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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강의의 시차와 본질 어느 시간강사 생애 첫 대학 강의를 사이버 대학에서 맡게 되었다. 예전부터 상상해오던 강단에 선 내 모습과는 꽤나 괴리감이 드는 현실이다. 처음 마주하는 학생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긴장이 될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나의 수업은 커다란 카메라를 바라보며 일방적으로 떠들어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순간적으로 버벅거리지 않기 위해, 5초 이상 침묵이 이어지지 않기 위해, 말의 빠르기를 적당히 유지하기 위해 등등 소위 크고 작은 방송 사고를 만들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생각보다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했다. 모든 주차의 강의용 PPT를 학교에서 제공해준 형식에 맞춰 제작을 해야 했으며 예·복습 코너를 필수로 삽입해야 하는 등 무조건 준수해야만 하는 사항도 많은 편이었다...
내가 만난 학생들 강사로서 겪는 구체적 경험은 다양하고 경험의 성격에 따라 만나는 사람도 달라진다. 공개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쓰는 일이나 채용 결정 이후 계약서를 쓰는 일, 학사일정에 따라 성적을 처리하는 일 등을 할 때는 조교와 마주하게 되고, 강의 앞뒤로 뜨는 시간에 휴게실에 앉아 있다 보면, 동료 강사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역시 강사가 가장 자주 많이 만나게 되는 사람은 학생들이다. 이 글에서는 내가 만난 학생들에 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강사를 대하는 학생들의 태도와 관련해 흉흉한 소문을 꽤나 많이 들었다. 그중에는 젊은 여성 강사를 으레 무시하는 학생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고, 학생들이 강사와 교수를 구분해 강사에게 ‘강사님’이라고 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잔인한(..
“줄까말까식 연구·강의 환경 뿌리채 뒤엎자!!” 어느 시간강사 이번 칼럼 제목은 듀선생님 웹툰 125화 제목에서 가져왔다. 나에게 현재 인문학계 최고의 슈퍼스타는 듀선생님이다. 듀선생님은 최근 오랜 박사 수료 생활을 마치고 박사 학위를 받은 인문학 연구자이다. 2021년 3월 10일부터 현재까지 DBpia 인스타그램에 매주 한 편씩 연구자로서의 일상을 그린 듀선생님의 웹툰, 가 업로드되고 있다. 제목을 빌려온 125화는 지난 8월 16일 업로드된 웹툰으로 비정규직 강사의 강의 환경과 관련된 여러 문제 중 폐강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었다. 그림체나 대사는 대체로 유머러스하지만, 내용은 씁쓸하다. 개강 전, 강의를 3학점밖에 받지 못해 ‘지옥에 빠진 듀선생’은 6학점을 추가로 받게 되어 ‘순식간에 천국행 급행..
함께 쉬는 것의 어려움 어느 시간강사 2학기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는 한가위가 있었다. 이번 연휴는 유독 길었다. 10월 2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9월 28일부터 개천절인 10월 3일까지 연휴가 총 6일이나 되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공휴일’은 ‘국가나 사회에서 정하여 다 함께 쉬는 날’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경험적으로 공휴일에 모두가 ‘다 함께’ 쉬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각종 서비스업 종사자나 의료 종사자, 그리고 명절에도 우리는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으니까 배달업 종사자들도 쉬지 않을 것이다. 강사들은 공휴일에 쉬지만 쉬지 못한다. 휴강에는 보강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학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은 혐오들이 존재한다. 처음 노키즈존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을 때 받았던 충격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제 노중년존, 노실버존, 노중2존, 노20대존까지 등장해 노00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세대 간 혐오가 이렇게 가시적인 현상이 된 시절이 또 있었던가? 혐오는 결국 차별을 초래했고, 이러한 차별은 타인에 대한 이해나 배려보다는 배제와 편견을 부추기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양극화와 극단적 개인주의에 대한 문제다. 나와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분법적인 사고도 혐오의 시대를 이끈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과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 나의 성적지향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 나와 경제적 수준이 다른 사람 등 나와 다름에 대한 이해를 배척한다. 최근 유행하..
얼마 전 다음 학기 강의 개설과 관련하여 지도교수의 연락이 왔다. 지난 학기였다면 당장 감사하다고 어떤 과목이라도 맡겠다고 했겠지만, 이번에는 쉽게 대답하기 어려웠다. 물론 내가 강의를 맡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해서 당장 그 과목이 개설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강의를 하면서 얻은 것만큼 잃은 것도 많았기 때문에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박사학위를 받고 이제 겨우 경력을 시작한 초짜 강사다. 몇 개의 강의를 하며 훌륭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기쁨과 보람을 느꼈고 수업 준비를 하면서 내 전공 분야에 대해 진정으로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는 점에서 스스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경제적인 부분 역시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아무리 얼마 되지 않는 강사 월급일지라도 그 월급 없이 일상을 버티는..
올해 처음으로 지방대학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길에 버리는 시간이 너무 긴데 괜찮겠냐는 걱정도 많이 들었지만 두 가지 이유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는 사립대의 강사료가 너무 적어 먹고 살 걱정이 시급했고, 둘째는 자대에서만 강의를 하다 보니 학교 밖 상황은 너무 몰랐었다는 점이다. 출강하게 된 지방대는 국립대다 보니 교통비를 제외하고도 강사료가 서울의 사립대보다 많아 첫 번째 걱정을 덜었고 무엇보다도 지방대 출강을 통해 현실을 더 직시하게 된 점이 가장 큰 소득이 아닌가 싶다. 지방대 출강을 하면서 무엇보다 놀란 점은 학과 정원이다. 학과 정원이 20명 남짓이라 전 학년을 합쳐도 100명 문턱에도 못 미친다. 휴학생들을 제외하고 나면 70명대의 학생 수가 남는다. 그렇다 보니 4년제 대학에서..
‘수료 확정 안내드립니다’ 문자를 받은 지 며칠도 되지 않은 날이었다. 수료생이 되면 하루를 어떻게 꾸려야 할지, 풀려났다는 홀가분함보다는 방목되었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던 때였다. 지도 교수님으로부터 다음 학기에 경기도 모 대학에 전공 강의를 나가라는 전화가 왔다. 전공 강의라니, 그것은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못한 옵션이었다. 눈앞이 하얘지고 식은땀이 났다. 내 번호가 '모 대학'에 넘어가고, 형식적인 면접을 보고, 정신 차릴 틈도 없이 나는 '강사'가 되어 있었다. 뒤늦게 상황을 알아보니 수료 3일 차인 나에게 연락이 온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모 대학 교수님이 연구년을 가셨고, 자리를 채우기로 한 선배는 다른 대학에 임용이 되었다. 내 분야는 전공자가 너무 적고, 선배들은 다 강의를 하고 있고.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