. 인간..
12월 3일 밤, 윤석열은 그 어떠한 정치·사회·절차적 요건도 충족하지 못한 채 우리의 헌정질서를 위반하는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며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 행위’를 저지른 이들을 척결하고,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서’였다. 무장한 군·경찰들이 국회의사당 진입을 막는 모습을 보며 초조한 마음으로 거리에서, 학교에서, 또 집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만 했던 우리는 묻고 싶다. 헌정질서를 짓밟고,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며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 세력은 과연 누구인가? 그들은 역사를 잊었다. 무력을 동원해 국정을 마비시키려 한 시도는 비상계엄령과 1980년 광주의 끔찍한 악몽을 직·간접적으로 안고..
‘갈등 문화’를 넘어 ‘평화 문화’에 도달하기 위하여 정치심리학자 다니엘 바탈(Daniel Bar-Tal)은 책 『고착된 갈등: 사회-심리학적 기반과 역학관계(Intractable Conflicts: Socio-Psychological Foundations and Dynamics』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이 ‘고착된’ 경위를 이스라엘 유대 사회 내의 사회-심리학적 내러티브에서 찾는다. 폴란드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이스라엘에 이주한 유대인 학자가 자국의 가자지구 관련 행보를 두고 ‘아파르트헤이트’라며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 책은, ‘왜 이스라엘 지도부가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왜 이스라엘 사회가 폭력을 계속해서 용인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는 중동 지역의 갈..
‘만약’을 위해 누군가를 외면한다면 지난달 말,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부결되었다.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10여 년간의 투쟁이 겨우 결실을 맺게 될까 하는 부푼 기대감은 윤 각하의 거부권에 휘청였고, 다수의 노동자가 아닌 소수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국회의원들 앞에 마침내 무너지고 말았다. 노란봉투법이 제정된다면 헌법상의 기본 권리인기업의 재산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반대 측의 주요 입장이었다. 기업의 재산이 타인의 육체적·정신적 건강과 시간, 인간성마저 갉아먹으며 축적된 것이라면, 과연 생존과 직결되는 파업권과 동등한 선에서 논의될 자격이나 있는 문제일까. 인간다운 환경에서 노동하며 그에 상응하는 임금을 받을 권리, 그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정당하게 요구할 헌법상의 권리..
변하지 않은 것들, 변해야만 하는 것들 요즘 뉴스를 틀어보면 2024년 9월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디선가 본, 또 언젠가 분노했던 소식이 다시금 되풀이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불과 몇 년 전, 우리 사회 전체를 분노와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N번방 사태’는 가해자와 피해자 범위가 더 넓어진 채로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앞에서는 학생도, 교사도, 군인도, 그리고 혼자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조차 사진 한 장만으로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쌓여만 간다. 그렇다면 정치판은 어떨까. 이른바 ‘뉴라이트’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걸고 때아닌 ‘건국절’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고용노동부 장관과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되었다고 한다. 지겹지도, 부끄럽지도 않은가 보다. 하긴, 국가인권..
더 ‘시끄러운’ 퀴어문화축제를 기대하며 작년 이맘때쯤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가 공무원들을 동원하여 퀴어문화축제를 방해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처음 들었던 감정은 분노보다도 혼란이었던 것 같다. 공권력이 적법한 절차 없이 사실상 임의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여 퀴어문화축제를 무산시키려고 했다는 게 과연 21세기 현실에서 말이나 되는 일인가.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대구지방법원이 홍 시장과 대구시가 도로법 등을 과도하게 해석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의 대표로서 홍 시장이 본인의 SNS에 퀴어문화축제를 폄하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속 시원한’ 판결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시사하는 바가 많은 판결인 것은 분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