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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

벗는 남자: 극단 에게, 하은빈 드라마투르그 지난 4월 말에는 한 이십대 남자가 화제였다. 미술관 벽에 붙여둔 값비싼 바나나를 먹었다는 남자. 그 일이 생각만큼 화제가 되지 않자 출신 대학과 학과를 들먹이며 '지인을 통해' 언론사에 자신의 퍼포먼스를 알렸다는 남자. 그의 행위가 얼마나 대단한 예술적 의미를 가지는지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다만 카메라를 의식하는 시선과 상황을 즐기려는 듯한 어색한 웃음, 바짝 매인 채 존재감을 과시하는 명품 브랜드의 넥타이, 그가 연출하고자 한 바와 그가 실제로 노출한 바 사이의 틈에서 덜렁이는 자의식을 보는 일은 피로하고 떨떠름했다. 그즈음 신림중앙시장에서 올라간 공연 (이하 )은 내게 '바나나남'을 연상시켰다. 바나나남의 경우야 영상을 꺼버리면 그만이었지만 을 보는 일..

1.5℃, 작고도 큰 임계점 앞에서 심혜린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지구 평균 기온 1.5℃ 상승에 대한 경고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전 세계 195개 국가는 산업화 이전인 19세기 후반 대비 지구 평균 기온이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로 하였다. 해당 협약에서는 온도 상승을 가급적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으며, UN 산하 기구인 세계기상기구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에서는 매년 5월 발표하는 기후 업데이트 보고서 (Global Anuual to Decadal Climate Update)를 통해 향후 5년 내 지구 연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

하은빈 내가 의 몸들을 구멍난(porous) 몸들로 읽은 것은 그다지 새로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팬데믹의 시대를 살며 우리 모두가 얼마쯤 배운 사실이었으니까. 우리가 무수한 구멍으로 이루어진 존재들이라는 사실. 보이는 것과 달리 우리 몸은 그리 분명하고 단단한 경계가 아니라는 사실. 우리는 명확히 경계 지어지거나 들어차 있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빈 공간들이어서, 그 사이로 공기가 들고 나며 불가피하게 접촉하고 뒤섞인다는 사실. “우리가 언제나 외부 세계를 우리 몸속에 끌어들이고 있음을 — 역으로 몸 속에서 생성된 것을 언제나 외부로 배출하고 있음을 — 잊을 수 없게 만드”는 그 구멍들이, 우리의 몸을 취약하고 의존적인 존재로 조건짓는다는 사실. 에 출연하는 서른 아홉 개의 몸을 하나로 꿰는 것은 ..

우리는 다양한 언어적, 비언어적 반응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나타내고 외부와 의사소통한다.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 역시 마찬가지다. 강아지가 즐거울 때 꼬리를 흔든다거나 불안하거나 화가 났을 때 털을 세우는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동물 간 의사소통에 관한 연구 역시 다수 이루어지고 있으며, 고유의 음성 패턴이나 행동 방식을 통해 상호 의사를 전달하는 생물종이 존재한다는 사례가 계속해서 추가되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자극에 대한 동물의 신체적, 행동적 반응 역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그렇다면 식물의 경우에는 어떨까? 생물, 혹은 살아있다는 것의 정의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지만, 일반적으로 항상성, 물질대사, 반응, 적응 등이 생물의 특징으로 꼽힌다. 식물 역시 생명체이므로, 외부 자..
헤어짐을 상연하는 애인들에게: 극단 애인, 드라마투르그 하은빈 극단 ‘애인’의 공연을 처음 본 것은 십 년 전의 일이다. 이들이 올린 가 어떤 사건처럼 나를 압도했다. 이후로 멀리서나마 종종 보았다. 2019년에는 두산아트센터에서 올라간 에 대해 아쉬운 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장애예술’에 나름 깐깐하게 굴고 싶었던 모양이다. 본전도 못 찾았다. 이듬해 이들의 를 보고는 비평이랄 것을 처음 시작했다. 머리를 쥐어뜯고 벽에 머리를 박으며 썼다. 지면이 생기고 고료가 나와서가 아니라 좋은 걸 좋다고 잘 말하고 싶었다. 지금도 같은 마음으로 쓰고 있다. (이하 )으로 곧장 질러오지 않고 애인과의 기억을 돌아본 것은 애인에게 질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애인의 연습실에서 공연 을 올리며, 김..

두근대는 심장이 말하는 것 심혜린 긴장했을 때나 불안할 때, 혹은 무서울 때 터질 듯 심장이 뛰었던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실제로 불안 상태에서 뇌가 심장 박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져 있다. 그렇다면, 반대의 방향은 어떨까? 빨라지는 심장 박동이 감정이나 기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신체 변화가 감정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한 세기 동안 논쟁이 지속되어왔다. 초기 심리학 이론 중 하나인 제임스-랭 이론(James-Lange theory)에서 감정이 신체의 물리적 변화에 의한 결과라고 주장한 것이 시작이다. 1880년대에 등장한 이 이론에 의하면 외부 자극으로 발생한 신체적 변화를 해석해 감정적 변화가 일어난다. 그러나 1920년대에 ..